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M&A 성과 반도체 통 큰 결단, 2분기 최대실적

▲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는 게 부족했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삼성의 속이 편치 않는 모양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재계 1,2위 오너 3세로서 항상 비교 대상이 되곤 한다. 최근 이들에 대한 경영능력을 두고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는 게 부족했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삼성의 속이 편치 않는 모양이다.

삼성 저격수로 알려져 있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인에 대한 3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 부회장과 이 부회장을 비교하며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한 발언 때문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발언을 보면 정 부회장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경영권 승계를 완성하려면 새로운 사업에서 성공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면서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정의선을 기아차 사장으로 임명하고 그룹 차원에서 지원해 기아차를 회생시켰다. 정의선의 능력에 대해 시장에서는 의구심이 거의 없지만 삼성이나 이건희 회장은 이재용에게 경영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는 게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실제 이 부회장에게 경영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는 게 부족했다는 것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 5월 이후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을 이끌며 그동안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 부회장이 실질적인 그룹의 총수역할을 하면서 굵직한 M&A를 성사시키고, 반도체 1위 굳히기에 나서기 위해 4년간 평택 반도체 라인 등에 총 37조 원을 투자 결정을 내렸다. 이외에도 앞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국내 인수합병 최대 규모인 9조3000억원(80억달러)을 들여 인수했고,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기업인 비브랩스를  인수,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능을 갤럭시S8에?탑재하는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나섰다.

이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의 경영방식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며 뉴 삼성의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며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옥의 티를 남긴 것 외에는 경영능력에 있어서는 3년 내에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253만2000원(17일 기준)을 기록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83%급등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으로 2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삼성은 총수의 빈자리가 길어지면 앞으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인지 2분기 최대실적을 올렸음에도 마냥 즐겁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이 부회장은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삼성전자)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김 위원장의 발언처럼 경영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전장사업과 바이오사업에서 성과가 본격화될 경우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 의문은 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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