막판 뒤집기 나선 2군 주자들

김혁규·강금실 등 대권후보 ‘급물살’
열린우리, 정·김 킹메이커 역할 제기
영·호남 아울러야 한나라당 깬다
한나라, 분열조짐···‘창’ 직접 나선다


여권의 대선후보군이 안개속에 휩싸인 채 여의도에선 김혁규 전 열린우리당 최고위원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이름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각종 여론조사에선 차기 대통령 후보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는 여론 조사일 뿐, 그 이상의 이하의 의미도 없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도, 노무현 대통령도 열세로 드러난 여론조사를 극복하고 막판 대역전극을 보이지 않았는가. 즉, 여당의 후보군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고 잠재적으로 몇몇의 후보들이 슬슬 행보를 시작하면서 그 판도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도 있다.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다크호스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 조용히 물밑작업을 하고 있는 다크호스들을 슬슬 점쳐볼 수는 있지 않을까.

정동영·김근태의 킹메이커 역할론

▲ 정치권 일각에선 전현직 열린우리당 의장인 정동영과 김근태가
유력한 열린우리당 대권후보인 정동영과 김근태. 그러나 이 둘의 지지도가 상승세를 탈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 둘은 ‘열린우리당 창당 실패론’까지 거론하며 ‘반 한나라당’ 대 결집을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 쪼개기’에 앞장선 이들이 힘을 보일지는 미지수. 정치권 일각에선 이들은 ‘킹메이커’역할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결국 이들을 대신할 2군 주자들이 나서야 한다는 것인데, 이 또한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 빅3 주자들이 워낙 막강한데다 단순히 호남을 기반으로 한 주자로는 결과가 뻔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선 정치권에선 정동영, 김근태를 제외한 2군 주자로는 이해찬·천정배·김혁규·강금실·김두관·유시민 등의 내부인사와 박원순·정운찬 등의 ‘외부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이들이 언제 치고 나올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차기 대선이 한나라당 vs 반한나라당의 구도로 갈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될 만한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들 ‘내·외부인사’들도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외부인사 중 영입대상 1위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정치입문을 고사하고 있다.
그는 데일리 서프라이즈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대통령감이 못 된다”며 “오픈 프라이머리 후보로도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여당의 한 의원은 “본인은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지만 정 전 총장과 접촉한 기자들은 ‘출마의사’가 있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며 “일종의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오픈 프라이머리를 한다고 해도 당의 기반과 대중적 지지도가 낮은 현 시점을 볼 때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두관 전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의 경우는 그 닉네임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여권인사는 “유시민과 김두관을 보면 과거의 노무현 대통령을 보고 있는 거 같다. 그러나 현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데, 국민들이 얼마나 지지하겠느냐”며 “노 대통령이 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은 개혁 이미지가 워낙 강하고 전·현직 의장들이 ‘열린우리당 실패론’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창당의 주역인 ‘천·신·정’ 중 하나인 천 전 장관에겐 약점이라는 분석이다. 이해찬 전 총리도 천 장관과 비슷한 스타일로 영남권의 지지를 받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김혁규·강금실 대권열차 올라타고

▲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김혁규 전 경남지사.
여의도에선 두 명의 잠재 후보군 떠오른다는 소문이 솔솔 나오고 있다. 김혁규 전 열린우리당 최고위원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김 전 최고위원은 이미 경남도지사 재임시절 대권 도전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또한 천 전 법무장관이 당 복귀를 하면서 그의 행보에 더욱 탄력을 주고 있다고 한다.
본인도 현재 당내 사정이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흐르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영·호남을 아우르는 대권후보가 나와야 한나라와 맞붙을 수 있다는 전략에서 김 의원의 당위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는 형국. 특히 영남권 출신인 김두관 전 최고위원이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정동영 의장 탈장’을 주장해 정치적 치명타를 입은 것도 한몫하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경남 지역 인사와의 접촉도 부쩍 늘고 있고 주변의 권유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차기 대권출마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내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출마 쪽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
▲ 강금실 전 법무장관도 대권 열차에 올라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범여권 외곽에서는 5·31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강 전 장관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강 전 장관은 여성이란 특수성과 함께 기성 정치권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5·31지방선거 후 정치활동을 재개해 ‘대권’을 향한 행보가 아니냐는 추측이다.
여성인권대사 자격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부자 규제한다고 서민 박수 안치더라”라고 말했다. 즉, 양극화 해소를 외치는 친노 그룹과의 거리를 둬 자신만의 색깔을 내려는 것.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에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으로 그의 대권을 염두해, 세력 확장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한나라당은 ‘창’이 뜨나?

▲ 한나라당에선 이회창 전 총재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여의도를 달구고 있는 2007년도 대선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가장 강력한 후보로 나섰다. 박 전 대표는 당내에 가장 강력한 지지 세력을 바탕으로 경선을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에게 갑작스런 ‘빨간불’ 켜진 것은 지난달 9일.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그 지지율이 바뀌고 있다. 이 전 시장이 뜨고 박 전 대표는 지고 있다는 것.
게다가 최근 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의 경선구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 문제가 됐다. 대중적 인기도가 점차 이 전 시장으로 몰리면서 입김이 세진 것이다. 갈수록 여론 조사의 차이가 늘어 날 수록 이 전 시장 측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감행하자는 주장을 계속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즉, 양강구도의 두 주자가 엇박자를 낼 수도 있다는 것. 박 전 대표는 현재의 경선방식을 고집할 것이 분명하고 이 전 시장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내세울 것이 분병하기 때문이다. 마치 지난 1997년 이인제 후보가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나라당의 표를 둘로 갈라놓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한나라당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이 뻔하다. 그러나 이를 막을 인물이 있으니 바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라는 것. 이 전 총재가 이 둘의 싸움을 막고 자신이 직접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슬슬 움직임을 드러내는 그의 동행은 무게를 더욱 싣고 있다. 결국 한나라당 대권후보 다크호스는 이회창 전 총재가 유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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