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8군 전용발전소에서 아파트 온수공급발전소로

▲ 임대호 기자 of_photo@sisafocus.co.kr

당인리발전소는 1930년부터 서울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화력발전소로 현재는 한국 전력에서 분리된 한국중부발전(주) 소속 서울화력발전소이다.

그러나 이제 당인리 발전소는 그 규모에 비하여 온수제공의 역할뿐 더 이상의 큰 의미가 없다. 또한 미8군전용의 전기 발전소로 역할을 해오던 당인리 발전소는 미8군의 이전으로 인해 그 역할이 더욱 축소되었다.

이는 당인리 발전소가 이미 채산성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 존립 가치 또한 상실한 상태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다른 발전소들의 체계와 달리 해당지역의 주민들에게 크나 큰 피해를 가했음에도 지역발전에 대한 기여도는 커녕 아무런 보상조차 없다.

결국 한 아이의 목숨까지 앗아간 당인리 발전소가 지역 주민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계속 운영되는 것은 정당한 것일까. 국고 낭비의 현장을 살펴보았다. 혐오시설 등이 그 지역에 유치되면서 지역발전에 저해를 끼치는 행정적 집행의 반대를 일컫는 님비현상... 그러나 이젠 님비 현상에 대한 정부의 해결의지도 하나의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히려 당인리 행정집행에 관해서 지역주민들의 님비현상은 당연하다. ◆ 채산성 떨어진 당인리발전소 더군다나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화력발전소 취수장에서 지난 8월 11살 윤모군이 빠져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주민들의 항의는 더욱 거세졌다. “별거 아니다”라고 생각한 어른들의 안전 불감증이 이런 참변을 일어나게 한 것이다. 허술한 안전망을 지나 취수장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사고... 이렇듯 혐오시설에는 언제든 위험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

미 공군 사격장이 매향리에서 군산죽도로 옮기면서 해당 지역 주민의 반대가 심하자 정부에서는 군산시에 3천 400억을 지원할 것을 약속하면서 주민들을 설득해 사격장을 죽도에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부안지역의 핵폐기물 처리장 반대에 관한 뉴스에서 알 수 있듯이 혐오시설의 유치는 지역주민의 커다란 저항에 부딪혔고 정부는 그러한 혐오시설을 어딘가에 설치해야 한다는 필연적 입장 때문에 한국전력 본사 유치 등 당근을 내세워 주민을 설득하고 있다.

특히 영광원자력 발전소는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면 단위당 연간 약 10억에서 많게는 50억까지 지원을 하고 있으며 인근 지역 주민들을 대상, 한전 직원으로 특별채용 하는 등 큰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당인리 화력 발전소는 해당 지역주민들과 상수동 지역 주민들에게 엄청난 재산적 피해를 가했음에도 보상이 전혀 없었다.

단지 수십 년 전 초라한 한옥으로 구입해 당인동 노인정을 제공한 것 외에는 전혀 지역발전에 기여한바 없다. 당인리 발전소는 미8군전용 전기 발전소로서 역할을 해오다 북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명분으로 발전소 이전을 거론하다가 잠잠해졌다.

산자부가 오는 2008년부터 북한에 200만 KW의 전력을 보낼 경우 현수급 계획 상수도권 전력 예비율이 6.6% 정도로 떨어져 건설 중인 인천시 영흥 화력발전소 4호기 완공시기를 앞당기고 당인리 발전소를 발전용으로 가동하면 문제없다고 밝혀 더욱 확실해져가고 있다.

그러나‘당인리 화력발전소 에너지 과학공원 설립추진 시민본부’ 박강수 대표는 "실제 당인리 화력발전소는 현재 목동, 여의도, 반포, 이태원 등의 아파트 단지에 온수를 제공하는 역할에 불과할 뿐 더 이상의 의미가 없다. 당인리 발전소 측에서는 발전소가 흑자 경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인리 발전소 지역의 지가의 투자까지 계산한다면 수조원대의 적자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더 이상의 국고 낭비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에너지 과학공원으로 거듭나길 합정 균형발전 촉진지구가 인접해 있어 지역발전의 촉매제 역할로 거듭날 수 있는 당인리, 특히 에너지 과학공원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박강수 대표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있다. 에너지 과학공원 설립으로 역사적 가치가 있는 당인리 발전소 시설을 그대로 보존하는 동시에 수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풍력발전소 등 에너지와 관련된 모형 시설을 개발하여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시설을 대한민국에 설립함으로써 21세기 에너지 전쟁시대에 대비한 영재교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생생한 교육의 현장으로 세계적인 관광지로 좋은 역할을 해낼 당인리, 이젠 한아이의 목숨을 앗아간 부끄러운 시설, 지역주민들을 무시하는 시설이 아닌 모두가 하나 될 수 있는 미래를 개척하는 시설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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