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장밋빛 전망 조속한 경영복귀 이뤄져야 주장 나와

▲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은 그룹 총수의 의사결정이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 다는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작금의 이 부회장 부재는 삼성전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는 대목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2014년 5월10일 서울 이태원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3년간 와병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삼성전자는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총수 역할을 대신하며 이끌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석유화학 계열사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방위산업 부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한화에 매각하며 M&A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어 삼성물산 제일모직 간 합병, 삼성SDI 케미칼 부문과 삼성BP화학 등 나머지 화학계열사를 롯데에 매각하는 등 M&A를 통해 ‘선택과 집중’의 이재용식 경영을 알렸다.

이후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미국 스타트업 비브랩스를 인수해 인공지능(AI) 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한편, 인수합병의 화룡정점으로 지난해 11월 전장기업 하만까지 인수하며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사업의 청사진을 그렸다.
 
◆삼성전자 호황 이재용의 ‘선견지명’
3년 기간 이재용 부회장은 ‘취사선택’의 새로운 경영방식으로 선대인 이건희 회장의 경영과 차별되는 자기만의 경영스타일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이라는 등식이 성립돼도 무방할 정도로 이건희 회장 와병으로 인한 삼성그룹의 그늘을 지우고도 남았다는 재계의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선임됐다는 것은 삼성 경영 전반을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이 부회장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그만큼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전 계열사에 대한 그룹 장악력을 높이는 동시에 경영권 승계의 퍼즐을 완성한 듯 보였다. 지주사 전환도 지난해 등기이사 선임을 기점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으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호사다마일까.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으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정점을 치닫는 과정에서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은 해체됐다. 기능은 계열사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체제로 전환됐고,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주산 전환은 지난달 27일 전면 백지화됐다.

전반적으로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고,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는 각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라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는 게 삼성전자측의 설명이다. 또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점도 지주사 전환을 접은 이유로 꼽았다.

이런 어려움에서도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우려를 말끔히 씻고 있다. 8일 현재 주가는 230만원 선을 돌파했다. 1분기 영업이익 실적은 반도체 호황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총수 부재 장기화는 ‘금물’…복귀 서둘러야
▲ 최근까지 진행된 11차례 재판 상황을 보면 혐의를 입증할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어 여론몰이 재판의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법원에서 나오는박영수 특검팀과 지난해 12월 청문회 당시 이재용 부회장. [사진 / 시사포커스 DB]

이처럼 삼성전자가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이 없어도 삼성전자는 잘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총수가 없어도 큰 영향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과연 그럴까. 지금의 호황은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대규모의 선제적 투자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런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은 그룹 총수의 의사결정이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 다는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삼성전자는 지금의 호황을 누릴 수 있을까. 대규모의 선제적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춰볼 때 작금의 이 부회장 부재는 삼성전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는 대목이다.

구속 수감 중이라 옥중경영이 불가피하지만 정상적인 경영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마냥 장밋빛 전망을 기대할 수는 없다. 때문에 현재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는 ‘이재용 재판’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14%나 되고 그룹 전체로 보면 23%에 육박한다. 즉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재판의 굴레에서 벗어나 경영에 복귀하는 시점이 빠를수록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명백한 불법을 저질렀다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하겠지만 최근까지 진행된 11차례 재판 상황을 보면 혐의를 입증할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어 여론몰이 재판의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0차 공판에서 “노승일 증인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는 대가로 삼성이 (정유라를) 지원해준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진술했죠?”라고 이재용 부회장측 변호인단이 노승일 전 부장에게 물었고, 이에 노승일 전 부장은 “네, 제 생각을 진술했습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10차례 공판 동안 혐의 입증의 결정적 증거 없이 추측성 답변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시간만 끌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재용 부회장 공백이 아쉬울 따름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 대내외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이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에는 선제적 투자와 경영판단에 따른 결과물”이다며 “이재용 부회장 부재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작금의 실적을 이어나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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