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실적 향상 저조… 외식․화장품․주류 이어 호텔 등 사업 확장

▲ LF가 국내외 패션시장 위축으로 주력사업인 패션 부문의 매출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들어선 가운데 사업다각화를 통해 이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F
[시사포커스 / 박현 기자] LF가 국내외 패션시장 위축으로 주력사업인 패션 부문의 매출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들어선 가운데 사업다각화를 통해 이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패션사업의 실적 향상이 사실상 저조한 상황이어서 회사 안팎으로 새로운 사업기반 확충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대한 요청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지난달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구본걸 LF 회장이 “사업 포트폴리오의 지속적인 점검과 신규사업 검토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며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을 향한 사업방침을 천명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날 구 회장은 ‘닥스’와 ‘헤지스’, ‘질스튜어트’ 등 메가 패션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유통채널별 효율성을 극대화해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정관에 호텔업과 테마파크 운영업을 새로이 추가해 사업다각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지난 몇 년 간 국내외 패션시장이 저성장 기조로 힘을 잃고 있는 가운데, 주력 사업인 ‘패션’뿐만 아니라 신사업 진출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관측된다.

◆ 중국 현지사업 부진 심각
지난 2007년 LG그룹에서 분리․독립한 LF는 2010년 매출 1조1,212억원을 달성해 ‘1조 클럽’에 가입한 이후 지금까지 눈에 띄는 실적 향상이 없었다. 2014년에는 매출 1조4,602억원, 2015년 1조5,710억원, 지난해 1조5,291억원으로 사실상 성장 정체에 빠져 있는 상태다. 물론 패션시장 불황 속에서 국내 여타 경쟁업체에 비해서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일부 평가도 있다. 하지만, 패션 부문 매출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회사 차원에서는 문제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들어선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 현지사업 부진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중국법인 ‘라푸마베이징’의 부채가 자본을 초과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이다. 이는 그동안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설립 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따른다. 또 다른 중국법인 ‘LF트레이딩상하이’ 역시 자본잠식 규모가 확대일로에 있다. 두 법인 모두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대폭 증가해 LF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시급히 손을 써야 할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LF 측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현지 사업을 이끌어갈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 사업 분야 확장 속 일부 우려도
LF는 그동안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2년간 패션 브랜드별 유통채널을 재정비하고 온라인사업을 한층 강화하는 가운데 신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철수한 패션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일꼬르소’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LF의 온라인 사업은 경쟁업체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모바일 사업 매출은 약 3,000억원으로, 전체 가운데 20%에 달할 정도의 비중이다.

신규 사업 투자에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07년 자회사 ‘LF푸드’를 설립, 일본라멘 전문점인 ‘하코야’와 시푸드 뷔페 ‘마키노차야’를 운영해온 데 이어 2015년에는 여행용품 편집숍 '라움보야지'를 론칭했다. 같은해 인터넷 쇼핑몰 ‘하프클럽닷컴’을 보유한 트라이시클과 케이블방송채널 ‘동아TV도 인수했다.

지난해 5월 서울 청담동에 화장품 플레그십 스토어 ‘불리 1803’을 론칭했으며, 네덜란드 코스메틱 브랜드 ‘그린랜드’의 독점사업권도 획득, 화장품 사업에도 영역을 넓혔다. 하반기에는 명품 침구브랜드 ‘잘라’와 ‘헤지스홈’도 론칭했다.

또한, 올해 초 주류사업에도 진출, 해외 주류를 국내에 수입하는 인덜지를 자회사로 편입해 크래프트 맥주 생산을 올 하반기부터 시작할 방침이다.

한편, LF는 올해 호텔과 테마파크 사업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LF와 LF네트웍스 컨소시엄이 강원도 양양군 관광지의 체류형 융·복합 해양관광단지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있다. 이에 따라 LF는 양양군의 국․공유지 및 사유지 매입 매각 등 행정절차를 거쳐 2018년 말 단지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으로 LF는 패션사업 부문을 현 기조로 유지하면서 차기 신성장동력 확보에 비중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LF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변모가 패션기업의 정체성마저 모호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LF가 국내 패션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요 기업으로서 패션 R&D 분야에 대한 투자가 아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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