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 처음 아니라는 점 의혹이 눈초리 여전

▲ 표절 의혹이 제기된 롯데그룹 계열사만 롯데물산, 롯데제과, 롯데주류, 롯데백화점 등 소비자와 직접 연관된 기업들로 상표명 및 광고 콘셉트 표절 논란에 자유롭지 못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6월1일 출시 예정인 롯데주류의 ‘피츠 수퍼클리어’ 상표명 및 광고 표절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롯데그룹 표절 논란의 흑역사가 주목 받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맛을 보고 만족했다고 알려진 맥주 신제품 ‘피츠’는 시장에 첫발을 내놓기 전에 표절 논란으로 김이 빠진 상태다. 무엇보다 롯데는 이미지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롯데가 '클라우드'를 선보인 지 3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이라 맥주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표절 논란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의 표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의혹의 눈초리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롯데는 2015년부터 이어져온 경영권 분쟁으로 대국민 사과를 2번이나 하는 등 기업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신동빈 회장이 연루 의혹을 받고 검찰 수사에 이어 재판을 받는 등 부정적 여론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제품 표절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돈만 되면 다 한다’는 혹평을 사기도 했다. 롯데그룹을 둘러싼 표절 논란은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봤다. 

◆롯데제과 베끼기 논란 여러 번
표절 의혹이 제기된 롯데그룹 계열사만 롯데물산, 롯데제과, 롯데주류, 롯데백화점 등 소비자와 직접 연관된 기업들로 상표명 및 광고 콘셉트 표절 논란에 자유롭지 못했다.
▲ 아래는 전지현이 등장하는 클라우드 광고, 위는 구찌의 향수 광고.ⓒ롯데주류, 구찌 광고 동영상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유명한 초코파이 상표 베끼기 논란이 단연 화제다. 1974년 오리온은 초코파이를 첫 출시하고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초코파이가 공전의 히트를 치자 롯데제과가 4년 뒤인 78년 롯데 ‘쵸코파이’를 출시했다. 당시 앞글만자 ‘초’에서 ‘쵸’로 바꾼 것이다. 이후 19년이 지난 1997년 오리온은 경쟁사인 롯데제과의 '초코파이'에 대해 상표등록을 취소해 달라며 특허심판을 냈지만 기각 당하자 소송을 냈다.

당시 오리온(옛 동양제과)  "초코파이는 우리가 만든 조어(造語)로 고유명사인데다 미국 등 30여개국에서 상표등록을 마친 만큼 롯데측의 `쵸코파이' 상표는 일종의 지적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반면 롯데측은 “초코파이가 고유명사라면 `초코우유'나 `초코아이스크림'도 고유명사냐”고 맞섰다.

결국 재판부는 롯데측의 손을 들어줬다. 오리온이 초코파이 상표가 20년간 다른 업체들이 사용되는 동안 독점적 사용에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상품 식별력을 상실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제품명과 관련 2008년 크라운제과 법정 다툼에선 재판부는 크라운제과 손을 들어줬다. 당시 롯데제과는 상품명을 ‘크레용 신짱’에서 ‘크레용 울트라짱’으로 변경해 출시했다.   

이후에도 롯데제과는 표절 논란에서 ‘단골’로 이름이 자주 거론됐다. 오리온의 초코파이 포장지 디자인과 유사한 포장지 디자인을 차용했고, 일본 제과업체 에자키글리코(글리코) 제품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 ‘카피캣’ 오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4년 11월 글리코는 롯데제과의 '빼빼로 프리미어' 상자 디자인이 2012년 출시한 '바통도르'를 베꼈다며 한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글리코 손을 들어줬다. 
◆롯데그룹 대홍기획 광고 논란은 진행 중
▲ OB골든라거 광고(사진, 하)와 ‘피츠 수퍼클리어’광고(사진, 상)ⓒ롯데주류, 오비맥주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독일 브랜드 에스까다의 광고와 당시 전속모델이었던 박신혜 광고 사진이 유사해 베끼기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붉은 색 반팔 블라우스와 와이드 팬츠 차림, 붉은색 하이힐 신고 왼팔에 작은 가방을 걸치고 왼손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고 다리를 벌린 각도 등 모든 컨셉이 롯데백화점 광고 사진과 유사했다.

당시 롯데백화점은 에스카다에 사과를 했고 에스카다도 롯데백화점측의 실수를 인정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았다. 당시 롯데백화점 광고는 롯데그룹 계열사인 대홍기획이 제작했다. 

롯데주류 역시 광고 표절 의혹 논란에서 비껴가지 못했다. 2014년 일명 신동빈 맥주로 불리는 클라우드 광고가 베끼기 논란에 휩싸인바 있다.

배우 전지현을 내세운 클라우드 TV광고가 명품 브랜드 구찌의 향수 광고를 따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구찌 향수 광고를 보면 모델이 황금색 드레스를 입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파티장에 들어서는 설정 등이 유사해 광고 베끼기 논란 의혹이 일었다. 배경음악과 헤어스타일, 야경, 모데 포즈 등도 흡사해 네티즌 사이에서도 너무 흡사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당시 대홍기획은 “순수 창작물이다. 표절이나 오마주도 아니다”라며 “촬영 당시 구찌 광고를 보지 못했다. 여자 주인공이 파티에 등장하는 구도는 대부분이 비슷하다. 드레스도 맥주 광고라서 황금색을 입었을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17년 6월1일 출시를 앞둔 ‘피츠 수퍼클리어’ 상품명이 일본 껌 이름과 비슷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또 한번 표절 논란에 불을 지폈다. 거기다가 지난 2011년 오비맥주가 선보인 OB골든라거 광고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일면서 표절 논란이 연거푸 이어졌다.

롯데주류측은 ‘Fit’은 일반동사로 다양한 제품명에 사용되고 있다”며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 함께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어떤 음식과도 꼭 어울린다는 제품의 속성에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해 브랜드명을 'Fitz'로 최종 결정했다”고 표절 논란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광고 표절 논란까지 이어지자 곤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표절 논란에 대해 롯데주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마신 후 3초면 알게 된다’는 문구는 맥주 광고에서 많이 사용되는 문구고 남자 모델 기용 및 광고구성까지 유사한 것은 맞지만 표절은 아니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대홍기혹을 통해 알아보고 해명하겠다”고 본지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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