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검찰 개혁과제 이행에 매진” 정의당 “검찰개혁의 시발점 기대”

▲ 조국 교수의 민정수석 임명으로 파격인사의 포문을 연 문재인 대통령은 이정도 총무비서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에 이어 19일에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임명했다. 윤석열 지검장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수사 지휘 및 감독 위반이라는 지적에 “지시 자체가 위법한데 어떻게 따르나. 위법을 지시할 때 따르면 안 된다”며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당당히 말하기도해 화제가 됐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조국 교수의 민정수석 임명으로 파격인사의 포문을 연 문재인 대통령은 이정도 총무비서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에 이어 19일에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임명했다.
 
윤석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와 대검 중수2과장, 중수1과장 등 요직을 거쳤는데, 2012년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으로 대선 개입 혐의를 수사하면서 정권의 눈 밖에 나 평검사로 좌천됐다.
 
윤 지검장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수사 지휘 및 감독 위반이라는 지적에 “지시 자체가 위법한데 어떻게 따르나. 위법을 지시할 때 따르면 안 된다”며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당당히 말하기도해 화제가 됐다.
 
그와 함께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박형철 전 검사가 반부패비서관으로 임명된 것과 맞물려 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의 인사는 상징성을 갖는다. 더구나 비법조인 출신 조국 민정 수석까지 더해 윤 지검장의 파격인사는 검찰개혁의지를 확고히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청와대 “검찰 개혁과제 이행에 매진, 흐트러진 검찰조직 분위기 쇄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19일 오전 브리핑에서 “이번 인사는 최근 돈봉투 만찬 논란으로 서울중앙지검장 및 법무부 감찰국장에 대한 감찰이 실시되고 당사자들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수석은 “서울중앙지검장은 2005년 고검장 급으로 격상된 이후 정치적 사건 수사에 있어 총장 임명권자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계속되어 온 점을 고려하여 종래와 같이 검사장급으로 환원시켰다”며 “현재 서울중앙지검의 최대 현안인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 및 관련사건 공소 유지를 원활하게 수행할 적임자를 승진 인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검찰 안팎에서 업무 능력이 검증된 해당 기수의 우수 자원을 발탁하여 향후 검찰 개혁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치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검찰의 주요 현안 사건 수사 및 공소유지, 검찰 개혁과제 이행에 한층 매진하고 최근 돈봉투 만찬 등으로 흐트러진 검찰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춘추관에서 “이번 사안이 공직기강에서 시작했고 감찰이 진행 중이기에 감찰 결과에 따라서 우리들이 그 내용을 파악해야한다”면서 “하지만 결국 이 사건 자체가 검찰 인사 문제와도 연계되기 때문에 검찰 개혁이란 부분과 떼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검찰 개혁의 신호탄임을 감추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도 “윤 검사장 윗기수 검사장들이 모두 사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파격 중의 파격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보다 더 강력하게 새정부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인사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파격과 함께 강렬한 검찰개혁의지가 읽힌다는 것이다.
▲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검찰 안팎에서 업무 능력이 검증된 해당 기수의 우수 자원을 발탁하여 향후 검찰 개혁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치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검찰의 주요 현안 사건 수사 및 공소유지, 검찰 개혁과제 이행에 한층 매진하고 최근 돈봉투 만찬 등으로 흐트러진 검찰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자유한국당·바른정당 “검찰 줄 세우기 우려”...검찰개혁 못마땅
정치권의 반응은 정당별로 뚜렷하게 갈렸다. 윤 지검장의 인사를 사장 혹평한 것은 자유한국당이다. 바른정당도 마뜩치 않다는 반응이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사장급으로 환원조치까지 하면서 윤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승진 임명한 것은 다분히 윤 검사장을 그 자리에 앉히기 위한 정권의 의도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법무부장관을 통해 구체적인 사건을 지휘할 수 있는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문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으로 임명한 윤 검사장에게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 지휘한 것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태옥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윤 검사는 국정원의 댓글 수사의 외압의혹 폭로로 지난 정권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인물”이라며 “이것이 또 하나의 검찰 줄세우기나, 코드인사가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기존 검찰이 잘못되었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하지만 이를 다시 자기 코드에 맞춘 사람으로 채우는 것은 또 다시 정치검찰로 정권 눈치 수사를 불러올지 여부가 심히 우려된다”고 거듭 비판했다.
 
