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최고금리↓, OK저축은행 이자수익 손해 가장 커
러시앤캐시 등 대부업체 지원받아 덩치 '급증'
아프로그룹, 금융당국에 OK저축은행 최종 승인에 감독 받는 상황

▲ 가계부채와 관련해 우선적인 규제대상은 OK저축은행을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낮아진 대출금리로 인한 손해를 감수해야 할 뿐더러 저축은행 인수가 완료되지 못한 상황에서 여러모로 금감원과 얽혀있어 입장이 난감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문재인 정부의 서민중심의 금융정책이 최종구 금융위원장 선임으로 구체화되면서 고금리로 대출업무를 하는 대부업체와 저축은행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가계부채와 관련해 우선적인 규제대상은 대부계열 상호저축은행으로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이 포함되지만, 이번 규제는 직접적으로 OK저축은행을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낮아진 대출금리로 인한 손해를 감수해야 할 뿐더러 저축은행 인수가 완료되지 못한 상황에서 여러모로 금감원과 얽혀있어 입장이 난감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OK저축은행 고금리, 1위 이자수익…최대금리 손해 ‘最大’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9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서민들의 가계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올해 대부업체가 받는 현 최고금리를 27.9%에서 25%로 낮추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까지 20% 수준까지 내린다.
 
최고금리를 당장 25%까지 낮추게 되면 타격이 가장 큰 곳은 저축은행 중 OK저축은행이다.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017년 7월 현재 OK저축은행의 대출자산이 SBI저축은행에 이은 3조3730억원으로 업계 2위를 차지했지만, 이자수익은 1287.6억원으로 10대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 2017년 7월 현재 상호저축은행 이자수익, 대출자산, 각 금리별 대출비율 ⓒ 저축은행중앙회

대출자산이 가장 많은 SBI저축은행은 최고금리인 27%~27.9%에 해당하는 대출이 34.14%뿐이었지만, OK저축은행은 64.91%로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또 OK저축은행은 금리 25%이상 대출 비율도 65.42%이었는데 25%~27%미만은 0.51%에 불과해 총 65%상당의 대출이 최대금리(27.9%)인근에 몰려있었다. 이 같은 이유로 OK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1287.6억원이었으며 업계 최고수준이다.
 
◆' 금융당국 ☞ OK저축은행 ' 지목
 
지난 16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는 “저축은행이 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차등화하고 중금리 대출 시장의 제 역할을 하도록 비합리적인 고금리 부과 관행에 대한 지도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말인즉 상호저축은행 중 후발주자로 대부업체를 끼고 덩치를 키운 상호저축은행 두 곳을 지목한다. 1위 대부업체 러시앤캐시를 가진 아프로파이낸셜 그룹과 연결된 OK저축은행과, 3위 웰컴크레디트라인대부가 예주‧예나래 저축은행 등을 인수해 만든 웰컴저축은행이 대상이다.
 
2014년 인수한 이 두 저측은행은 기하급수적으로 대출자산을 늘렸고 여신업계에서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이라는 간판만 바꿔 그릇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금감원의 인가 조건 중 대부업체의 우량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유도하고 서민을 위한 15~20%의 중금리 대출을 늘리겠다는 사항이 있었으나 실상은 고금리 대부사업에 무게가 쏠려있다.
 
▲ 대주주변경 인가 기준에 따르면 아프로그룹은 오는 2024년까지 대부업을 정리해야 한다. 다시말해 5년이 지나가기 전 대부업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OK저축은행의 운영이 가능하다. 대부업에서 상호저축은행으로 주력 사업을 이전하면서 덩치를 키워야 하는, 갈길이 바쁜 아프로그룹에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금융위가 최종승인을 하기전까지 OK저축은행의 모회사는 아프로그룹이라 규정할 수 없다. ⓒ 뉴시스

이제껏 대부업체를 낀 두 저축은행에 금감원은 물론 업계와 국회에서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지적해 왔다. 금감원의 경우엔 매년마다 주기적으로 감독이행사항을 검토하기 위해 여부를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도 한 차례 시행한 바 있다.
 
국회에서도 민병두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융당국이 최고금리를 27.9%로 낮추기 이전 시점인 2016년 3월 이전까지 같은 해 7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대출잔액을 집계해 본 결과 최고금리를 초과한 대출잔액의 75%를 상위 6개 저축은행이 차지했고, 가장 많은 곳은 OK저축은행이었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의 최고금리 초과 대출 잔액은 7554억원으로 전체 최고금리 초과 대출 잔액의 22.82%를 차지했다. 뒤이어 웰컴저축은행(4183억원), JT친행저축은행(2480억원) 순이었다. 다시말해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2014년 4분기 인수를 위해 기존 저축은행 고객을 이전한 뒤 2년이 채 안돼 최고금리로 가장 많은 대출액과 고객층을 만든 것이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가능했던 이유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간 ‘콜라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OK저축은행 승인 못 받은 아프로그룹…금융당국 ‘눈총’
 
이 뿐 아니다. 최근 아프로그룹은 금융당국의 규제 테이블에서 자주 올라왔다. 금감원은 지난 2015년 초에 2019년 6월까지 대부잔액 40%를 줄이고, 매년 10%가량을 덜어낸다는 조건 아래 OK저축은행 조건부 인수를 허락했다. 아프로파이낸셜 그룹은 러시앤캐시 등 3곳은 금감원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최윤 회장의 가족계열사 2곳에서 잔액 기준에 미달했다.

 
▲ 최근 아프로그룹은 금융당국의 규제 테이블에서 자주 올라왔다. ⓒ 뉴시스
대주주변경 인가 기준에 따르면 아프로그룹은 오는 2024년까지 대부업을 정리해야 한다. 5년이 지나가기 전 대부업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OK저축은행의 운영이 가능하다. 대부업에서 상호저축은행으로 주력 사업을 이전하면서 덩치를 키워야 하는, 갈길이 바쁜 아프로그룹에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금융위가 최종승인을 하기전까지 OK저축은행의 모회사는 아프로그룹이라 규정할 수 없다.
 
아프로파이낸셜 그룹은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프로그룹이 인수를 희망했던 이베스트투자증권 측은 "금융 환경 등을 고려해 매각 절차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며 결과적으로 거절했다. 업계에서는 인수가도 문제가 됐지만, 대부업체를 바탕으로한 금융지주사에 증권업을 맡기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달 초 금감원은 경영유의 사항 등 공시에서 OK저축은행에게 지난달 30일 고객신원 확인이 미흡했고, 전산시스템 관리가 부족했다는 이유로 금감원에게 개선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은 OK저축은행이 자금세탁 방지 업무지침을 누락했다고 지적한 사례도 있었다.
 
한편, 웰컴저축은행도 이번 새로 출범한 금융위원회에서 지목됐지만 연결된 대부업체는 웰컴론, 유원캐피탈대부, 애니원캐피탈대부 등 3곳으로 모회사인 웰릭스캐피탈대부는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업체로 대부자산 감축 대상은 아니다. 올해 7월 기준 이자수익도 786억원이며 이자율 20%미만의 대출이 84.29%에 달해 직접적인 금융규제 대상에서는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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