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수만 증가, 후판 등 원가비용 감안하면 ‘적자’

▲ 올해 5월까지 조선사들 수주량은 전년대비 11.1%증가했지만, 금액기준으로는 179.4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0%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올해 수주가 많았던 벌크선 모습 ⓒ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올해 상반기 현대중‧삼성중‧대우조선 등의 수주량이 급증했지만, 주력선박수가 적고, 후판등 원가비용을 감안할 경우 선박들의 건조시점에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이 나왔다.

19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조선사들 수주량은 전년대비 11.1%증가했지만, 금액기준으로는 179.4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0%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조선사들이 신규 수주한 선박은 주로 벌크선으로 국제선가 상승에 영향이 작고, 한국 조선사들의 주력선종인 VLCC(초대형원유운반선)와 LNG의 선가는 반대로 각각 지난해말 대비 4.1%와 6.1% 떨어졌다. 환율까지 감안한다면 총 하락율은 9.8%와 11.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106년 평균 대비 신규수주한 VLCC의 조선가는 11.0%하락했다.
 
더구나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다. 2015년 말 톤당 40만원 수준이던 국내선 후판(20mm 기준)가격은 2016년 초부터 상승세가 이어져 현재 58만원까지 45%나 상승했다. 신규 수주한 선박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22.8%정도로 상반기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8.5% 증가하게 된다.
 
여기에 구조조정과 무급휴직 등 직영인력 인건비를 15% 감축하고, 기타 재료비와 경비, 외주인력 인건비, 판관비 등 10% 감축할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척당 적어도 5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이 같이 조선사들이 적자를 무릎쓰고도 높은 수주율을 올린 것은 저가수주를 피하며 시장을 관망해왔다가 작년 하반기 들어 수주잔고가 빠지면서, 올해 초 신규수주를 급하게 늘린 결과다.
 
실제 5개 조선사(현대중‧삼성중‧대우+삼호+미포)의 누적 수주액은 지난해 1~5월 10.9억달러로 전체 조선시장의 5.9%점유에 그쳤지만, 하반기 들어 신규수주를 진행하면서 26.4%로 늘었고, 올해 1~5월 누적으로는 30.7%까지 상승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저가라도 수주해서 고정비를 배분할 수 있으면 손실은 제한적이지만, 아예 수주를 못 해 매출이 급감할 경우 더 큰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최근의 신규수주는 수익성보다는 잔고확보의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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