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모비스에 대폭 전력보강한 동부·LG·SK 도전 양상

▲ 서장훈 선수(서울 삼성 썬더스)
추석 연휴가 끝난 9일부터 프로농구 KBL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06/07 시즌 개막은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다.

올 시즌에는 14초룰과 외국인선수 3쿼터 출장 제한 추가 등 새로운 규칙이 도입된다. 12월 열리는 도하 아시안게임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맘때면 3강5중2약이니 A팀과 B팀의 호각지세니 하는 시즌 전망이 나와야 정상이다. 하지만 올해는 누구도 감히 그런 예측을 내지 못한다.

너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감독과 선수 진용을 대폭 바꾼 구단들이 더러 눈에 띈다. 변신의 계절이다.

변신 하면 곧장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가 떠오른다. 변신은 작년 시즌 최하위였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최희암 감독이 새로 부임했고, 14명 중 9명이 교체됐다. 무엇보다 베스트5가 모두 바뀌었다는 것이 관심사다.

황성인, 김성철, 조우현에 아담 파라다와 브랜든 브라운이 베스트5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원주 동부 프로미도 9명을 바꿨다.

베스트5중 3명을 유지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김주성과 자밀 왓킨스의 센터진은 작년 시즌 서장훈이 이끄는 서울 삼성 썬더스를 압도할 정도였다.

이번 시즌 가드진에 욕심을 낸 전창진 감독은 삼성에서 이세범을, 대구 오리온스에서 배길태를 데려왔다. “올 시즌 판도는 동부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한 우승후보다.

LG도 하위권 탈출을 위해 모진 애를 썼다. 베스트5에서는 현주엽만 남았고, FA 조상현과 상무 박지현이 가담했으며 전주 KCC 이지스에서 민랜드를 데려왔다.

조우현·김영만·황성인 등 예전의 주전들이 팀을 떠났다는 것도 팀 컬러 변신의 요인이다.

AG효과, 최대 변수될 듯

여기에 올 시즌 최대의 변수는 단연 아시안게임이다. 각 팀의 주전들이 대표팀에 차출돼 정규리그 54경기 중 30%를 ‘전력평준화’ 상태에서 치른다.

지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때는 서장훈·현주엽을 보유했던 SK가 플레이오프에 탈락하는 이변이 초래된 바 있다. 이번에 피를 본 것은 삼성이다.

빅3 서장훈, 강혁, 이규섭이 빠진다. 전자랜드도 못지 않아 조우현, 김성철이 빠지면 탈꼴찌를 향한 전력보강도 무산될지 모른다.

반면 각각 주전 현주엽·조상현, 주희정·양희승, 이상민·추승균이 고스란히 남은 LG, 안양 KT&G 카이츠, KCC는 AG기간 상대적으로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선수 중에는 스페인리그 출신들이 돋보인다. 스페인은 지난 9월 세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피트 마이클(대구 오리온스)과 루 로(SK)는 올 시즌 외국인선수 최대어로 꼽힌다. 두 선수 모두 스페인리그 출신.

마이클은 2005년 유럽 MVP, 로는 2001년 스페인리그 MVP 경력이 빛난다. 최고의 외국인선수를 손에 넣은 오리온스와 SK이지만 사정은 다르다.

방성윤·윤제한을 잡아 한국인선수 전력변동이 거의 없고 키부 스튜어트 역시 만만찮은 실력을 가진 SK는 두 용병과 문경은·전희철을 앞세워 상위권 복귀를 노리고 있다. 반면 FA 김승현이 남고 마이클과 리 벤슨을 더블포스트로 활용하려던 오리온스는 벤슨이 돌연 잠적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주요 선수들의 입대와 이적도 전력 누수요인이다. 기대되는 신인이라면 전정규(전자랜드)와 주태수(오리온스)가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돼온 주전선수들이 AG에 차출되는 기간에 팀 득점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주태수는 용병 문제를 겪고 있는 구단의 거의 유일한 희망이다. 올 시즌에는 바뀐 규칙도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초룰’은 공격시간 24초 중 14초 이하가 남았을 때 파울을 하면 공격시간을 14초만 주는 규칙이다. 종전에는 24초를 다시 줬기 때문에 경기가 늘어진다는 반응이 많았다.

NBA가 공격농구를 지향하면서 도입한 규정으로 WKBL도 지난 시즌부터 도입한 바 있다. 지난 시즌 2쿼터에 외국인선수 출장이 1명으로 제한된 데 이어, 올해부터는 3쿼터에도 1명으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선수들이 주로 포진한 파워포워드·센터에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팀이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장훈·이규섭의 삼성, 김주성·정훈의 동부, 이창수·김재훈의 모비스가 가장 이득을 볼 팀으로 꼽힌다.

삼성·모비스·동부 3강,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올 시즌 판도를 점치는 건 사실상 무의미하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예상하자면, 작년 전력을 유지한 삼성과 울산 모비스가 2강으로 꼽히고 동부가 그 아성에 도전하는 구도로 보인다.

나머지는 혼전이다. 작년 3약이었던 대폭 변신하면서 SK·LG·전자랜드는 올 시즌 돌풍의 핵으로 부상했다.

부산 KTF 매직윙스는 이렇다할 특기사항이 없고, 전력 누수가 심한 KCC, KT&G는 AG효과만 바라보는 처지다. 오리온스는 용병 수급이라는 숙제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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