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지점 통‧폐합, 외국인 경영자 한국금융에 대한 ‘無知’

▲ 한국씨티은행 브랜단카니 소비자금융그룹장 ⓒ 한국씨티은행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99.98%지분을 가진 대주주는 씨티뱅크다. 최근 씨티은행 국내은행권에서는 유래없는 기록들을 만들고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에 최근에 씨티은행과 관련해 일어나는 일들은 새로 신설된 소비자금융그룹에 배치된 외국인의 경영방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씨티은행 측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달 27일 소비자금융그룹 영업점 운용전략이라는 이름아래 126개(출장소 포함, 소비자금융영업점기준)지점을 25개로 대폭 줄이고, 나머지는 폐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0%의 지점이 폐점된다. 이동하는 직원은 약 600명이다.지방의 점포폐점 직원들은 서울로 발령을 내 콜센터 업무를 하게 된다.
 
◆ '희망퇴직은 없다'…80% 지점 폐점
씨티은행의 폐점된 영업점의 직원들은 특정지점으로 모두 이동하는 게 아닌 대다수 직원이 고객가치센터(인바운드)와 고객집중센터(아웃바운드)에 편입될 예정이다. 지난 4일 열린 직무설명회에 따르면 200~300명이 배치되는 고객가치센터에서는 일반고객은 모바일로, 5000만원이상 고객은 WM센터로 유도하는 업무를 하게 되고, 아웃바운드 지점은 DB를 통해 UPL(신용대출)과 카드론을 판매하고 카드사용 한도 증액이나 증대요청 등 영업업무를 맡게 된다.
 
직무설명회에서 한 씨티은행 직원은 “결국 지방지점까지 서울로 불러 콜센터 업무를 하라는 것인데, 거취문제와 여직원의 가정문제 등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며 “지점 경력 20~30년 직원들은 적응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씨티은행 측의 인원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포석임에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고 주장했다.
 
▲ “씨티은행 측은 희망퇴직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구조조정과 똑같은 절차를 밟고 있는 것” ⓒ 뉴시스

반면, 은행 측은 희망퇴직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씨티은행 노조관계자는 “행장은 직무연봉제라는 것을 실시하겠다고 단언했었다. 우리나라에서 실시하는 호봉제와 달리 같은 직급에서 같은 연봉을 받는 것이다. 당장은 기존 연봉을 준다고 하지만, 지금처럼 한 곳에 직원들을 몰아놓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말단 사원과 부지점장이 동일 업무를 하면서 능률이 떨어지는 사람이 떨어져나가고, 직무연봉제에 근접하게 된다”며 “사실상 구조조정과 똑같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점 폐점에 대해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씨티은행 본사 입장에서 보면 한국씨티은행은 거둬들이는 돈은 아시아에서 2위지만 투자대비 효용이 적은 나라다. 씨티은행에서는 여신 자금을 고객의 예금으로 하는 것이 아닌 본사자금으로 하고 있는데, 돈이 되지 않다보니 WM이라는 방카슈랑스 상담을 통한 수수료를 얻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은행권에서 희망퇴직이라 하면, KB국민은행과 같이 대면채널이 비활성화되면서 과거 무기계약직이었던 창구직원과 성과연봉제 선택에 기로에 선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포화된 중간관리자 층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조직의 슬림화가 주된 목적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택했다. 이번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다시금 희망퇴직의 트렌드의 획을 그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0~30년 동안 정상영업을 해온 은행원 중 80%가 통합된 자산관리(WM) 직원으로 남고, 다른 80%의 거취가 모연해진다. 씨티은행은 작년 영업이익 2701억원으로 2015년 3896억, 2014년 1511억원으로 80%폐점의 이유로 수익상의 문제를 지적하긴 힘들다.
 
씨티뱅크, 한국에서는 ‘고객’이 무엇?
 
씨티은행은 국내 최초로 거래유지수수료를 도입해 대면창구에서 고객이 거래를 하면 돈을 지불하게 했다. 그것도 1000만원 미만의 잔고를 지닌 고객들에게 계좌유지수수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즉,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해 창구를 주로 이용하는 노인층 고객을 제한하고 창구업무를 줄이려는 의도라고 은행권은 해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KB국민은행에서 이 제도를 따라 하려다 여론에 된서리를 맞았다. 국민은행의 지점규모만 해도 씨티은행의 10배 이상이기 때문이다. 타 은행업계 관계자는 “고령층 고객들은 ATM조차 이용하지 못해, 창구로 가서 연금을 받든지. 송금업무, 관리비납부를 해야한다”며 “돈이 되는 고객만 상대하겠다는 기업이기주의다”라고 해석했다.
 
▲ 한국씨티은행 배당성향은 국내시중은행의 두배가 넘는다.ⓒ 금융감독원

배당문제로 들어가면 한국씨티은행이라기보다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 씨티뱅크의 지점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올해 씨티은행의 배당성향은 무려 73.1%으로 국내 시중은행의 평균치 32.5%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그나마 작년에는 41.6%, 2014년 45.4%로 시중은행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외국계인 SC제일은행도 배당성향은 35.6%였다. 한 씨티은행 직원은 “외국인이 주인인 회사라 배당성향 높은 편임에도 특히 올해 두배 이상이었다”며 “국내 예금자원이 전부 외국으로 빠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0일에는 금융감독원의 지침을 어기고 해외 ATM거래를 지속하다 씨티카드 고객 28명의 계좌에서 상당액의 금액이 인출되는 사태를 유발했다. 앞서 한 VAN사에서 해커에 의해 보안에 구멍이 나면서 외부 ATM 거래정지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이를 무시한 것. 금감원과 은행업계 관계자는 “씨티카드가 해외고객 현금인출 중단을 막으려고 금감원의 지도를 피하기 위해 복제카드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씨티카드 측은 “다른 은행과는 다르게 해외체류시 씨티카드에서 현금은 인출하는 고객들이 다수”라고 말햇다. 은행권 관계자는 “씨티은행 경영자가 금융감독원 지침에 대해 이해를 못한 것”이라며 “외국인이 돈 거래만 치중하다보니 외국인 경영자의 오판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씨티은행 한 직원은 “씨티은행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씨티뱅크 본사 외국인들은 한국 고객에 대해 무지하다. 해외에서 씨티뱅크가 프리미엄 높다보니. 제주도나 지방지점을 폐점해도 충성고객들은 남아 씨티은행을 이용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 금융문화와 고객들에 대해 이해도가 부족한 외국인의 일방통행식 경영으로 직원들은 물론 고객에게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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