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가장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알려진 "스타 트렉"의 시작은 '재앙'에 가까운 실패였다

다들 알다시피, <스타 트렉>은 TV 시리즈로부터 시작됐다. 거의 최초의 SF TV 시리즈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제작자인 진 롯덴베리에 의해 1966년 처음 전파를 탄 <스타 트렉>의 파일로트 에피소드인 는 방송사인 NBC의 간부진들로부터 탐탁치 않다는 반응을 먼저 불러 일으켰다. 이전까지 '싸구려 장르'로 여겨지던 SF 장르를 '건드려 본' 모험적 시도였기에 그저 'B급 SF 시리즈' 정도를 예상하고, 이런 '싸구려 취향'의 시청자들을 끌어들여 쏠쏠한 잔재미를 보려던 간부진들에게 실제로 제작된 <스타 트렉>의 파일로트는 지나치게 심오하고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 여기에 '아무도 담배를 피우지 않는' 우주모함을 설정- 당시만 해도 흡연 장면이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모종의 '정감'을 불러 일으킨다는 평가까지 있었다 - 이나 여성이 조직의 상층부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설정 역시 지독히 보수적인 이들 간부진을 거슬리게 했다. <스타 트렉>의 TV 시리즈는 좋게 보아도 '평균' 정도였고, 냉정히 보자면 '실패한 시리즈'였다. <스타 트렉>은 당시 방영되던 모든 시리즈물 중 52위 이상의 시청률을 올린 일이 없었고, 16세에서 39세 사이로 규정될 수 있는 시청자들 탓에 '명확한 광고 효과'가 설정되어 간신히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었지만, 이것도 4번째 시즌에 이르러서는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쇼는 캔슬되고 말았다. <스타 트렉>이 그 기묘한 생명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쇼가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부터였다. 1970년대 초반부터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에 재방영되던 <스타 트렉> 시리즈는 서서히 '할 일 없는 백수' 집단들을 포섭해내었고, 수없이 반복 방영되면서 <스타 트렉> 시리즈의 대사를 외우고, 에피소드의 세부사항까지도 모두 외워대는 '미친 팬'들인 '트레키'를 양산해내었던 것. 가히 '최초의 컬트 현상'이라 불리워질 법한 이 기묘한 '부활'은 이후 '컬트적 현상'을 언급함에 있어 빠지지 않는 에피소드가 되었고, 가장 초기적 형태의 'TV 매니아'층을 처음 입증시킨 사례로서도 일컬어지고 있다. 이런, 기형적이나마 열렬한 반응에 힘입어 쇼의 제작자인 진 롯덴베리는 후속타격 시리즈를 기획했지만, 이것은 TV 브라운관이 아닌 극장 스크린을 통해 이루어졌고, 결국 1979년, 로버트 와이즈 감독에 의해 <스타 트렉> 영화판으로 이어졌다. 롯덴베리가 그렇게도 염원하던 '후속타 시리즈'는 1987년에 이르러서야 이루어졌으며, 이 새로운 시리즈인 <스타 트렉: 넥스트 제네레이션>은 오리지널의 초반 냉대를 비웃어 버리고 엄청난 히트 시리즈로 남아, 1994년부터는 극장판 시리즈의 배경으로서 재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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