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흥행 초반 기세 꺾여 북미에서 사활, 갤럭시S8 위협에 부담

▲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1인 체제 하에 가전의 ‘1등 DNA’를 스마트폰에 이식해 적자행진을 멈추고 수익성을 개선 스마트폰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올해 G6 흥행 성패는 조준호 사장의 거취와도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G6 흥행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휴대폰 단말기 제조 사업부문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대결이 싱겁게 막을 내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항상 ‘도망자’였고, LG전자는 삼성을 따라잡으려는 ‘추격자’였다. 결론은 일방적인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그런데 올해는 삼성전자가 추격자로 LG전자가 도망자로 입장이 바뀌었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한달 먼저 주력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를 선보이며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했다. 후발주자로 나선 LG전자는 G시리즈로 무장 삼성전자를 추격했지만 너무나 큰 격차로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그 대가는 7분기 연속 적자행진. 추격자였던 LG전자 MC사업부의 타격은 컸다. 조직이 축소되고 인력이 감축되는 등 LG전자 전체 실적을 갉아먹은 주범이 되고 만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1인 체제 하에 가전의 ‘1등 DNA’를 스마트폰에 이식해 적자행진을 멈추고 수익성을 개선 스마트폰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갤럭시S8 출시 임박에 힘 못쓰는 G6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로 인한 단종여파로 올해 갤럭시S8 출시를 한 달 이상 늦춘 4월21일 출시하기로 하면서 LG전자가 한 달 먼저 G6을 선보이고 부진 탈출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멀리감치 달아나 갤럭시S8 출시 전까지 시장 선점 효과를 누려야 했지만 갤럭시S8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와 지난달 갤럭시S8 언팩 행사에서 외신의 호평이 쏟아지며 관심이 갤럭시S8로 몰리면서 예약 판매가 들어가자 G6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색다른 점등광고 ‘G6 타임’ⓒLG전자

조성진 부회장 1인 체제로 바뀌면서 LG전자의 체질개선이 이뤄지며 MC사업부의 적자폭이 축소되고는 있지만 판매량 급감하면서 지난해 실패작인 G5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G6의 국내 판매량은 일평균 3천대 수준으로 출시 초반 1만대 예약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때문에 갤럭시S8에 집중된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각종 이벤트와 홍보자료를 배포 안간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5월2일까지 LG그룹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G6 임직원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한다. 갤럭시S8의 흥행에 불안감을 느낀 LG전자가 고육책으로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40만원 상당의 임직원몰 복지 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사내 프로모션을 강화한 것이다.

G6 나오기 전까지 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20만 포인트를 제공했다면 추가로 20만 포인트가 제공되는 것으로 LG그룹 내부에서도 이례적이란 말이 나온다. 그만큼  LG전자자 G6흥행 성공에 사활을 걸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조성진 부회장도 MC사업부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한 번 기울어진 운동장은 다시 새울 수 없는 법, 삼성전자 갤럭시S8 흥행을 지켜봐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출시 전까지 적극적인 판매와 갤럭시S8에 홍보전을 펼치며 G6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갤럭시S 시리즈의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의 추격전에 LG전자가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시장을 내주게 된 셈이다. 지난해와 올해 ‘추격자’와 ‘도망자’의 위치만 바뀌었을 뿐 국내에서 LG전자 G6의 성패는 어느 정도 결정되면서 G6의 운명은 해외 시장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북미시장이 마지막 보루 
해외시장에서 흥행 성패 여부는 올해 LG전자가 내놓은 G6은 회사 모바일사업을 좌우할 분기점이라는 MC사업부 존폐 여부와 MC사업부를 지휘하는 조준호 사장의 거취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된 LG G6. 국내에서 LG전자 G6의 성패는 어느 정도 결정되면서 G6의 운명은 해외 시장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LG그룹 내부에선 벌써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했던 임원들이 퇴출 되며 G 시리즈 흥행 참패 여파가 불어 닥치고 있다. 지난달 31일자로 퇴임한 LG전자 임원 7명 중 4명이 스마트폰 사업 관련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준호 MC사업부 사장은 대표이사에서 제외됐다. 피처폰 시대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흐름이 바뀌었지만 퇴임한 임원들이 흐름을 읽지 못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따른 책임을 물은 것이다. 조준호 사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에서 제외되면서 지난해 G5 성적에 따른 조치라는 말이 나온다.

올해 G6 흥행 성패는 조 사장의 거취와도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G6 흥행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 MC사업부가 내놓은G4, G5가 흥행 실패로 7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고 지난해 적자만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며 “올해 G6을 통해 적자폭이 개선되지 않으면 MC사업부가 지난해 이어 또 한번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LG전자는 MC사업부만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선 예상하고 있다. 올 2분기 MC사업부 흑자 전환 여부는 북미 시장 성적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LG전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5.9%로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3위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온 인력 조정, 라인업 효율화, 유통 합리화 등 사업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단행, 비용 절감 효과로 1분기 적자폭을 줄였다.  

LG전자는 지난 7일 버라이즌, 스프린트, AT&T, T모바일, US셀룰러 등 미국 5大 이동통신사를 비롯한 북미 11개 이동통신사에서 G6을 출시를 시작으로 17일 러시아와 CIS 지역 6개국에 G6를 출시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 해외 판매실적은 LG전자에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국내에서 초반 흥행을 이어가지 못하고 기세가 꺾인 마당에 글로벌 시장에서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경우 모바일사업 존립 자체에 위협이 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비슷한 시기에 출격하는 갤럭시S8이 위협대상이지만 경쟁에서 선방한다면 2분기부터는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역대 최다 판매량을 갖고 있는 G3의 530만대를 넘어 서며 600만대 판매량을 올린다면 흑자 전환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시장에서 얼마나 흥행하느냐에 따라 G6 성적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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