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근무 7시. 희망퇴직으로 행원 감소 추세

▲ 시중은행들은 올해 입‧출금과 환전, 신용카드 업무를 주로 보는 고졸이상 이른바 텔러들은 신입 행원 모집규모가 예년보다 줄었다. 우리은행의 창구담당 신입행원 채용규모가 100명으로 작년보다 50명이 줄었고, 신한은행은 공고를 냈으나 모집인원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은 아직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시중은행들의 창구 신입 직원의 업무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면채널을 줄여가는 시중은행들은 점포 통·폐합과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 축소를 예고하고 있다.
 
1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해 입‧출금과 환전, 신용카드 업무를 주로 보는 고졸이상 이른바 텔러들은 신입 행원 모집규모가 예년보다 줄었다. 우리은행의 창구담당 신입행원 채용규모가 100명으로 작년보다 50명이 줄었고, 신한은행은 공고를 냈으나 모집인원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은 아직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일반 대졸 공채 채용도 마찬가지다. 은행들은 최근 핀테크 관련 소수의 ICT 파트만 채용할 뿐 일반직 기업대출, 자산관리 등 대졸 행원들에 대한 공채가 나온 곳이 아직 없으며 모집인력도 대폭 축소될 예정이다. 시중업계 관계자는 “4월에 벌써 나왔어야 할 상반기 정기공채가 나온 은행이 아직 없다”고 전했다.
 
올해 신입채용 감소에 따라 창구직원(텔러)들의 근무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유연근무제와 병행해 130개 지점이 종전 4시에서 오후 7시까지 연장근무하기로 했다. 곧 다른 은행들도 이에 맞춰갈 것이라는 방침이어서 은행에서 고객과 대면해야하는 행원들의 근무시간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 시중은행 직원은 “유연근무제로 오전 1~2시간을 벌수 있겠지만 영업시간이 4시에서 7시로 늦춰지면서 공과금, 시재정리 등 마감을 끝내는 시간까지 합치면 실제 근무시간은 9시를 넘어설 것”이라며 “여기에 고객이 몰리는 휴일이나 토요일까지 수시로 출근한다면 업무 부담은 더 세지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한 은행직원은 “지점마다 다르겠지만, 상가 근처나 번화가 등 업무량이 많은 곳에서는 창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그러다보니, 송금, 공과금 납부 등 간단한 업무조차 제때 해결하지 못한 고객이 불편을 호소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시간을 7시까지 늘려도 업무를 낮 시간에 보지 못한 고객들이 퇴근이후 시간에 맞출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사실 은행들은 꾸준히 인력을 줄여 판관비를 줄이고 영업이익을 키웠다. 특히 올해 1분기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예상을 넘는 깜짝실적을 냈는데, 희망퇴직을 통해 1분기 판관비를 5.6%나 줄이는 효과를 봤다. 앞으로도 각 은행별로 중장기적으로 매년 200~300명이상 인력을 축소할 계획이며, 영업점에 대해서는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이 올해까지 60개를, 우리은행은 2020년까지 현재 894개에서 850개로 통‧폐합할 계획이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오는 7월까지 80%의 지점을 통‧폐합할 예정으로 현재 노조와 협상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채널이 늘어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등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창구와 지점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은행은 희망퇴직 등으로 기존 인력을 줄이고, 가능한 최소수로 대면비율을 줄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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