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치
꼬여가는 정국, 문재인 정부 추진력 제동 걸리나안경환 낙마로 힘 받은 野…文 지지율, 하락세 조짐
김민규 기자  |  sisafocus01@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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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9  18:49:57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야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임명하면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청와대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문재인 정부 공직후보자들이 야당의 송곳검증으로 각종 의혹에 휩싸인 끝에 지난 16일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처음 자진 사퇴하기에 이르면서 야권은 한층 힘을 받게 된 반면 그간 지지율 고공행진 중이던 문 대통령은 인사 논란의 결과로 지지율 하락이란 쓴 맛을 보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18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에서 한 목소리로 부적격자라 꼽았던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전격 강행하면서, 정국은 더욱 요동치고 있는데 문 대통령의 거듭된 임명 강행에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19일 상임위 전면 보이콧으로 맞대응함에 따라 이미 협치는커녕 대결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 문 대통령 지지율, 인사 논란 속 75.6%로 하락
 
불법혼인신고 등 여러 구설에 올랐던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적잖은 타격을 입은 모양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성인 2534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전주 대비 3.3%포인트 하락한 75.6%로 나타났으며 부정적이라 답한 비율은 전주보다 2.7%포인트 오른 17.4%를 기록했다.
 
특히 안 후보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지난 16일에는 72.1%로까지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졌는데 호남, PK, 경기, 인천, 충청, 40대 이상 야4당 지지층과 무당층, 보수층과 중도층 대부분 지역과 계층에서 이탈해 사실상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 외엔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비율은 긍정평가 비율과 달리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70%대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면서도 쉽게 안주할 수만은 없다는 걸 시사하고 있다.
 
이런 미묘한 기류 변화를 감지했는지 그동안 당과 온도차가 있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면서까지 대선 때와 반대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도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잘할 때는 박수를 치고 지금은 그물을 치고 기다리자고 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인사 고공행진도 그물망에 걸렸다.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의 낙마가 증명한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당초 국회에 최후통첩 했음에도 강경화 외교부장관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이 끝내 이루어지지 않자 18일 또 다시 정면돌파를 택해 강 장관 임명을 전격 강행했는데, 안 장관 후보자 낙마를 반전의 계기로 삼은 야3당은 이를 한 목소리로 비난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총공세에 들어갔다.
 
◆ 야3당, 운영위 소집 예고하며 靑 인사검증 실패 압박
 
   
▲ 안경환 법무부장관 낙마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도마에 오르면서 야권이 조국 민정수석(사진)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향해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그 중에서도 대정부공세에 가장 강도 높게 나선 끝에 안 장관 후보자의 가짜 혼인신고 사실까지 파헤쳐 결정적으로 낙마에 이르게 만든 자유한국당에선 조국 민정수석과 안경환 전 후보자 사이의 친분관계까지 거론하며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방향으로 파고들었다.
 
이를 위해 국회 운영위원장인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일 국회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이번 인사 검증시스템을 점검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따질 것”이라며 이제 화살을 청와대로 직접 겨냥했다.
 
여기에 또 다른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에서도 같은 날 오후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사에서 가진 지도부-외통위 간사진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속한 시일 내 운영위원회를 소집한 뒤 민정수석과 인사수석을 출석시켜 인사시스템 실패에 대해 추궁하겠다”고 청와대에 각을 세우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심지어 야3당 공조보다 독자적 대정부 견제에 방점을 둔 듯했던 국민의당까지 17일 김유정 대변인의 서면 논평을 통해 “누구보다 입바른 소리로 역대정권 비판에 앞장섰던 조국 수석이 인사검증의 책임자란 점에서 언행불일치의 백미”라며 “하루 속히 국회운영위원회를 열어 부실한 인사검증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점검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19일엔 비대위에서 김동철 원내대표가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철저히 따져 묻겠다면서 “조속히 운영위를 소집하겠다”고 보수정당들과 한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야권에서 안 후보자 낙마로 불거진 인사검증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18일 문 대통령은 “마치 대통령과 야당 간에 인사를 놓고 승부를 겨루거나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목표의식을 너무 앞세우다 보니까 약간 검증이 안이해진 것이 아닌가”라고 내심 인사실패에 자성한다는 듯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청와대 수석들을 출석시켜 인사실패 책임을 규명하겠다며 야권이 추진하고 있는 운영위 소집에 대해선 정부여당은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는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방적으로 야당이 운영위원회를 소집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 의사를 표한 데 이어 야당 단독으로 소집되더라도 업무보고가 안건으로 합의되지 않기에 청와대 수석들이 출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응수하고 있어 ‘강 대 강’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안 후보자 낙마 뿐 아니라 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 강행 또한 야권이 공세를 강화할 또 다른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19일 강 장관 임명을 문 대통령이 전날 강행한 데 대한 항의의 표시로 상임위 활동에 응하지 않겠다며 보이콧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이들은 이날 예정된 김현미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와 더불어 김상곤 사회부총리,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회 일정 논의에도 일제히 불참해 국회 상임위는 모두 공전했다.
 
또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 의사를 보이는 등 보수정당과는 일부 온도차를 보이는 국민의당조차도 19일 의총 직후 최명길 원내대변인을 통해 “대통령 스스로가 자신의 인사원칙을 위배한 부분을 야당이 지적했는데 아무런 설명 없이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며 “그러지 않고선 국민의당은 국회 의사일정에 적극 참여하기 어렵다. 협조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해 당분간 냉각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면서도 야권은 오는 20일 소집하기로 의견 일치를 본 운영위에 대해선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 문제를 추궁하고자 예외적으로 열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가장 강경하게 맞서고 있는 한국당마저도 ‘일하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장외투쟁이 아니라 장내투쟁에 분명히 방점을 뒀다.
 
◆ 文 정부, 문정인 ‘워싱턴 발언’ 등 악재 계속…수세 몰릴까
 
이렇듯 정국이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정부조직법, 일자리 추경안 처리 등 국회의 협조가 당장 필요한 사안들까지 인사 논란 속에 지연될 것으로 점쳐져 자칫 임기 초반부터 문재인정부가 추진력을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날선 검증에 걸려 낙마한 안 후보 외에도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곤 교육부장관 후보자나 ‘음주운전 전력’과 ‘고려대 반말 고함’으로 도마에 오른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얼마든지 야권이 대정부 압박카드로 삼을 만한 소재들이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지난 1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5차 한미대화 행사에서 “북핵 동결시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거나 “사드 문제로 한미동맹이 깨진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 등의 이른바 ‘워싱턴’ 발언을 쏟아내면서 이 소식을 접한 보수정당들은 일제히 문 특보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문재인 정부까지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을 방문한 문 특보가 북핵 동결을 전제로 한미합동군사훈련과 미군의 전략자산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를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발언한 부분은 대미외교에 오해 소지도 있을 수 있는데다 현 정부에 대한 안보불안 이미지가 이를 구실로 다시금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는지 청와대에선 즉각 문 특보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입장을 내놓았으나 여전히 야권은 문 특보의 자진사퇴를 외치며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높은 지지율과 기대 속에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 내정한 공직후보나 이미 임명된 인사들로 인해 난관을 자초함에 따라 정권 초기 외쳤던 개혁 드라이브 역시 추동력을 잃는 게 아닌지 우려 어린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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