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사옥 매입… 임차 지지부진

▲ 지난해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과 올초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을 잇따라 매입하며 주목을 끌었던 부영그룹이 지지부진한 임차인 확보로 고심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박현 기자] 지난해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과 올초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을 잇따라 매입하며 주목을 끌었던 부영그룹이 지지부진한 임차인 확보로 고심하고 있다.
 
19일 부동산관리·컨설팅업체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부영그룹이 5,717억원에 사들인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의 공실률은 현재 지하상가를 제외할 경우 65%내외에 달할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지하 5층~지상 25층 규모의 해당 건물은 연면적 8만7,646㎡ 가운데 공실면적이 5만6,198㎡에 해당한다.
 
부영그룹은 건물 공실이 줄어들지 않자 3.3㎡당 보증금 113만원, 월세 11만3,000원, 관리비 5만1,000원 등 기존 임대 조건을 지난해 4분기부터 도심권(CBD) 사무실 임대료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췄다. 현재는 3.3㎡당 보증금 84만원, 월세 8만4,000원, 관리비 3만5,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역시 지난 1월 부영그룹이 4,380억원에 매입을 완료한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도 절반 이상의 사무실이 비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 6층~지상 21층 규모의 해당 건물은 연면적 5만5,312㎡ 중 공실면적이 2만5,553㎡로 매입 전과 동일한 임대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3.3㎡당 보증금 138만원, 월세 13만8,000원, 관리비 5만3,500원이다.
 
이처럼 부영그룹이 매입한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과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의 임차 상황이 부진한 것은 오피스 임대시장이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데다 도심권의 신규 빌딩 공급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보리얼코의 김현진 과장은 “보통 대기업 사옥이 매각될 경우 ‘매각 후 임차(Sale & Leaseback)’ 방식이 주종을 이룬다”며 “매입자 입장에서 건물 매입 후 발생할 수 있는 공실을 바로 대폭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에 비해 부영그룹의 해당 사옥 매입 방식은 다소 이례적”이라며 “일정 부분 통임대라도 될 경우 사정이 나아질 수는 있겠으나 당장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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