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한 계열사 최대실적 회사채 흥행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한화그룹은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배 육박하는 실적을 올리며 과연 김승연 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한화그룹의 최근 행보를 보면 그룹의 모든 여건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함박웃음이 절로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한 한화토탈의 최대실적과 없어서 못판다는 회사채, 적자를 냈던 한화건설의 흑자전환 등 올해 역시 이같은 기조를 이어갈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재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다만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 한화갤러리아 재무개선이 필요하고 일부 사업에서 적자 탈출은 시급한 상황이다.

◆M&A로 일군 계열사 ‘효자네’
한때 한화그룹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김승연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이후 정유라 말 지원 의혹에 곤혹을 치르면서 다른 총수와 마찬가지로 검찰 조사를 받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초기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 재계 총수들이 출석한 가운데 김승연 회장은 그 자리에 있어 “이번 청문회가 기업 입장을 설명할 좋은 기회”라며 국정농단 사건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낸 이후 이렇다 할 잡음 없이 비껴가면서 그룹 현안에 집중, 지난해와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그룹은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배 육박하는 실적을 올리며 과연 김승연 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M&A의 귀재로 불리는 김승연 회장은 또 한번 마법을 부리며 2014년 2조원의 자금을 동원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그룹의 석유화학과 방산부문 계열사 4곳을 인수했다.

이중 한화토탈(전 삼성토탈)이 최대 실적을 내며 최대 영업이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토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4667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이 3조6200억원 중 40%를 한화토탈이 올렸다. 2014년 인수 당시 영업이익이 1727억원과 비교하면 9배 급성장한 수치다.
▲ 한화토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4667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이 3조6200억원 중 40%를 한화토탈이 올렸다.사진은 당산공장. ⓒ한화토탈
◆흥행 가도 회사채 ‘없어서 못팔 지경’
현재 한화그룹의 현 상황을 잘 보여주는 대목은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가 높은 회사채다. 과거 자회사들의 실적부진에 발목 잡혀 주요 계열사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연이어 미달 사태를 빚은 것과는 정반대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기피 대상으로 전락했던 오명을 지난해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회사채 시장의 주인공으로 바뀌었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화그룹은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회사채 발행 모집에 미달이 발생하는 등 회사채 기피 종목 대상에 손꼽혔지만 올해는 회사채시장에서 단연 주목받는 회사채가 됐다며 지난해 실적 기조가 이어간다면 당분간 한화그룹 회사채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발행에 나섰던 한화케미칼은 500억원어치 3년 만기 회사채 모집 과정에서 경쟁률이 12.7대 1의 수요예측 역대 1위 자리를 갈아치웠다. 금액만 10배가 넘는 6350억원을 끌어 모았다. 한화에너지도 3·5년물 800억원 모집에 나서 6400억원의 매수주문을 끌어냈다. 또 3월 1000억원어치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 총 39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최대 실적이 회사채 흥행으로 이어갔다는 게 IB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면세점 적자 늪 김승연 회장의 ‘아픈 손가락’ 
이처럼 한화그룹의 최근 행보를 보면 근심걱정이 없을 법도 하지만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은 김승연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
▲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따르면 2015년 면세점 사업은 14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는 43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적자폭을 키웠다.ⓒ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7일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케미칼은 한화갤러리아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400만주, 금액 2000억원 규모로 10일 대금 납부했다.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케미칼의 자회사로 면세점 적자가 늘어나고 광교호수공원 주변 총사업비 1조3000억원 규모의 광교점(백화점·아쿠아리움·호텔·오피스텔 등)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어 한화케미칼의 추가 지원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따르면 2015년 면세점 사업은 14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는 43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적자폭을 키웠다. 2014년 1억343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지난 10일 유상증자는  광교 한화갤러리아백화점의 신축자금 조달 차원에서 실시됐다는 점에서 면세점 적자폭을 메워야 하는 상황에 한화케미칼의 추가지원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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