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강북 지역 특성 고려 대책 내놓아야 비판, 일부 건설사 시장 위축 우려도

▲ 정부의 8·2 부동산대책과 관련 부동산업계는 강남지역 투기세력을 잡겠다고 강북까지 지정한 것엔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책이라는 비판을 이어갔다.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식 규제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정부가 투기세력을 잡겠다고 내놓은 8·2대책이 얼마나 약발이 먹힐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선 강남과 강북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단 정부 대책이 단기간 투기세력 억제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약발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건설사들도 8·2대책에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하반기 분양을 앞둔 곳은 일단 분양 계획대로 일정을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강남 잡겠다고 애꿎은 강북까지 비판 쏟아내
4일 <시사포커스>는 정부가 내놓은 8·2대책과 관련 부동산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시장반응을 물어본 결과 대부분 강남 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투기과열지구 내 투기세력 억제효과는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 외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11개 구에 대해선 시장 반응을 살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특히 강남지역 투기세력을 잡겠다고 강북까지 지정한 것엔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책이라는 비판을 이어갔다.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식 규제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업계 종사자들은 정부가 내놓은 8·2대책에 일단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구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D공인중개사 이경희 이사는 “강남 투기세력을 잡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강북까지 포함된 것을 두고 집을 마련하려는 구매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대출을 받을지 그냥 포기해야 하는지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지역은 재건축 관련 전매제한이 핫 이슈라면 강북지역은 매매에 대한 금융제재 즉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타격이 크다는 분석이다. 강남은 아파트 투자가 주를 이룬 반면 강북지역은 주택임대사업자들이 갭 투자들이 많아 8·2대책 이후 대출 규제로 인한 문의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는 “강남지역과 달리 강북 지역은 월세 소득형 투자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대출 규제 강화로 투자가 끊기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D공인중개사 황경아 대표는 “정부가 유예기간을 두지 않고 바로 8·2대책을 시행하는 것에 업계의 불만이 많다”며 “계약금, 중도금, 잔금 3개월을 잡는데 곧 바로 대출 규제 강화 나서는 것에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

다주택자 중과세, 대출규제 강화에 자금출처 내역 제출까지 강력한 요건이 더해져 주택임대사업 갭 투자자들의 타격이 불가피해 고민이 커 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 8·2대책으로 전세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세가격 급등의 부작용이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 및 부동산업계는 주택가격 하락을 기대하고 전세에 머물 경우, 전세수요가 급증해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하반기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주목되는 가운데 본지는 3개 건설사들과 통화한 결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당초 분양 계획대로 일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각사

◆현대·대우·GS건설 “분양 일정대로 소화”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8·2대책 이전에 분양물량을 쏟아낸 건설사들은 막차를 타기 위한 수요자들이 몰린 상황이다.

하반기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주목되는 가운데 본지는 3개 건설사들과 통화한 결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당초 분양 계획대로 일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따른 분양 일정 계획 변동은 없다”며 “하반기 서울에서 분양하는 곳은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고덕이나 북아현이 남아있어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분양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측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일단 분양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하반기 서울의 경우 분양 일정이 없어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지정에 따른 영향은 없다”며 “지방의 경우 8·2대책에 상관없이 분양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신반포 센트럴 자이의 경우 정부의 대책과 상관없이 분양 예정인 8월25일 일정대로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매제한, 재개발재건축 규제강화, 양도소득세 강화, DTI/LTV 등 금융규제 강화 등 전방위적인 고강도 규제가 적용됨에 따라 6.19 대책보다 직접적이고 규제 강도가 강력한 부분에 대한 심리적인 위축과 함께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 대규모 입주물량이라는 악재가 산재해 있는 시장상황에서 자칫 양극화 심화(풍선효과)와 부동산시장 경착륙에 따른 시장침체로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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