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최호식 갑질과 도덕적 해이, 무리한 사업 확장 강훈 극단적 선택

▲ 치즈 통행세, 보볼출점 등 갑질 횡포로 구속된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과 성추행 혐의로 대국민 사과에 나선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프랜차이즈 1세대들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과거 프랜차이즈 황금시기에 성공신화를 써내려간 이들이 성공에 도취한 나머지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기업이 휘청거리거나 도덕적 해이가 결합된 ‘갑질 횡포’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 한순간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있다.

피해는 오너가 져야함에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간다. 보다 못한 가맹점주들이 오너 대신 사과를 하는 씁쓸한 지경에 이르기까지 프랜차이즈 오너들은 언론 앞에 나와 고개를 숙이는 사과로 면피하려는 화가 나는 장면만 연출하고 있다.

또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른 과다경쟁을 이기지 못해 자본잠식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하는 모습 등 과거의 화려한 성적표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긴채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있다.

왜 프랜차이즈 1세대들이 이처럼 사회적 지탄의 대상과 갑질 횡포의 대명사가 됐는지, 무엇이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 프랜차이즈 환경을 들여다봤다.

◆성공신화에 도취한 무리한 사업 확장 
24일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마이더스 손으로 불리며 ‘커피왕’으로 불리운 강훈 대표가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스타벅스커피 론칭과 할리스커피 창업 카페베네 성공신화 등 숱한 화제를 뿌리며 커피 창업의 롤모델이 됐지만 무리한 사업확장이 발목을 잡아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됐다.

지난 2010년 자신의 이름을 딴 KH컴퍼니를 세우고 망고를 주제로 한 망고주스를 상품으로 한 망고식스 브랜드를 선보이며 초반 돌풍을 이어가 또 하나의 성공신화를 써내려 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지만 초기 성장세가 꺾이면서 지난해 전국 약 60여곳 매장이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액은 106억원으로 전년보다 45.6% 급감했고 수익성은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내실을 다지면서 사업 확장에 나서야 함에도 내실을 다지는데 소홀한 상태서 지난해 쥬스식스, 커피식스에 이어 올해 커피전문 서브 브랜드 망고식스미니와 디저트 브랜드 디센트 론칭 등 무리한 사업확장이 작금의 사태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 무리한 사업확장이 발목을 잡아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강훈 대표.[사진 / 시사포커스 DB]

◆갑질 오너들 면피용 사과…가맹점주 피해는 모른척 
한편, 프랜차업계를 뜨겁게 달군 사건은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20대 여직원 성추행 추문과 미스터피자 정우현 MP그룹 회장의 ‘갑질 횡포’논란이다.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은 지난달 9일 도의적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면피용 사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회장 사퇴는 불가능하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이다 보니 최 전 회장의 개인회사다. 최 전 회장이 정식으로 회장 자리에 물러나려면 개인사업자를 법인으로 등록해야 함에도 법인으로 등록하지 않고 있다. ‘꼼수’사과라는 지적이다. 이런 면피용 사과에 여론은 싸늘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성추행 추문으로 인해 가맹점주 매출이 급감하자 가맹본부는 고육책으로 치킨값 1000~2000원 인하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점주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당시 업주 관계자는 “한시적 치킨값 인하로는 급감한 매출을 회복하기 어렵다”며 “성추행 추문 이후 한 달 이상 지났음에도 매출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 매출은 최대 40%이상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에 물품을 공급하고 이에 마진으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 탓에 가맹점주에 비해 피해 타격이 크지 않다.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수만 1000개 이상으로 최 회장의 개인적 일탈 행위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로 돌아가 폐업 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25일 구속된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중 외국 브랜드를 누르고 토종 업체가 1위에 오르는 신화를 일궈낸 인물이다. 미스터피자 브랜드를 들여온 뒤 2010년 일본 상표권 자체를 인수해 독보적인 피자업계 브랜드 1위로 올려놨다.

성공의 달콤한 열매를 맛본 것도 잠시 지난해 경비원 폭행으로 물의를 빚어 공식 사과하며 갑질 논란 구설수에 오른 뒤 올해 동생 아내 이름 명의로 된 회사를 중간에 끼워 넣어 가격을 부풀려 이익을 빼돌린 이른바 ‘치즈통행세’와 탈퇴 점주들에 대한 보복 출점, 자서전 강매 등 ‘갑질 횡포’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검찰 조사를 통해 정 전 회장 일가의 횡령 배임 규모만 150억원에 달하고 빚더미에 앉은 아들을 위해 월급을 2100만원에서 9100만 올려주는 등 상식 밖의 일들이 드러나면서 업계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피용 대국민 사과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며 “오너리스크로 인하 피해는 가맹점주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이에 대한 피해보상 마련이 필요하고 그동안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했다면 지금부터라도 갑질 논란이 불거진 오너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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