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혁신위 “특검 주장, 구태의연한 정치공방으로 ‘물타기’ 의심살 수 있어”

▲ 국민의당이 문중용 씨 취업특혜 제보조작이 밝혀지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문중용 씨 취업특혜도 함께 조사하자면서 특검도입을 주장하고 나왔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주장하고, 김동철 원내대표가 동조하며 나선 것인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으로부터 ‘물타기’라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국민의당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국민의당이 문중용 씨 취업특혜 제보조작이 밝혀지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문중용 씨 취업특혜도 함께 조사하자면서 특검도입을 주장하고 나왔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주장하고,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가 동조하고 나선 것인데, 이 주장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부터는 지지를 받은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으로부터는 ‘물타기’라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등 우왕좌왕하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다.
 
 
◆박지원 “문준용 씨 문제도 조사돼야한다”며 특검 주장, 박주선·김동철 동조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조작사건에 대해 밝히고 사과한 다음 날인 27일 오전 박지원 전 대표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특검도입을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인터뷰에서 특검을 주장하면서 “검찰에서 수사를 해도 나올 수 있지만 일련의 사태를 국민들은 굉장히 불신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당원에 의해서 조작됐다고 하면 그것도 잘못이지만 문준용 씨의 모든 취업비리 자체가 어떻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가 되어야 되기 때문에 저는 특검으로 가서 국민의혹을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좋다”라고 필요성을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조작사건과 문준용 씨 채용의혹 두 가지 건을 모두 수사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저희 당원에 의해서 이런 것이 조작이 됐다고 하면 이것도 굉장히 나쁜 일이니까 철저히 하자는 것”이라며 “우리 당도 어떠한 경우에도 은폐를 하거나 변명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는 것으로 박주선 비대위원장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작사건 수사와 함께 문준용 씨에 대한 취업특혜 사건 역시 수사하자면서 이를 위해 특검을 주장한 것이고, 박주선 비대위원장과의 교감도 있었음을 내비쳤다.
 
역시나 박주선 위원장은 특검을 주장했다. 그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증거를 조작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에 대해 명예를 훼손하고 범죄 혐의가 있는 것처럼 했던 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특혜채용 전체가 명쾌하게 해결이 됐다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박 위원장은 “국민 입장에선 문 대통령 아들 채용부분이 궁금할 것이고, 진위가 궁금할 거고 민주당은 우리가 증거조작에 여러 사람이 관여됐는데 꼬리자르기 식으로 수사를 축소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그 부분은 특검에 협조하면 해소될 것으로 본다”며 특검을 주장했다.
 
이어 28일 경기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현장 비대위 직후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아들에 대한 비리의혹 사건을 검찰이 수사한다는 것은 우리가 진상규명을 기대하기가 불가능하다”며 “그러기에 그 의혹을 해결하려면 특검 도입이 맞다”고 강조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27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정말 있어선 안 될 천인공노할 증거조작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준용씨 특혜 의혹에 면죄부를 줄 수 없다”며 “두 가지 사건을 동시에 처리하도록 하는데 특검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특검을 주장했다. 그는 “여야가 특검 합의를 해준다면 우리 국민의당은 특검을 추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의 장본인인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이 엉뚱하게도 문준용씨 취업 특혜 문제에 대해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조작된 증거로 대선판을 진흙탕으로 만든 장본인들이 피해자도 잘못이 있을 것이라고 물고 늘어지며 자신들의 과오를 덮고자 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정의당 “특검주장은 대선불복” 자유한국당·바른정당 “특혜의혹 남아”
특검도입에 먼저 발끈하고 나선 건 정의당이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마침 27일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라디오 인터뷰를 할 비슷한 시간대에 다른 라디오 방송해 출연해 발언내용을 전해 들은 뒤 ‘대선불복’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2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특검이라는 것은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가능성이 없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라며 “지금 명백히 드러난 것은 증거를 완전히 조작해 가지고 채용비리가 있는 냥 뒤집어씌운 혐의인데 이게 특검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저쪽(문중용 씨측)도 여전히 의혹이 있다라는 얘기”라며 “이것이야말로 대선불복”이라고 규정했다.
 
