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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여론조사 과열, 이대로 괜찮은가
박강수 칼럼니스트  |  5255s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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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2  20:06:27
   
▲ 박강수 회장
근래 들어 여론조사가 여론 동향을 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실시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일부 들려오고 있다.
 
평소 같으면 웃어넘길 수도 있을지 모르나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 같은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각 당 대선 캠프는 물론 유권자들조차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게 된 건 여론조사의 정확성 여부를 떠나 이를 실시하는 조사기관 혹은 조사를 의뢰한 특정 매체나 단체가 중립적이지 못할 것이란 인식이 근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이는 우리나라에 국한된 문제도 아닌데, 미국 역시 지난 대선에서 대부분의 주요언론들이 각자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예측했으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놓고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대체로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하는 선거 관련 지지율 조사는 면접원이 직접 전화를 거는 전화면접조사나 육성이 아닌 녹음된 음성을 통해 이뤄지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 두 가지 방식만을 놓고도 정확하고 구체적인 표심을 읽어내는 데에는 전화면접 방식이 효과적이란 주장이 있는 반면 ARS와 달리 전화면접에선 자신의 성향을 숨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을 정도로 어느 쪽이 더 정확하다고 담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자동응답 방식도 조사대상 중 공교롭게도 정치에 관심이 적은 유권자가 많을 경우 답변조차 하지 않고 끊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응답률이 높게 나오지 않는 점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최근엔 전화통화가 아닌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여론조사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일례로 모바일 교통카드 고객에게 조사 참여 시 소정의 보상을 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응답률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한편으론 무작위(랜덤) 표본추출 방식이 아니라 특정 고객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패널 여론조사처럼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를 누르고 대선후보로 최종 확정지을 수 있었던 데에는 같은 대상을 상대로 반복 조사하는 패널 여론조사 방식을 활용했기에 높은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왔다는 점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여론조사의 또 다른 문제점은 유무선 비율이다. 연령층별로 이념 성향이 크게 갈리는 경향이 짙은 우리나라 특성상 유선전화 비율을 높일 경우 고령층의 의사가 많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무선 비율을 높이게 되면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기에 이 역시 조사 결과만 살피기에 앞서 분명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의 이 같은 맹점은 도외시한 채 대다수 언론들은 매일같이 결과에만 집중해 저마다 대선후보 지지율을 쏟아내다 보니 같은 기간 동안 조사됐음에도 선두주자가 완전히 다르게 나오는 웃지못할 조사 결과까지 동시에 발표되고 있다.
 
이를 보면 가히 여론조사 과열이라고 할 만한 수준인데, 이에 그치지 않고 여론조사가 특정후보들 위주로 대선구도 전반을 조성하려는 흐름까지 나타나고 있어 참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적으로 최근 들어 집중 보도되고 있는 문재인-안철수 양자구도 프레임을 꼽을 수 있는데, 분명히 다른 후보들이 완주 의사를 피력하고 있고 지지율 반등에 주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완전히 배제한 채 두 후보만 본선에 나온다는 가상의 구도를 만들어 분위기를 유도해나가는 모습이 눈에 띄고 있다.
 
이는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바른정당의 유승민 등 보수진영 후보들 뿐 아니라 정의당의 심상정 등 진보진영 후보까지 유권자의 선택권 밖으로 밀어낸 일방적 폭거라 칭할 수밖에 없는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사례처럼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지지율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알 수 없는 대선판에서 후보등록도 시작조차 안 된 시점부터 특정후보들만의 대결처럼 조사한다는 것은 다른 후보들에 대한 예의도 아닐뿐더러 그들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모욕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런 ‘문재인-안철수’ 양자 여론조사는 이번 대선을 야당후보 간 대결로 굳혀버려 보수후보들에 대한 기대감을 일찌감치 떨어뜨림으로써 종국엔 보수층 전체를 무너뜨리는 결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에 조사기관이 단순히 흥미 차원에서 내놓아서도 안 될 말이다.
 
분명 후보 단일화 여지가 없다는 데도 근거 없이 이런 허구의 양자대결 조사들을 쏟아내는 여론조사기관들이 그간 반등에 힘쓰던 보수후보들에 대해 유권자들의 회의적 시선만 늘어가게 만들게 한 건 아닌지, 과연 이에 어떤 책임을 질 자세는 된 채로 발표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겨보고 이들이 이제라도 반성해야 하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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