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추미애, 안철수·박지원 운운하며 모든 악담으로 나를 잡으려 해”

▲ 제보조작 사건을 ‘국민의당 대선 게이트’라고 명명하고 지도부의 책임을 지적한 추 대표의 발언이 아팠는지, 거슬렸는지 이후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와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나서 추 대표에 대해 맹폭을 퍼부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와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발끈하고 나서기 전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심각성과 국민의당 자체조사 결과 중간발표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제보조작’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국민의당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집중 공격하며 타개책을 모색하려는 모양새다.
 
제보조작 사건을 ‘국민의당 대선 게이트’라고 명명하고 지도부의 책임을 지적한 추 대표의 발언이 아팠는지, 거슬렸는지 이후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와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나서 추 대표에 대해 맹폭을 퍼부었다.
 
인사청문회 와 추경 등의 현안 때문에 참고 있는 듯하던 민주당도 반격에 나섰지만, 부대변인급의 논평으로 화력은 크지 않았다.
 
 
◆박지원 “추미애, 대통령 훼방꾼 노릇...너무 큰 옷 입어...좀 서툴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6월 30일 밤 페이스북에 “일부 언론에선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바이버를 사용 비밀 문자를 보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안철수, 박지원에게 운운하며 모든 악담으로 저를 잡으려 하지만 박지원은 박지원”이라며 “원하시면 제가 보관하고 있는 바이버 문자도 보여드리고 추미애 대표만큼 바보 박지원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표는 “집권여당 대표라면 야당대표와 달라야지 그러니까 청와대에서도 민주당에서도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면서 “만약 제가 조작음모에 가담했다면 추미애 대표에게 제 목을 내 놓을 테니 검찰수사 지켜보고 제가 관련 없다면 추미애 대표 뭘 내 놓을 건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정국을 풀어 갈 여당 대표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비꼬았다.
 
박 전 대표는 10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글을 올렸다. 그는 “건전한 야당이 존재할 때 튼실한 여당도 존재한다”면서 “그러나 집권 여당 추미애 대표는 청문회, 추경, 정부조직법 특히 대통령께서 외국 순방 중이지만 정국을 풀려고 하지 않고 꼬이게 문재인 대통령 훼방꾼 노릇만 한다. ㅉㅉ 넘 큰옷을 입으셨나 보다”라고 적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채널A ‘정치데스크’에 출연해서도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김관영 진상조사단장의 중간결과발표를 ‘윗선 개입설 차단 의도’라고 규정한 데 대해 “집권여당 대표로서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해야지 야당 대표 같은 일을 하면 좀 서툴다”고 지적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도 30일 비대위회의에서 “추미애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지도부와 대변인단이 총동원되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을 했다”면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 여당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검찰에게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규정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추미애 대표가 아무런 근거 없이 거짓선동으로 국민의당 죽이기에 나선 것에 대해서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며 “여당이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주고 거짓을 선동하면서 국민의당 죽이기에 나선다면 국민의당은 사즉생의 각오로 단호히 나설 것임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 박지원 전 대표는 “집권여당 대표라면 야당대표와 달라야지 그러니까 청와대에서도 민주당에서도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면서 “만약 제가 조작음모에 가담했다면 추미애 대표에게 제 목을 내 놓을 테니 검찰수사 지켜보고 제가 관련 없다면 추미애 대표 뭘 내 놓을 건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정국을 풀어 갈 여당 대표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비꼬았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추미애 “중간조사 발표, 박지원으로 향하는 의혹 차단하려는 의도 너무 뻔해”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와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발끈하고 나서기 전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심각성과 국민의당 자체조사 결과 중간발표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추 대표는 2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우리 당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대단히 엄중한 상황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일부 언론은 문준용 의혹 조작 사건으로 명명하지만 이것은 ‘국민의당 대선 공작 게이트’라고 불러야 한다”고 규정했다.
 
추 대표는 “지금까지 드러난 바에 의하면 안철수 후보의 인재 영입 1호고, 행위자는 안철수 후보의 제자였다”며 “그 당시를 복기하면 지도부와 대변인단이 총동원돼 조작 증거를 조직적으로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 대표는 30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 자체 진상조사 중간 결과발표에 대한 실망감을 표하면서 “이토록 충격적인 일을 저질러놓고도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없다면 과연 공당으로서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분노한 국민은 묻고 있다”며 “결국 박지원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향하는 의혹의 시선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너무 뻔했다”고 해석했다.
 
추 대표는 또 “이번 사건에 대한 당시 안철수 후보와 박지원 상임 선대위원장 두 분의 침묵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을 것”이라며 “한 분은 대선 후보였고 한 분은 경륜이 높은 정치 9단이라고 알려진 분 아닌가. 이쯤 되면 밝힐 것은 밝히는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추미애 대표가 안철수 전 후보와 박지원 전 대표의 입장표명을 요구하자 박지원 전 대표가 반격에 나선 것이고 박주선 비대위원장 등이 공세를 이어갔다.
 