노 원내대표는 “내버려둬도 수사를 잘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의당이 스스로 제대로 조사를 해서 누가 더 연루됐는지, 그리고 당사자 이유미 씨가 얘기하는 부분이 당의 요구에 따라서 했다라는 게 사실인지 아닌지”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의 장본인인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이 엉뚱하게도 문준용씨 취업 특혜 문제에 대해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조작된 증거로 대선판을 진흙탕으로 만든 장본인들이 피해자도 잘못이 있을 것이라고 물고 늘어지며 자신들의 과오를 덮고자 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변인은 “국민의당은 얕은 술수로 이번 국면을 빠져나오려 해서는 안 된다”며 “당국의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스스로 모든 진실을 털어놓는 것만이 유일한 활로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한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취업특혜 의혹도 함께 조사하자는데 동조하고 나섰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국민의당 녹음 파일이 조작이라고, 문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 자체가 조작인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국회에 특검법이 발의되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도 관련 의혹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도 27일 “문준용 씨에 대한 취업특혜 의혹이 제기되지 않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특혜 논란에 대해 종지부를 찍는 것이 맞다”며 조사를 촉구했다.
 
 
▲ 강훈식 원내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특검에 대해 “특검이라는 게 검찰 조사가 미진할 때나 국민적 합의가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지금 특검을 하자는 것은 고도의 물타기 전략이다. 전체를 싸잡아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당 “특검 언급은 책임·반성을 뒤로 한 떠넘기기, 물타기”
문재인 대통령이 “뒤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라는 언급 외에 추가입장을 보이지 않아서인지 국민의당에 대한 공격에 수위 조절을 하는 듯하던 더불어민주당도 특검에 대해서는 지적하고 나섰다. 앞장선 것은 지도부 보다 정청래 전 의원,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었다.
 
정청래 전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서 모처럼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그는 박 전 대표를 향해 “조작에 대해 정치도의적 책임을 지실 분이 특검이라니, 당시 정말 몰랐나”라면서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방귀 뀐 사람이 성낸다고 특검을 공세카드로 들고 나오나? 이게 통할 거라 생각하나”라고 몰아붙였다.
 
정 전 의원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찾을 판에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특검으로 공격하다니”라며 “이게 박주선비대위원장이 사과할 문제인가? 당시 대표로서 선거를 총지휘하신 분이 사과해야한다”고 박 전 대표의 직접 사과를 촉구했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도 27일 페이스북에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신 분인데 충격이 크신지 무리수를 두신다. 이미 국민의당이란 배가 침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 물타기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오산”이라며 “특검을 안 해도 정치적 비중이 낮은 두 사람이 모든 일을 계획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곧 윗선이 누구인지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국민의당이 특검을 언급하는 것은 책임·반성을 뒤로 한 떠넘기기, 물타기로 보인다”며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진실을 분명히 밝히는 데 앞장서 구태 공작정치에 다름없는 부끄러움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훈식 원내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특검에 대해 “특검이라는 게 검찰 조사가 미진할 때나 국민적 합의가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지금 특검을 하자는 것은 고도의 물타기 전략이다. 전체를 싸잡아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가 필요 이상의 공세로 만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있는 사람들이 할 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당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사건에 대해 특검을 하자고 하면서 물타기를 하겠다고 우기고 있다”며 “국민들은 ‘죄 지은 사람이 석고대죄는커녕 검사를 골라서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국민의당은 의견정리를 위해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별다른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특검에 대해 “제기할 경우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당내 반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또한 필요한 접근법이라는 찬성 의견도 있어서 그 부분은 입장정리를 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물타기’우려 당론 못 정하고 자중지란
이런 와중에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자중이란이 일어났다. 김태일 혁신위원장이 27일 “일각의 특검 주장은 이 문제를 구태의연한 정치공방으로 물타기하는 것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고 비대위원장의 사과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지 않게 할 가능성이 있어 대단히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내놨고 의원들 사이에서는 “특검 주장은 자칫 잘못한 놈이 성내는 걸로 보일 수 있지 않겠나”라고는 회의적인 분위기도 있었다.
 
이에 대한 의견정리를 위해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별다른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특검에 대해 “제기할 경우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당내 반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또한 필요한 접근법이라는 찬성 의견도 있어서 그 부분은 입장정리를 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태일 혁신위원장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채용비리 의혹이 현재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특검하자’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면서 “비대위원장이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즉각적으로 사과를 하지 않았나. 특히 당사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그 아들에게 사과를 했다. 그런데 ‘너도 그러면 잘못한 것을 차제에 밝혀보자’ 이런 식으로 나오게 되면 그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을 받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쯤 되자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28일 “본질적인 문제는 대통령의 아들 문제라 특검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주장하면 오비이락 격으로 오해를 받게 되기 때문에, 이 수사가 장기화될 것도 아니기에 종결된 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검찰수사에 몰리자 명백한 조작이라고 스스로 자인한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 특검을 통해 문준용 씨까지 다시 조사하자고 ‘물타기’를 하고 나서는 국민의당. 내부적으로는 일개 당원이 한 일이라며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물타기’를 시도하는 모습에 국민의당에 대한 시선은 더욱 싸늘해져가고 있다. 이제는 박지원 전 대표의 노회함도 노쇠함이 되어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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