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비가 매우 아낀 도생 조간

▲홍성남 칼럼리스트
후계 싸움에서 조비를 도운 소의 왕씨
 
조조의 첩인 소의昭儀 왕씨王氏(?~?)는 자녀를 낳지 못했다. 대신 양자로 조왕趙王 조간曹幹(?~?)을 들였다. 조간은 삼국지에는 왕소의의 소생이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위략에서는 진씨陳氏의 소생이라고 되어 있다. 진씨는 조간을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었다. 조조는 어미 없는 조간을 왕소의가 기르도록 했다. 그는 원래 조간이 아니라 조량曹良으로 불리웠다.

조간은 215년 건안 20년 출생하자마자 고평정후高平亭侯에 봉해졌다. 217년 건안 22년에 뇌정후로 바뀌어 봉해졌다. 같은 해 홍농후로 바뀌어 봉해졌다.
221년 황초(1대 조비) 2년에는 작위가 승진되어 연공으로 봉해졌다. 이듬해는 하간왕으로 봉해졌고, 224년 황초 5년에는 악서현으로 봉해졌다. 226년 황초 7년에는 거록으로 바뀌어 봉해졌다. 232년 태화(2대 조예) 6년에는 조왕으로 바뀌어 봉해졌다.

그는 3살 때 모친이 죽고 5살 때 부친인 조조가 죽었으므로 조비가 매우 아끼고 사랑했다. 조비는 조간보다 28살이 많은 형이었다. 조간은 조비를 아버지로 알고 조비를 아웅阿翁 이라고 불렀다. 조비는 유쾌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간이 나이가 어리고 가련하다고 생각하여 단호히 제지하지 못했다.

왕소의는 조조의 총애를 받았다. 조비가 조식과 후계자 싸움을 벌일 때 왕소의는 조비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조비는 그 고마움을 늘 잊지 않았다. 문제가 보위를 잇게 되자. 조간의 모친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조비는 죽을 때 후계자에게 왕소의와 조간을 특별히 잘 돌봐 주라는 유조를 남겼다. 그로 인해 명제는 항상 조간을 총애했다.
234년 청룡 2년 조간은 빈객과 사사로이 교제하였기 때문에 담당 관리가 상주하였고 명제는 조간에게 옥새를 찍은 조서를 내렸다. 훗날 조간은 사통빈객私通賓客(손님과 내통하다)의 금지 규정을 어긴 일이 있었다. 조예는 선황의 유조가 있고 황숙이므로 혼을 내는 구두징계로 그쳤다.

명제의 조서는 다음과 같다. “역경에 이르기를 ‘나라를 세우고 가업을 잇는 사람은 소인을 임용하지 않는다.’고 했고 시경에는 ‘대부의 수레는 먼지를 일으켜 자기를 오염시킬 뿐이다.’라고 계도하고 있다. 태조가 천명을 받아 대업을 연 이래로 다스려지고 혼란스러운 근원을 깊이 고찰하였고 존망의 관건을 밝혔다. 처음에 제후들을 나누어 봉할 때도 공순하고 진실하고 지극한 말로써 경계하였고, 천하의 단아한 선비들도 그들을 보좌하게 하였으며, 항상 후한의 마원이 남긴 교훈을 칭찬하고 제후들이 빈객과 사귀는 것을 금하는 것을 무거운 법령으로 다스렸으니 빈객과 사귀는 것은 요사스럽고 사악한 죄행과 같은 것이다. 어찌 이런 법률로서 골육지정을 엷게 하겠는가. 이것은 단지 자제들로 하여금 과실로 인해 죄를 저지르지 않게 하고 관민들로 하여금 상해의 한이 없도록 하려고 한 것에 불과하다. 고조가 제위에 오른 후, 천하의 정치에 삼가고 깊이 고찰하여 제후가 입조하는 것을 금하는 법령을 밝혔다.

나는 시경의 ‘당체’라는 작품에 마음이 감동하게 되었고, 채숙의 도의를 칭찬하였으며 또 조서에서 ‘만일 조서가 있으면 수도로 들어갈 수 있다.’라고 하였기 때문에 제왕들에게 조정에 가서 예를 행할 수 있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초와 중산은 모든 빈객과 사귀어 법령을 범하였고, 조종과 대첩은 모두 법령에 복종했다.

최근 동평왕은 또 속관에게 수장현의 관리를 구타하도록 하였는데 담당 관리가 그의 죄상을 상주하였기에 나는 그의 현읍을 삭감하였다. 지금 담당 관리들은 조찬, 왕교 등이 구족이 모이는 시절이라는 것으로써 왕가에 모였는데, 시기에 부합되지 않은 경우에는 모두 금령을 위반한다고 상주했다. 나는 왕이 나이가 어리고 적으며 공손하고 진실된 마음이 있고 선제의 유명을 받았으므로, 은총과 예우를 더 높여 후대에까지 이어지기를 원하는데 하물며 왕 자신은 어떠하겠는가. 또 사람으로서 어찌 허물이 없겠는가.

이 조서를 내려 담당 관리에게 왕의 과실을 용서하도록 하겠다. 고인의 말에 ‘네가 보지 못하는 것을 경계하고, 네가 듣지 못하는 일을 두려워하라. 이러한 일은 숨겨진 행위 속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세세한 것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때문에 군자는 혼자 있을 때의 행동을 준수하고, 선제의 유명을 존중하며 지키도록 노력하고, 조심하고 공경스럽게 왕위를 지켜 나의 마음을 밝혀 주기 바란다.”
조간의 식읍은 경초, 정원, 원년 연간에 증가 되어 이전 것과 더해 총 5000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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