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때리던 洪 지지율 두 자릿수로 상승…劉도 반등

▲ [시사포커스 / 고경수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강한 대한민국, 강력한 안보독트린 Strong Korea’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연일 선두주자 때리기에 열중하던 보수후보들이 차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유권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면 기존의 양강구도를 유지해오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사이의 격차는 다시금 벌어지는 모양새인데, 안 후보에게 몰렸던 보수층 일부가 보수진영 후보들에게로 선회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젠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대선 막판, 보수후보들이 선두 때리기를 통해 재도약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홍준표, 文-安 무차별 비판으로 돌파구 찾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8일 문 후보와 안 후보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이날 울산 남창시장 유세 중엔 문 후보를 겨냥 “지난번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도 김정일이게 물어보고 하자고 제안하고 기권했다. 대통령이 되면 바로 김정은 만나러 간다고 했다”며 “이런 분이 대통령 되면 사실상 대북정책에 한해 한국 대통령은 문 후보가 아니라 김정은이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안 후보도 표적삼아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실질적인 대통령은 박지원 대표가 된다”며 “사실상 친북좌파인 박 대표가 안 후보 대신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일격을 가했다.
 
홍 후보는 남창시장 유세 직후엔 기자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살로 이르게 한 박연차 게이트를 거론하면서 “다음 세탁기에 들어갈 차례는 문 후보가 될 수 있다. 내 알기로 640만 달러를 노무현 대통령이 박연차에게 직접 전화해 돈을 달라고 했다는 진술이 확보돼 있을 것”이라며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과 의논 안 했겠냐. 70억 수뢰에 대한 공범이고 그럼 대통령 못 나올 수 있다”고까지 문 후보를 공격했다.
 
또 그는 같은 날 오후 부산 서면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선 “전 안 후보가 참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게 주식이 올라 1100억대 어떨 때는 2000억까지 갔다”며 “전 그런 돈 있으면 대통령 안 나온다. 그거 먹고 살지 뭐하러 (대선) 나와서 왔다갔다 오락가락하면서 욕을 먹냐”고 안 후보를 비꼬기도 했다.
 
이처럼 선두주자 때리기에 집중했기 때문인지 홍 후보의 지지율은 오랜만에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데일리안의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2045명에게 설문한 결과 홍 후보는 전주보다 1.1%포인트 상승한 10.2%로 다시 두 자릿수 지지율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식 선거운동 시작 전 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첫 대선후보 TV토론이 있었던 지난 13일부터 그 다음날까지 양일간 리얼미터가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도 홍 후보는 전주보다 1.4%P 오른 10.3%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조사에선 홍 후보가 부산·경남·울산 등 PK지역에서 6.6%포인트 오른 19.6%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왔는데, 이 지역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며 과반을 이룬 문 후보와 달리 안 후보는 13%포인트나 떨어진 점에 비추어 안 후보를 지지하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홍 후보로 마음을 바꾼 것이라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안 후보와 홍 후보 간 격차도 25.2%포인트에서 21%포인트로 한층 좁혀졌는데,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홍 후보는 12%를 기록하면서 두자릿수 진입은 분명해졌다.
 
이렇게 반등에 성공하게 된 원인은 몇 가지로 꼽히는데, 먼저 외적으로는 4·12 재보선 성공으로 한국당 지지율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된 점을 계기로 기대감을 갖게 된 보수 유권자들이 사표방지 차원에서 밀어주려고 했던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일부 철회했다는 부분을 들 수 있고 이 점은 안 후보 지지율에 타격을 준 반면 홍 후보의 상승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 TV토론에서든 현장유세에서든 상대후보를 가리지 않고 퍼붓는 막말 수준의 공세가 탄핵 사태로 침체되어 있던 보수성향 유권자들에게 오히려 ‘사이다 발언’으로 받아들여져 당 지지율 상승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TV토론은 물론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 벌어진 네거티브 공방 등을 통해 안 후보에 실망하게 된 보수 유권자 역시 다시 보수정당 후보에게로 회귀했을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유승민도 반등 조짐…당내 ‘사퇴론’ 벽 넘는 게 관건
 
▲ [시사포커스 / 고경수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앙시장 사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아직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또 다른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도 상승한 점이 그런 점에서 눈에 띄는데, 그토록 상승 기미를 보이지 않던 유 후보의 지지율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조사한 알앤써치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3.9%로 전보다 2배 가까이 뛰어오른 부분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탄핵에 찬성하는 일부 보수 유권자들이 TV토론과 여러 검증 과정에서 안 후보에 실망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전히 당적을 갖고 있는 자유한국당 쪽보다는 성향이 비슷한 바른정당의 유 후보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이 뿐 아니라 첫 대선후보 합동토론에서 유 후보가 보여준 토론 자세가 타 후보에 비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정도로 훌륭했다는 점도 지지율 상승의 또 다른 이유로 설명되고 있어 스탠딩 토론이 있는 19일 두 번째 합동토론을 통해 제2의 도약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오다 보니 바른정당 내에선 현재의 추세로 대선 승리는 어렵다는 회의론도 일부 고개를 들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유 후보에 대한 회의론자들은 후보 단일화 등을 비롯한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투표용지 인쇄 하루 전인 오는 29일이 대선후보 사퇴시한인 만큼 적어도 이번 주 안으로 완주 여부를 놓고 결판을 지으려는 분위기인데, 이를 보여주듯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은 19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주 내에 의원총회를 통해 수습을 하든지 거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같은 당 홍문표 바른정당 선대위 부위원장도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내부적으로 주말 내지는 주초 쯤 이 문제를 슬기롭게 결정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홍 부위원장조차 이날 인터뷰에서 “끝까지 가야한다는 사명감은 있는데 너무 사실 어렵다”며 “당선되기 위해 가능성 있는 분들은 차선책으로써 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과거 정몽준 의원 같은 경우 노무현과 하루 전에 했지 않나”라고 덧붙여 완주보다도 후보 단일화의 형태를 통한 중도하차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선두인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의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상황에서 안 후보가 최후엔 유 후보와의 단일화를 함께 할 가능성도 물론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이 역시 유 후보가 어느 정도 판세를 바꿀 만큼 유의미한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을 때 가능한 얘기이다 보니 우선 19일 실시되는 스탠딩 토론에서 얼마나 유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어필하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다.
 
대선 당일까지 몇 안 되는 반등 요인 중 하나인 스탠딩 토론에서 적어도 홍 후보를 따라잡을 정도로 뛰어오를 여지라도 보여주지 않는다면 유 후보의 완주 의사에도 불구하고 당내 논란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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