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갈리는 전망…일본 따라가면 10% M/S 타격

▲ 국내 시장 독과점 형태로 프리미엄 제품 등 마케팅에만 주력해온 KT&G와 달리 필립모리스는 타지 않는 담배 개발과 연구를 위해 2008년부터 3.4조 원이상을 투자했다.ⓒ 필립모리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필립모리스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출시되면서 국내 담배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 아이코스는 1년 반 만에 10%의 담배 시장을 잠식했다. 2015년 담배소비세 인상에 따른 매출액 증가, 국내 시장 독과점 형태로 프리미엄 제품 등 마케팅에만 주력해온 KT&G와 달리 필립모리스는 타지 않는 담배 개발과 연구를 위해 2008년부터 3.4조 원이상을 투자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G 주가는 오후 4시 현재 11만1500원으로 전일 대비 1500원(1.33%) 떨어졌다. KT&G는 지난 5월 18일 10만2500원을 찍고 상승세를 타다가 아이코스 판매가 개시한 직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 아이코스, KT&G에 영향은?…‘갈리는 전망’
사실 작년 말부터 아이코스 출시에 따른 우려는 KT&G 주가에 반영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12월 이후 전자담배를 출시한 PMI는 26.4%, BAT는 17.0%의 주가 수익률을 보인 반면 아직 전자담배가 출시되지 않은 KT&G(-10.0%), JT(-0.5%)는 주가가 빠졌다. 특히 KT&G의 감소 폭은 담배 브랜드 가운데 가장 컸다.

반면 대부분의 증권사 분석은 '매수유지'였다. 7일 HMC 투자증권은 아이코스의 6월 기점 아이코스 국내 판매가 본격화되면 올 3분기까지 KT&G가 시장점유율 4.0%(737억 갑) 축소에 그칠 것이라 예상했으며, 4분기 경에는 시장 민감도가 낮아져 감소 폭이 2.8%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또 대부분의 증권사는 올해 1월~5월까지 KT&G가 담배경고 그림으로 인한 판매 감소가 크지 않고, 아이코스 수입을 앞두고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라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 아이코스의 담배소비세가 낮다는 점도 KT&G 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은 1327원으로 여기에 관세를 포함해 2000원 수준이다. 2914원인 일반 담배의 세금의 45.5%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아이코스의 고마진으로 이어지게 되며, 아이코스에 대한 세금을 일반담배 수준으로 올리자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 궐련형 전자담배 소비, 일본 따라가나?
사실과 전망이 갈리는 가운데 아이코스가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을 예측하려면 같은 아시아 인접 국가인 일본시장과 대비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는 중평이다.

곧 국내 아이코스 점유율이 일본의 시장점유율을 따라간다면 KT&G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일본시장에서 아이코스의 시장점유율 증가는 기대 이상이었다. 출시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일본에서 아이코스의 흥행은 계속되고 있으며 도쿄의 경우 2015년 9월 0.4%에서, 2016년 4월(4.0%), 2017년 1월(9.5%), 2017년 3월 (11.6%)까지 도달했다. 전국적으로도 2017년 3월 9.6%에 달한다.

반면, EU 시장에서 아이코스의 점유율은 부진했다. 이탈리아 M/S는 0.5%, 스위스는 0.9%, 포르트갈은 0.4%에 불과하다. 앞서 증권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전망치가 EU 시장 점유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동부증권 연구원은 “아이코스가 출시된 25개국 중 가장 큰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지만 이외 지역은 시장점유율이 대체 미미하다”라며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이 일본과 유사하고 한국담배 수요가 일본처럼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 3.4조 전자담배 기술, 세금 벽 낮췄다.
아이코스의 담배소비세가 낮다는 점도 KT&G 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은 1327원으로 여기에 관세를 포함해 2000원 수준이다. 2914원인 일반 담배의 세금의 45.5%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아이코스의 고마진으로 이어지게 되며, 아이코스에 대한 세금을 일반담배 수준으로 올리자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아이코스, 일본 및 EU 국가 시장점유율과 담배소비세 이후 KT&G 매출 증가비율 ⓒ IB업계

KT&G가 마케팅 위주의 전략을 펴온 것과 달리 애초 아이코스는 궐련형 담배에 붙는 세금을 타깃으로 기술개발을 해왔다. 필립모리스에 따르면 아이코스를 포함해 타지 않는 담배 제품의 개발과 연구를 위해 2008년부터 3.4조원 이상을 투자해왔다. 아이코스에서 발생하는 증기에는 일반 담배 연기에 비해 국제기관들이 정한 잠재적으로 유해한 물질이 평균 90%적게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는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일반 담배보다 적은 전자담배의 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 같은 판단은 동일하며, 덴마크 19%, 스위스와 네덜란드가 21%, 독일이 27%에 불과하다. 가장 높은 곳이 포르투갈로 46%에 그쳤다.

이에 대한 한 업계 관계자는 “세금이란 측면에서는 KT&G도 수혜를 본 바가 크다”며 “2015년 세금인상 이후 고가담배로 전략을 바꿨고, 면세점 가격 인상 효과로 KT&G가 가져간 이득도 상당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아이코스가 KT&G와 외국산 일반 담배가 과점한 형태인 국내 담배 시장에 메기효과를 내는 것에 그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아이코스의 추정 갑당 영업이익은 일반 담배 대비 1.5배 수준인데, 시장구조 사 점유율에 비해 높은 수익을 가져가는 것에 KT&G가 곧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늦게나마 KT&G 역시 전자담배 제품 개발을 완료한 상황이며, 국내 시장 영업망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출시 이후 이에 상응하는 전자담배 시장의 M/S를 회복‧점유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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