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주식 쓸어담는 외국인 투자자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8일 현재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우선주 포함) 208조3928억원 가운데 102조8519억원(49.35%)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의 38.42%보다 무려 10.93%포인트나 높아진 것.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 크게 높아진 한국 10대 그룹 특히 국내 최대 재벌인 삼성그룹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의 46.87%보다 10.24%포인트 상승한 57.1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그룹의 외국인 시가총액이 크게 높아진 것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해 52.10%에서 61.66%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33.50%에서 47.28%로 높아졌으며, SK그룹은 38.15%에서 43.58%로 높아졌다. LG그룹은 지난해 19.36%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는 32.72%로 크게 높아졌고 한진그룹도 16.44%에서 28.92%로 높아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LG그룹은 지주회사 LG와 LG전자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 SK그룹의 경우는 소버린 자산운용이 SK의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면서 외국인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이밖에 동부그룹은 12.12%에서 19.66%로, 현대중공업은 8.25%에서 19.25%로, 한화그룹은 7.93%에서 18.14%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0.72%에 불과하던 것이 8.94%로, 두산그룹은 0.96%에서 1.59%로 각각 높아졌다. 이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그룹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은 외국인들이 지난해 3월 이후 대형주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그 중에서도 전체 시가총액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로 삼성그룹의 외국인 비중이 50%를 훌쩍 뛰어넘었고 10대 그룹의 외국인 비중도 평균 50%에 바짝 다가섰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만큼 싼 시장이 없다" 한편 최근 증시에서는 외국인들이 국내 주요 주식을 싹쓸이하면서 외국인 순매수 정점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올해 들어 상장기업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동원한 자금은 지난 9일까지 10조90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막대한 자금력으로 외국인 시가총액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4%를 넘어섰으며, 외국인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는 10대 그룹 주식에 대한 이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절반 수준에 육박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주말과 12일의 외국인 순매수와 주가 상승을 감안하면 이 비율은 보다 높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조금만 더 사들인다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많은 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에 변화는 없을 것이고 상반기 1000포인트 시대가 열리면서 시가총액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달러 약세 속 원화 강세 기조가 유지되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환차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세계 증시에서 한국 증시만큼 싼 시장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 관계자들은 외국인 순매수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가의 주식투자가 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으나 순매수 강도가 최근 현저하게 약화되는 모습"이라며 "지난해 이후의 투자규모나 지분율 등을 감안할 때 포화점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사들일 수 있는 물량이 별로 없는데다 이라크 사태 악화 등 여타 아시아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세 둔화 움직임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수 강도 약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지,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50%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4월 하순경에 1차적인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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