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음.식료업종 대표종목으로 꼽히는 하이트맥주[000140]와 농심[004370]이 연일 하락하며 북핵 사태 발발 이후 진행 중인 기술적 반등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증시에서 내수주 강세가 부각되고 있지만 이들 종목은 그간 주가를 버텨온 재료나 실적전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모멘텀을 상실, 이런 흐름에도 전혀 동참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 하이트맥주, 실적부담에 진로 악재까지 = 올해 들어 하이트맥주의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던 데는 월드컵 등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성장성 회복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맥주시장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3.4분기에는 맥주시장에서 하이트맥주가 선전한 반면, 자회사 진로가 소주시장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는 점이 시장에서 부담요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3.4분기 국내 맥주시장의 성장률은 작년 동기대비 1.1%에 그쳤지만 대신 하이트맥주는 시장점유율이 같은 기간 57.1%에서 59.1%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자회사 진로의 사정은 좀 다르다. 작년 말까지 55.4%였던 진로의 소주시장 점유율이 지난 8월말 53.1%까지 하락하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28% 가량 감소한 1천500억원선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진로의 상장이 시장이 예상했던 내년 하반기보다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이는 점도 하이트맥주 주가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아직 상장 연기 방침의 공식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상장 전 재무구조 개선계획의 일환으로 시도했던 알짜 자회사 진로 재팬의 매각시도가 실패하면서 이런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NH투자증권 홍성수 애널리스트는 진로 재팬의 매각실패로 약 4천억원의 자금 유입 기대감이 사라지고 진로의 상장이 연기되면서 주가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하이트맥주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시장평균'을 제시했다. 시장에 이런 관측이 퍼지면서 하이트맥주의 주가는 20일 오전 11시분 현재 1.33% 내린 11만1천500원까지 밀리며 4일째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 농심, 3분기는 '깜짝실적'인데..= 또다른 음식료 대표주 농심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특히 농심의 3.4분기 실적이 라면 판매의 증가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는 특이한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원인은 라면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기 힘든 반면, 이를 대체할 성장동력이 마땅치 않다는 관측 때문이다. 여기에 이 회사의 최대 원재료인 밀의 국제가격이 심상치 않다는 점까지 가세하며 3.4분기 호실적의 김을 빼고 있다. 크레디리요네는 3.4분기 농심의 매출총이익률이 작년 동기 33.8%에서 34.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내년에는 밀 가격 상승 등으로 이익률이 압박받을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도'로 낮췄고 미래에셋증권도 라면시장이 아직 의미있는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농심의 주가는 이 시간 현재 0.40% 내린 24만9천원을 기록하며 지난 12일부터 7일째 반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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