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전당 당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의 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바른정당이 오는 26일 전당대회를 앞둔 가운데 시사포커스는 당 대표직에 도전하는 당권주자들에 대해 한층 깊이 살펴보고자 전대 출마 이유부터 최근 정치 현안에 이르기까지 후보자들에게 질의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중에서도 중립 성향 후보로 꼽히고 있는 기호 2번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구갑)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하 의원은 19대 총선을 통해 새누리당 의원으로 처음 국회에 입성한 이래 보수정당 소속이지만 운동권 출신임을 감추기 어려울 만큼 현안마다 과감한 발언으로 이목을 끌어왔으며 재선에 성공한 뒤엔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국조특위 위원으로 나와 특유의 저격수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줌으로써 많은 이들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을 분명히 각인시켰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함께 했으며 줄곧 어떤 사안이든 특정 계파에 기울지 않는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김무성,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6·26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전격 출마한 만큼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당을 이끌어 나가려는지 몇 가지 질문을 해보았다.
 

◆ 출마 선언 당시 보수의 386 대표 정치인이라며 운동권 출신임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는데, 보수정당에서 386 세대란 점을 어떻게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저는 지금 문재인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386들과 같은 세대입니다. 같은 세대일 뿐만 아니라 같은 운동권 출신입니다. 인적인 네트워크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현재 문재인 정부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 문재인 정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저 같은 사람을 바른정당이 잘 써먹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손해입니다.
 
▲ 하태경 의원은 이번 6.26 전당대회 출마자 중 대표적인 보수정당 내 운동권 출신 후보이자 유일한 재선 의원이다. 

◆ 바른정당 대표직에 도전하게 된 결정적 계기와 전당대회 출마 이유는 무엇인가
 
‘보수의 세대교체’, 이것이 당 대표 도전 이유입니다.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조차 부끄러운 낡고 칙칙한 보수 청산하고 신선하고 유능한 미래보수, 밝고 당당한 젊은 보수의 시대를 활짝 열겠습니다.
대선후보 지지자 평균연령 분석 자료에 의하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지지자의 평균연령이 38.57세입니다. 다섯 후보 중에 제일 젊습니다. (심상정 38.66, 문재인 40.44, 안철수 43.89, 홍준표 49.27) 미래보수의 길을 개척하라는 국민의 명령에 바른정당이 온몸을 던져 화답해야 합니다.

◆ 바른정당 당권주자로서 주요 공약은 무엇인가
 
저의 공약은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바른정당 지지율을 연내 20% 돌파하도록 해 2018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1대 1 구도 만들겠습니다.
둘째, 반대만 하는 마이너스 야당 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성공시키는 플러스 야당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노동불평등·복지불평등·환경불평등을 해소하겠습니다.
넷째, 대통령·국회의원·지자체 선거연령·피선거연령 18세로 낮춰 한국에서도 마크롱 같은 정치인이 나올 수 있게 하겠습니다.
다섯째, 종북몰이 보수를 청산하기 위한 실천적 과제로 노동신문·조선중앙TV 전면개방을 추진하겠습니다.
 
◆ 이번 전당대회를 일각에선 김무성 대 유승민의 대리전 구도로 보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두 분이 당내에서 비중 있는 분이라고 해서 이번 전당대회를 계파정치의 대리전으로 보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과거처럼 조직을 동원해 투표할 때는 계파가 통했을지 모르지만, 100% 모바일투표로 당원의 의사를 확인하는 지금 시스템에서는 당원 개개인의 소신과 의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 과거 학생운동을 하다가 북한 인권운동에 관심을 가지면서 보수로 전향하게 된 하 의원은 지난해 초 북한 인권법이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 관련 단체들과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 당 대표가 된다면 정부여당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주장해왔습니다. 협조할 때는 화끈하게 협조하고 잘못된 길을 갈 때는 가차 없이 비판하겠습니다.

과거 야당은 정부의 발목을 잡고 늘어져서 정부를 실패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실패하면 국민이 고통 받습니다. 성숙한 야당은 대한민국을 성공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지금 여당인 민주당이 야당 시절 걸핏하면 반대하고 걸핏하면 장외로 뛰쳐나갔다고 해서 똑같이 하는 건 한풀이정치입니다.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게 바른정당이 추구해야 할 성숙한 야당의 자세입니다.

그래서 김상조, 강경화 대승적으로 통과시켜주자고 했습니다. 공공일자리 늘리는 추경안도 무조건 반대할 게 아니라 신규공무원부터 호봉제 없애는 공공개혁을 협상카드로 쓰자고 제안했습니다. 정부가 협치 안한다고 무조건 보이콧할 게 아니라, 한미정상회담 동행하자는 청와대 제안 수용하자고 했습니다. 내치에서는 의견 차이가 있어도 외교안보에서는 적극 협력하는 것이 개혁보수가 추구해야 할 자세 아니겠습니까?

◆ 한국당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데 어떤 성향의 지도부가 들어설 것이라 전망하나
 
더 본격적인 ‘발목 야당’ ‘반대 야당’의 길을 갈 것 같습니다. 특히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정권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맞서 싸우겠다고 합니다. 낡고 낡은 종북몰이를 또 들고 나왔습니다. 막무가내식 궤변과 색깔론으로 정치를 퇴행시키는 시대착오적인 수구보수를 계속하겠다면 바른정당이 가장 선두에 서서 한국당에 맞서 싸우겠습니다.
 
▲ 지난 2014년 2월 한중의원외교협의회 방중단 일원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하 의원의 모습. 

◆ 앞으로 한국당 혹은 국민의당과의 연대나 합당을 추진할 의사가 있는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자들 사이에서도 연대냐 자강이냐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보수원탁회의’를 주장한 후보도 있는데, 지금은 무작정 어깨동무 하자고 외칠 때가 아닙니다. 자신의 정체성부터 분명히 하고 그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평가받는 ‘자강’이 더 먼저입니다.
 
◆ 현재 저조한 당 지지율을 극복할 복안이 있는가
 
철저하게 개혁보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대통령 탄핵 때 어땠습니까? 그 때는 저희가 당 간판도 내걸기 전에 20%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대통령 두둔만 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결별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반대만 하는 한국당과 다른 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새로 출범한 정부 흠집 내는 일에만 골몰하는 한국당과 차별화 없이 과거의 지지율을 회복할 방법은 없습니다. 이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말로만 새로운 보수가 아니라 모든 현안에서 개혁보수를 실천해야 합니다.
 
◆ 당원이나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

 
대통령선거로 전투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른정당이 보수의 새 개척자가 될 것인지 소리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인지 앞으로의 1년에 달려있습니다.

지금 바른정당에는 저 하태경처럼 온몸을 던지는 용기와 소신덩어리 투사가 절실합니다. 불구덩이라도 뛰어들겠다는 각오 없이 보수의 세대교체, 낡은 보수와의 전투는 결코 승리할 수 없습니다. 문자폭탄도 마다하지 않는 저의 소통노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돌파력으로 보수의 세대교체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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