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주 교체공사 인근 전선 끊어져도…한전, '인허가만'

▲ 상수동. 왼쪽에 새건물이 들어서면서 전신주를 강관으로 교체했다. 오른쪽 건물안으로 들어가는 KT인입선이 공사중 손상을 입었으나 한전은 시행사에게 인허가만 하는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강기성 기자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지난 15일 오후 5시께 서울 마포구 상수동 지역에서 건물이 들어서 콘크리트 전주를 강관주로 교체하는 과정 중 건너편 건물에 연결된 인터넷선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IT회사와 외부로 실시간 콘텐츠를 송출하던 사무실이 있던 해당건물에서는 업무가 전면 중단됐다. 회사는 KT인터넷을 사용했고, 5,6시간이나 지나 해당 기사가 도착해 회선을 복구했으나 보상은커녕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
 
사고의 책임 여부에 대해 한전의 입장은 간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은 간선만 관여할 뿐 시행사가 가져온 통신사의 인입선에 대해서는 인‧허가를 하는 것이 전부”라며 “사고가 나면 시행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해당 주민은 “전신주 작업을 한 곳은 한전이다. 인터넷 선이 왜 끊겼는지 정확히 해명도 하지 않고 이제와 인허가만 내주는 기관이라며 시행사나 설치업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공사여부를 몰랐던 주민들은 당일 건물 앞 주차장에서 시행사 측 인부들과 마찰도 있었다”며 "주민은 알 도리가 없고, 공사할 자리는 없고, 불편 사항에 시행사와 부딪쳐도 뒷짐만 지고 있는 한전의 역할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한전 측 관계자는 “공사때마다 모든 인근 주택들과 KT전신주, 건물의 복잡한 인입선을 다 관리하긴 힘들다”며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니 고지가 필요한 곳은 추가로 연락이 간다”고 말했다.
 
전신주 설치업체 관계자는 “선이 워낙 복잡하고, 통신선 굵기가 전력선에 비해 훨씬 얇다보니 약한 장력에도 내부 선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집집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케이블과 통신선때문에 따로 보수만 하는 전문업체가 운영되는 정도“라고 말했다.
 
해당 주민의 항의에 한전 마포용산지사 관계자는 “1차선 사유도로를 포함한 협소도로 작업임에도 불구 휴전작업이 발생하지 않는 것만 인지했을 뿐, 현장 안내가 소홀했다”며 “실제 작업내용과 무관하더라도 영향 여부를 판단해 작업내용 안내 및 상황대처 방안 안내를 미시행했던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전 관계자는 “공사현장 작업자 고객응대 교육을 시행하고, 작업장 전담요원을 설정 및 배치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KT를 제외한 LGU+, SK텔레콤, SK네트웍스, 마포구청에서 공사 전 사전작업을 모두 마쳤다. SK, LG, 케이블업체 등의 사업자는 모두 한전의 전신주를 이용하고 있고, KT는 과거 전화선을 기반으로 한 KT전주를 사용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KT는 자사 전신주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전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T에 관해서는 시행사가 따로 챙길 일이라는 것.
 
한 수리 기사는 “한전의 인허가가 필요해 전신주를 옮기는 등의 경우 해당 건물에 KT사용자가 있다면 (시행사로부터) 조치가 있겠지만, 없다면 인근 KT전신주는 상대적으로 파손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