조영희 바른정당 대변인은 “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부가 국정농단사건을 수사했던 인물을 검찰 조직 내 최고 요직이라 할 수 있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함으로써 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이해된다”면서도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장의 역할이 최순실 게이트의 추가수사 및 부정부패 척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윤석열 검사의 지금까지의 경력을 볼 때 이러한 직위를 수행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이 검증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조 대변인은 “검찰의 기존 인사시스템을 벗어난 이러한 인사가 윤석열 검사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높은 고위 검찰 간부들의 물갈이를 위한 것이라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이 과거 정권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바른정당은 향후 검찰인사에서라도 이러한 우려와 의구심이 제기되지 않기를 바라며 파격적인 이번 인사가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을지 조심스럽게 지켜보겠다”고 탐탁지 않은 심경을 드러냈다.
 
▲ 정태옥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검사는 국정원의 댓글 수사의 외압의혹 폭로로 지난 정권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인물”이라며 “이것이 또 하나의 검찰 줄세우기나, 코드인사가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민주·국민·정의당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검사의 모범”...검찰개혁 기대
정의당은 원내 5당 중 가장 먼저 논평을 내고 환영과 기대를 표했다. 극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도 윤 지검장에 대한 호평과 함께 검찰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창민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검사를 임명했다. ‘봉투 만찬’으로 무너진 검찰을 뼛속부터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면서 “매우 환영한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인선은 정의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고, 언젠가는 되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한 대변인은 “국정원 댓글 사건의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검사는 당시 폭로를 통해 국정원 수사에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렸다”며 “국민은 상부 외압에 굴하지 않고, 정의롭게 수사하려 노력했던 윤석열 검사를 기억한다.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윤석열 검사의 말 또한 울림으로 남았다. 그때 새겼던 다짐이 새로운 검찰의 모범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또 “윤석열 지검장의 임명이 검찰개혁의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고연호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윤석렬 검사의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은 나무랄 곳 없는 인선”이라며 “윤석렬 검사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오직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검사의 모범이었으며, 작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는 특검 수사팀장을 맡아 대한민국의 사법정의를 몸소 실천했었다”고 평가했다

고 대변인은 그러면서 “청와대가 지검장인선을 직접 브리핑했다는 점에 있어서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검찰이 어떤 권력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직 법대로 임무를 수행하게 만드는 것이 검찰개혁의 목표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새로 임명된 윤석열 지검장은 지난 특검팀의 일원으로서, 국정농단 사건의 공소유지 및 추가 수사 등에 만전을 기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며 “국정원 대선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서 윤석열 신임 중앙지검장의 원칙과 소신을 지켜본 국민들의 기대치는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백 대변인은 “‘검사는 공소장으로 말하고,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는 말처럼, 좌고우면 하지 말고 본연의 임무인 공정한 수사에 집중함으로써 검찰다운 검찰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윤석열 중앙지검장은 검찰 내부의 조직논리가 아니라 오직 국민만을 섬기는 검찰이 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새로 임명된 윤석열 지검장은 지난 특검팀의 일원으로서, 국정농단 사건의 공소유지 및 추가 수사 등에 만전을 기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며 “국정원 대선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서 윤석열 신임 중앙지검장의 원칙과 소신을 지켜본 국민들의 기대치는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보겠다”...검찰개혁의 상징
자유한국당의 반응을 보면 최순실 수사 지휘를 윤석열 지검장이 맡는 것이 불만인 듯하다. 검찰개혁 조차 ‘검찰 줄세우기’로 폄훼하고 있다. 바른정당도 검찰개혁을 ‘인사 물갈이’ 정도로 바라보고 있다.
 
당사자인 윤석열 지검장은 19일 특검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갑자기 너무 벅찬 직책을 맞게 됐다”며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지검장은 검찰 개혁에 해서는 “제 지위에서 언급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 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윤 지검장 자신이 검찰개혁을 이룰 수 없겠으나 윤 지검장의 인선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의 의지로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진보정당이 이를 반기고, 보수정당이 이를 거북해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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