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도입 및 노조와 갈등에 문재인 정부와 코드 안 맞아

▲ 철도노조가 파업당시 홍 사장은 철도노조를 향해 ‘민주노총 용병’으로 규정하고 “조합원을 총알받이로 활용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은 철도노조 파업당시 기자회견하는 홍순만 사장.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낙하산으로 입성한 공공기관 수장들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홍순만 코레일 사장 거취 여부가 가장 이목을 끌고 있다.

◆'낙하산 인사' 의혹에 막말 논란까지 
홍순만 사장은 지난 5월10일 코레일 사장에 입성한 뒤 노조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며 불협화음로 조용한 날이 없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인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놓고 노조와 강하게 충돌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철도노조가 파업당시 홍 사장은 철도노조를 향해 ‘민주노총 용병’으로 규정하고 “조합원을 총알받이로 활용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또 홍 사장은 1994년부터 2014년까지 건설교통부 고속철도 과장과 철도국장,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등을 거친 철도전문가지만 친박계 핵심인 유정복 인천시장의 측근으로 불려진다. 때문에 지난해 총선 당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총선에 나가면서 공석이 된 사장 자리에 홍 사장이 후임에 선정되면서 ‘낙하산 인사’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코레일 사장은 역대 6명이 거쳐 갔지만 임기를 채운 사장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재임기간은 2년도 채 되지 않으며, 철도와 무관한 정치권 인사가 내려오면서 ‘낙하산 인사’의 전형적인 공기업으로 손꼽혔다. 홍 사장은 철도 전문가로 손색이 없었지만 2015년 8월 인천시 경제부시장에 선임된 이후 6개월만에 코레일 사장에 오르면서 일각에선 친박계 인사를 심으려는 낙하산 인사 의혹에 휩싸였다. 
▲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하는 철도노조원 집회 시위.[사진 / 시사포커스 DB]

◆성과연봉제 논란 미숙한 대처에 자리 '위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홍순만 사장의 거취가 주목되는 이유는 역대 정권마다 수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홍 사장은 2010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교통정책실장 당시 추진한 인천공항행 KTX 사업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예산낭비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조와 강하게 마찰을 빚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줄기차게 주장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성과연봉제 폐지 가능성이 커 머쓱한 입장이다.

인천공항행 KTX 사업은 배차간격이 길고 요금도 비싸 이용하는 하루 이용 승객이 2200~2300여명에 불과하다. 효용성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지적으로 논란이 있었지만 계획을 밀어부쳤던 것으로 알려졌고 선로 추가, 신호시스템 구축, 터널 보수공사 등 2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됐다. 결국 문제점이 노출되자 인천공항행 KTX의 운행 지속여부에 대해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성과연봉제도 존폐기로에 서 있다. 문 대통령은 경선 당시 박근혜식 성과 연봉제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성과 연봉제 도입을 놓고 노조와 갈등을 빚은 홍 사장이 정권이 바뀐 상황에서 갑자기 성과연봉제 폐지에 동조할지도 미지수다.

홍순만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노동위원회에서도 사법부의 판단을 받으라고 했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했다”며 “취업규칙에 포함된 성과연봉제는 이사회를 통해 적법하게 통과했다”고 도입의 정당성을 재차 밝힌 바 있다.
▲ 성과연봉제 추진에 대해 본지는 코레일 관계자와 통화를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정부 정책이 어떻게 될지 몰라 지켜보는 상황이다”며 말을 아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당시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해서도 윤후덕 의원(더불어 민주당)의원이 적법파업에 대해 100여명의 조합원을 직위해제를 하는 등 불법적인 선제대응을 한다고 비판하자 “철도노조 파업은 불법이다”고 기존 입장을 강하게 고수한 바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노조의 불합리한 관행을 타파해 경영권 회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노조와의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특히 파업참가자가 복귀하지 않으면 6개월 이내 추가인력을 확보하고자 신규인력 채용시 기관사 면허 소지를 우대 또는 의무화하고 일반직원들의 기관사면서 취득, 군인력 확보 등을 통해 3년 내에 3000명의 기관사를 육성하겠다고 말해 파업에 기름을 부었다. 파업 72일째인 12월7일 코레일과 철도노조가 열차운행에 전격적인 정상화 합의로 파업은 마무리 됐지만 홍 사장과 노조간 불신의 골은 깊어졌다.

장기간 파업으로 열차 사고가 발생했지만 홍 사장의 미숙한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22일에는 지하철 분당선 열차가 서울 왕십리역 근처에서 동력장치 고장으로 멈춰 서면서 승객 150여 명이 한 시간 넘게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다음날인 23일 오후 5시 30분께는 경기도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대곡역에서 오금역 방면으로 출발하려던 전동차에서 연기가 발생해 승객 20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성과연봉제를 놓고 벌어진 홍 사장과 노조의 힘겨루기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만 가중된 사건이었다. 때문에 정부가 바뀐 상황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성과연봉제 추진에 대해 코레일의 입장을 알아보고자 본지는 코레일 관계자와 통화를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정부 정책이 어떻게 될지 몰라 지켜보는 상황이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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