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간의 낭만 넘치는 항해 속으로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12일 부산시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국민배우 안성기, 문근영 사회로 화려하게 개막됐다. 개막식에는 5000여 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권택, 유현목 감독과 문소리, 이준기, 김태희 등 국내 정상급 배우 150여명, 류더화 등 해외 스타 및 감독이 대거 참석했다. 영화가 살아 숨쉬는 부산의 열기, 그 현장을 들여다봤다. 뭐니뭐니해도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스타들의 레드카펫 입장이 아니었을까. 이준기, 김민정, 정두홍, 데니스 오, 소이현, 김주혁, 박시연, 임하룡, 김수로, 한채영, 최정원, 백성현, 최강희, 송선미 등이 차례로 입장할 때마다 관객들은 환호로 이들을 환영했다. 정우성과 김태희, 이병헌과 수애 등 개봉될 영화에 함께 출연한 남녀 주인공들은 나란히 커플로 입장해 눈길을 모았다. 특히 이준기, 송선미, 박시연 등 부산 출신 톱스타들이 입장할 때는 박수와 함성소리가 더욱 커 이들에 대한 부산시민의 각별한 애정을 짐작케 했다. 레드카펫의 최고 인기 스타는 홍콩 배우 류더화였다.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이자 아시아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제작자의 자격으로 부산을 찾은 류더화가 입장하자 관중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로 열광했다. 이에 류더화는 양쪽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어 답례했으며 손을 내미는 관중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는 성의를 보여 더욱 갈채를 받았다. 게스트 입장과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입장에 이어 개막식 사회를 맡은 안성기와 문근영이 무대에 올랐다. 안성기는 "아마 부산영화제 최연소 개막식 사회자일 것"이라고 문근영을 소개한 뒤 "두 사회자의 나이 차도 역대 최고"라며 익살맞은 멘트로 관중들을 즐겁게 해주기도. 또한 부산 출신 톱스타 이준기가 개막식에 앞서 스크린쿼터 축소에 항의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준기는 개막식 40여 분 전인 오후 6시20분께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하던 중 '문화 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가 들고 있던 피켓을 빌려 1분여 간 침묵시위에 동참했다.
외신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세계적인 영화 전문지인 버라이어티가 아시아영화제에서는 최초로 데일리를 발간하며, AP AFP 로이터 신화 쿄도 블룸버그 등의 세계적인 통신사들과 스크린 인터내셔널, 할리우드 리포터, 카이에 뒤 시네마를 필두로 아시아의 영화 전문 매체인 키네마 준보, 챠이나 필름 뉴스 등도 이번 영화제를 취재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한편 축제의 분위기속에서 열린 제7회 부산영평상 시상식에서 '가족의 탄생'은 최우수작품상과 함께 김태용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해 2관왕이 됐다. '괴물'의 봉준호 감독은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으며, '해변의 여인'으로 영화에 데뷔한 고현정이 신인여우상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남우주연상은 '사생결단'의 황정민이, 여우주연상은 '오로라공주'의 엄정화가 각각 수상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동안 상연되는 245편의 작품 중 무려 64편의 영화가 세계에서 처음 개봉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들로 그야말로 영화의 축제요 감동의 무대라 할 수 있다. 영화의 유혹과 부산의 낭만, 해가 갈수록 진해지는 이 둘의 매력에 내년 또한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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