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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빈소서 ‘엄지척’ 여당, 적폐 청산 외칠 자격되나
박강수 칼럼니스트  |  5255s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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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6  19:23:40
   
▲ 박강수 회장
대선 승리 이후 지지율 고공행진에 만취한 여당의 폭주가 그 끝을 모른 채 이어지다가 결국 상식선까지 넘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바로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전임자 못지않게 벌써 여러 막말로 구설에 올랐던 더불어민주당의 손혜원 의원(서울 마포을)과 5선 중진인 송영길 의원(인천 계양을)이 함께 장례식장에서 지난 23일 소위 ‘엄지척’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불거진 논란을 이르는 것이다.
 
무엇보다 참담한 점은 이들이 이런 몰지각한 행태를 보인 자리가 다른 누구도 아니고 일제에 의해 젊은 시절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으셨던 위안부 피해자인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였다는 데에서 국민들의 공분을 한층 더 사고 있다.
 
심지어 두 의원 중 손 의원은 논란이 확산된 뒤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군자 할머니 문상을 함께 가자는 제 페북 제안에 100분 넘게 빈소에 와주셨다”며 “그래도 호상으로 장수를 누리신 할머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기쁘게 보내자는 봉사자들의 뜻도 있었다”고 강변하는 추태를 보여 뭇사람들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만들었다.
 
손 의원이 보기엔 김 할머니가 돌아가신 게 진정 호상으로 보이는가. 안 그래도 전 정권에서 이뤄졌던 위안부 합의를 이행하라며 일본정부가 압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덧 고령을 못 이기시고 한 분 두 분 떠나셔서 김 할머니 별세 이후로 이제 단 37명의 위안부 할머니만 계신 가운데 명색이 여당 의원들이란 인사들이 과연 지각은 있는 건지 함박웃음을 띠고 있으니 대체 어느 나라 의원이란 말인가.
 
   
▲ 고(故) 김군자 할머니 생전 필자가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을 방문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가졌는데 그곳에는 일본인 여성이 사죄를 하기 위해 몇 달 동안 '나눔의 집'에서 봉사를 하고 있었다. 엄지척 두 의원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나는 그 일본 여성이 떠올랐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특히 이번에 돌아가신 김군자 할머니는 필자가 과거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을 위문·봉사차 찾았을 때 직접 뵙고 그 인품에 크게 감동한 적이 있어 이번 ‘엄지척 인증샷’ 소식을 접한 뒤 개인적으로도 두 의원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만큼 격분했다.
 
이른바 입법기관의 일원으로서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조차 그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인증샷’이나 찍어 올리고 상대가 누구든 자신의 홍보를 위한 대상 정도로 여기는 그런 저급한 수준의 사람들이었다는 데 대해서 우선 개탄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런 이들의 비정상적 행동을 당시 어느 누구 하나 지적하거나 제지하지 않았다는 데에서 돌아가신 할머니께 도리어 필자가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사실 민주당이 기념사진으로 도마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도 아닌데,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김철민 의원이 세월호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어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서 추미애 대표가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그새 교훈을 얻지 못하고 특유의 고질병이 도진 듯 또 다시 두 여당 의원이 금도를 넘는 ‘인증샷’을 찍었고 대선까지 이미 승리했기 때문인지 민주당 지도부조차 추경 본회의 불참에 대해선 서면경고라도 한 반면 두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와 관련해선 일언반구 언급도 하지 않아 최근의 지지율 하락세가 분명 원인이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야당 시절 민심의 소리를 듣겠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그토록 역설하던 이들이 이제는 자신들이 비판했었던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전 정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고, 위안부 합의를 재협상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자들은 대체 어디로 갔는지 아예 김 할머니 빈소에서 엄지척을 해놓고서도 여론의 비판에 궁색한 변명이나 내놓는 ‘적폐 대상’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과연 누구를 심판하고 어떤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것인지 이 시점에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두 의원은 조금이라도 반성할 마음가짐이 되어 있다면 사과문 몇 줄 성의 없이 표명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의원직에서 사퇴하고 생존해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께 찾아가 직접 석고대죄하는 길 외에는 이미 거세게 타오르는 민심의 분노를 잠재울 방도가 없다는 현실부터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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