 

박주선 “얄팍한 계산과 치졸한 정략으로 국민의당 죽이기...거짓선동, 정치보복”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휴일인 7월 2일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국회에서 현안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국민의당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심지어 대선당시 경쟁자였던 안철수 전 후보를 겨냥해서 여당대표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책임을, 입장을 강요하는 것은 사실상 정치보복 행태이고 후퇴정치의 전행이라고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경고한다. 국민의당을 향한 거짓선동을 당장 멈추고 사과하시기 바란다”면서 “얄팍한 계산과 치졸한 정략으로 국민의당을 파괴할 수는 없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기름을 붓는 민주당의 비정상적인 행위,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입으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파괴공작을 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참기 힘든 모욕을 느낀다”면서 “인위적 정계개편을 위해서 국민의당 파괴공작을 계속하고 정치보복의 칼춤을 춘다면 사즉생의 각오로 맞설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순필 수석부대변인도 나섰다. 하위직에서 유능했으나 고위직에 올라서는 조직에 해를 끼치는 사람이 된다는 ‘피터의 법칙’에 빗대 민주당에는 ‘추미애의 법칙’이 있다고 비꼬았다.
 
양 부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추 대표의 정치 행보를 나열하면서 “추미애 대표가 문재인 정부 성공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집권 여당 대표라는 무게에 걸맞는 정치적 행보를 보여주기를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비난했다.
▲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입으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파괴공작을 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참기 힘든 모욕을 느낀다”면서 “인위적 정계개편을 위해서 국민의당 파괴공작을 계속하고 정치보복의 칼춤을 춘다면 사즉생의 각오로 맞설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선 의원실

 
 
◆민주당 “추 대표 때리기 꼼수로 프레임 전환하려는 식의 낡은 수법”
이렇게 인신공격에 가까운 국민의당의 비난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도 반격에 나섰다. 정진우 민주당 부대변인은 3일 논평에서 “추미애 대표가 국민의당 지도부를 비롯한 관련자들에 대한 폭넓은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민심 바로 그 자체를 대변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국민의당은 추 대표를 향한 인신공격에 열을 올리며, 검찰의 수사로 향하는 국민의 시선을 민주당과 국민의당 양당 간의 정쟁으로 옮겨보려고 하고 있으나, 국민들은 이에 결코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부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원내의석 20석의 바른정당에는 물론,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못하는 정의당에도 뒤처지는, 의석수는 40석이지만 지지도는 꼴찌인 국민의당의 미래에 관심 가질 이유도 없고 시간도 없다”며 “국민의당이 추 대표 때리기 같은 꼼수를 통해 프레임을 전환할 수 있다는 식의 낡은 수법을 버리지 않는다면, 그나마 지금 기록하고 있는 5%의 당 지지율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정 부대변인은 “국민의당은 추 대표에 대한 인신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박지원 전 대표, 박주선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당 최고위층 인사들에 대해 부득이 부대변인이 상대해 드릴 수밖에 없는 집권당의 공사다망함을 양해 바란다”고 한 번 더 비아냥거렸다.
 
이형석 민주당 최고위원도 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전 대표는 여당의 대표를 향해 ‘내가 대선음모에 가담했으면 목 내놓겠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고,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이 사건이 국민의당 죽이기’라는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국민의당 대선공작게이트를 두고 ‘국민도 속고, 국민의당도 속았다’고 하셨던데, 이 무슨 피해자 코스프레인가? 정확한 진실은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이 국민을 속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추경·정부조직법 심사 참여방침에 민주당은 공격자제
이렇게 인신공격에 가까운 난타전을 주고받던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4일 국민의당이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에 참여하기로하자 유화국면에 들어섰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국민의당에 대해 “인사청문회와 추경, 정부조직법 심사를 연계시키지 않겠다는 것에서 크게 환영한다”며 “국민의당의 입장 변화가 일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인 국회 협치의 서막 알리는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국민의당의 '문준용 제보조작 파문'에 대해서도 언급을 삼가하기로 결정했고 당 대변인급에서 국민의당에 대한 논평이나 언행을 자제하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가 당 지도부에 공식적으로 ‘공격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우호적인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른다. 인사청문 대상자에 대한 야당의 의견과 무관하게 청와대가 임명을 감행한다면 국민의당 마저 또 돌아설 수 있다. 그나마 추미애 대표를 마구 물어뜯을 정도로 등 궁지에 몰린 끝에 내린 국민의당의 결정이어서 쉽게 거두기도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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