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갑작스런 '신도시 개발' 발언 이후 안팎으로부터 비판을 받으면서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추 장관은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한 입장 변화에 이어 무리한 신도시 추가 발표 이후 강도높은 비판에 직면한데다 청와대에서도 추 장관의 갑작스런 신도시 발표에 대해서는 못마땅하게 여기며 상황점검에 나섰다.

    이에 따라 추 장관의 발표로 촉발된 부동산시장의 불안정이 조기에 진화되지 않고 계속 확산된다면 그의 입지는 더욱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4월 건교부 장관에 오른 추 장관은 건설업계와 부동산시장 일각으로부터는 참여정부의 코드에 맞춰 건설.부동산정책을 펼친다는 비판을 종종 받아 왔다.

    최근에는 건설교통부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추 장관의 소신이 바뀐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신도시를 추가개발하겠다는 지난 23일의 '돌발 발언'은 추석 이후 집값 급등에 따라 궁지에 몰리던 추 장관을 더욱 코너로 몰고 있다.

    추 장관의 발언 이후 신도시 해당 지역과 인근 지역은 물론 수도권 전체의 부동산시장이 급속도로 불안해졌으며 해당 지역에는 투기 조짐마저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추 장관을 겨냥한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먼저 경제정의실천연합이 추 장관에게 사퇴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추 장관에게 더 이상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을 맡길 수 없다면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경실련이 추 장관에게 사퇴를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노동당도 연일 추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민노당은 추장관을  '투기세력 X맨', '오버맨' 등으로 부르면서 집값을 안정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장에서의 신뢰 상실과 경실련, 민노당의 사퇴 촉구가 외부로부터의  공격이라면 청와대가 경위 파악에 나선 것은 내부로부터의 압력으로 풀이될 수 있다.

    청와대는 추 장관의 발언배경과 시장 동향, 앞으로 나타날 후유증 등에 대한 점검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청와대가 직접 나섰다는 사실은 추 장관에게 엄청난 압박이 되고 있다.

    추 장관은 재정경제부, 환경부 등 다른 부처와의 협의도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발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조급함으로 서둘러 발표한 신도시 개발 계획이 오히려 추 장관의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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