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 연극언어로 탄생한 '햄릿', '맥베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유럽 최정상의 연출가, 에이문타스 네크로슈스. 이미 두 차례의 전석 매진 내한공연-<햄릿>(2000년 서울연극제),<오델로>(2002년 LG아트센터)-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에 대한 높은 명성을 입증한 바 있는 그가 자신의 대표작 2편과 함께 다시 한국 팬들을 찾는다. 20여 년 전 네크로슈스의 작품(<피로스마니 피로스마니>)을 처음 본 미국의 극작가 아서 밀러는 한치의 주저도 없이 그를 ‘연극 천재’라고 칭하며 ‘잊을 수 없는 밤이다. 내 생애에서 가장 최고의 작품 중 하나이다,’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리투아니아어라는 언어적 한계 때문에 그의 명성이 가려질까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현재 네크로슈스는 오히려 가장 리투아니아적인 그리고 네크로슈스적인 독창적인 연극 언어로 전 세계 연극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최대한 언어를 절제하는 대신 물, 불, 흙, 돌 등 자연적인 요소들을 통한 은유와 상징이라는 새로운 연극언어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고, 러시아의 황금 마스크상, 스타니슬라브스키 국제연극상, 유럽극장협회의 뉴 유러피언 시어터 리얼리티즈 상 등 연극계 최고 권위의 상을 휩쓸었다. 특히 겹겹이 층을 이루고 있는 각종 상징들은 비밀스럽고 복합적인 인간 감정을 백 마디 말 보다 더 절묘하게 표현해 내며, 강렬한 긴장감과 뇌리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잔상 그리고 감동을 동시에 남겨 왔다. 특히 <햄릿>(1997), <맥베드>(1999), <오델로>(2001)로 이어진 일련의 셰익스피어 비극 시리즈는 발표될 때마다 전 세계 연극계에 화제를 일으키며 그에게 ‘셰익스피어 비극의 대가’라는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이 중 두 작품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올 가을, 이 두 작품을 통해 셰익스피어 작품이 품고 있는, 결코 언어로 한정할 수 없는 무한한 감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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