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시장, 선점이 ‘좌우’

▲ 삼성의 바이오시밀러가 첫 FDA승인을 받았다. 미국 시장을 넘게 된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 2곳으로 늘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FDA승인으로 전환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패스트팔로워’일 뿐 ‘퍼스트무버’는 아니다. 제약산업에서 선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블로그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삼성의 바이오시밀러가 첫 FDA승인을 받았다. 미국 시장을 넘게 된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 2곳으로 늘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FDA승인으로 전환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패스트팔로워’일 뿐 ‘퍼스트무버’는 아니다. 제약산업에서 선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2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SB2)는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렌플렉시스는 다국적 기업 얀센의 당뇨병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로 지난 해 레미케이드는 약 9조3000여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이오의약품이다. 미국 증권회사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는 “레미케이드는 렘시마 등 바이오시밀러의 영향으로 2020년에는 매출이 50%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 선두기업 셀트리온이란 ‘그늘’?
셀트리온도 같은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렘시마’를 가지고 있어, 경합이 예상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이번 승인은 사실상 바이오시밀러산업의 선두기업인 셀트리온의 후광이 컸다. 셀트리온은 오리지날 제재의 벽을 뚫기까지 1년 6개월 이상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2014년 8월~2016년 4월 FDA승인을 받았고, 11월 얀센 특허무효소송에서 승소해 미국 판매를 개시했다. 한번 FDA에서 허물어진 벽에 같은 제재로서 삼성의 렌플렉시스는 상대적으로 짧은 1년1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번 기회가 매출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유럽의 전례로 비춰볼 때, 셀트리온의 렘시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렌플렉시스보다 1년 이상 먼저 출시돼 오리지날 레미케이드 시장의 40%를 가져갔다. 뒤이어 출시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시장에서 렌플렉시스로 인한 빛을 보지 거의 보지 못했다. 2016년 하반기 유럽에 출시해 매출이 1억원에도 못 미쳤다. 제약 시장에서 오리지날 제재 시장에 투입해 저가 공세로 시장에 침투하기는 쉬워도, 이미 진입한 동일 바이오시밀러로 가격경쟁력이 거의 없어 사용자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 ⓒ 美 FDA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는 국내 기업 두곳뿐이지만, 이번 미국시장에서의 향방도 셀트리온의 미국시장의 선점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방증은 삼성의 베네팔리(SB4)다. 삼성은 앞서 셀트리온과 구분된 독자적인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를 판매하고 있다. 베네팔리는 유럽출시 1년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삼성의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였던 ‘베네팔리’는 미국 암젠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엔프렐의 복제약으로, 2023년까지는 유럽판매에 만족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엔프렐의 특허가 2023년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2023년에야 본격적으로 삼성의 베네팔리의 미국 시장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의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패스트팔로워 전략, 성공할까? 
삼성의 다음 바이오시밀러로는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제재인 SB9이 FDA승인이 올 하반기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란투스는 지난 1월에 유럽에서 승인을 받았다. 또 로슈의 유방암 치료용 항체 의약품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SB3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SB5의 유럽승인도 신청해 놓았고 연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복제약 업계에서는 당뇨병 바이오 의약품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SB9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단 셀트리온엔 없는 바이오의약품이기 때문이다. 란투스는 연간 10조원 시장을 가진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유럽에서는 지난해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미국 머크(MSD)가 공동 개발한 유럽에 지난 1월 승인을 획득한 SB9은 삼성에 앞선 다국적 제약사로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이미 FDA승인을 받았고, 또 유럽 일부시장에서 순차적으로 판매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SB9은 작년 8월에 FDA에 승인을 신청했기 때문에 빠르면 올 하반기에 승인이 날 전망이다.
 
▲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대자본의 다국적기업들이 선점효과를 노리고 다수 포진해있다. ⓒ 메디칼트리뷴

또 허셉틴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SB3)의 경우엔 셀트리온의 허쥬마와 겹친다. 이 제재는 2016년 8월 허가 신청을 완료해, 10월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셀트리온보다 한달 먼저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한발 늦은 셀트리온은 지난 4월 11일 일본으로 발을 옮겨 판매 허가 신청했고, 2018년 출시 예정에 있어 4500억원가량의 일본 제약 시장을 노린다. 또한 이 시장에서는 밀란이란 제약사가 미국 FDA에 승인을 신청해 놓아 퍼스트무버자리를 꿰찼다. 바이오시밀러가 ‘퍼스트무버’가 타업계에 비해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셀트리온과 동시에 진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밀란의 후발주자로 시장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적잖다.
 
세 번째로 거론되는 바이오시밀러 제재 SB5는 지난 3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제약사 에브비와의 휴미라 특허무효소송에서 승소했고 유럽승인을 앞두고 있다. 휴미라의 특허가 끝나는 2018년 10월에나 출시가 가능하다. 휴미라는 지난해 16조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시장이다. 먼저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잉겔하임과 암젠이 FDA승인을 받았고, 2018년 10월에 특허가 풀리게 되면, 동시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다국적 제약사 간 유럽시장에서 누가 먼저 발을 딛느냐가 관건이 된다. 미국 시장의 특허가 풀리기 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FDA 승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매출은 베네팔리와 렌플렉시스(플릭사비) 두 제품으로 올렸고, 유럽지역은 바이오젠이 그 외지역은 머크(MSD)가 판매해 1483억원을 판매했다. 유럽지역에서 바이오젠의 2015년 6억원에서 지난해 933억원으로 유럽 외 지역을 앞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렌플렉시스가 FDA승인을 받음에 따라 향후 판매사인 머크의 매출이 늘어날 예정이고, 유럽 판매사이자 대주주인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도 높아져 나스닥 상장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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