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지표, KB금융 신한지주보다 앞서…대우조선 손실 변수

▲ 금감원이 발표한 지난해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신한지주와 KB금융의 간격이 모든 지표에서 좁혀졌다. KB금융은 자회사 현대증권이 실적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우조선으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겹쳐 올해 KB금융이 신한지주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금감원이 발표한 지난해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신한지주와 KB금융의 간격이 모든 지표에서 좁혀졌다. KB금융은 작년 6월 자회사로 편입된 현대증권이 실적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 초 대우조선으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겹쳐 올해 KB금융이 신한지주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2일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말 은행지주회사의 총자산(연결기준)은 1679.2조원으로 전년말 (1547.6조원)대비 131.6조원(8.5%↑) 증가했다. 지주사의 총자산 중 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9.8%로 가장 높다. 이어 보험(6.9%)과 금융투자(6.8%) 등의 순이다.

작년 은행지주회사의 호실적을 이끈 것은 바로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와 대손비용 감소치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 ⓒ 금융감독원

◆ KB금융 신한지주 바짝 뒤쫓다.
이 중 KB금융지주가 신한지주의 1위 자리를 뺏을 것이냐가 금융업계의 관심사이다.

KB금융은 지난해 6월 현대증권을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올해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작년부터 KB손보에 대한 지분을 사들이면서 추가로 덩치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신한지주에 견줘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금감원이 제시한 경제 지표마다 KB금융지주의 손이 들렸다.

지난해 은행지주회사별 연결당기순이익 증감률은 4454억원(26.2%)으로 KB금융지주가 가장 컸고, 두 번째가 하나금융 4207억원(46.2%), 다음으로 신한지주 4076억원(17.2%)였다. 실적증가율만으로는 29%P나 차이가 났다. 총자본비율 역시 KB금융(15.27%)이 가장 높았고, 이어 신한지주(15.00%), 하나금융(14.33%), 농협금융(13.49%)순으로  KB금융이 신한지주를 앞섰다.

자산건전성면에서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비율이 신한(0.74%)로 가장 낮고, KB(0.85%)가 다음이지만, 전년대비 감소율은 신한지주(0.14%P), KB금융(0.32%P)로 두배 이상 감소율이 크다. 대손충당금 적립률 역시 신한지주(221.22%)가 KB(198.60%)금융보다 22.62%P 앞서있지만, 전년대비 증가율은 KB금융이 8.13%P더 많았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금감원 등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작년 은행주 실적은 모두 대손비용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KB증권(舊 현대증권) 비은행부문 실적 개선 및 판관비 절감(희망퇴직 및 M&A)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KB금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B증권의 ELS실적 호조가 전체 이익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분기만 은행채널 ELS판매 확대 및 과거 조기상환 발생으로 전체 순이익을 800억원이상 개선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은행 간 대우조선 손실처리 변수
▲ 올해 초 은행의 상승세는 한 풀 꺽일 조짐이다. 대우조선해양 부실채권이란 변수 때문이다. ⓒ 뉴시스

한편, 올해 초 은행의 상승세는 한 풀 꺽일 조짐이다. 대우조선해양 부실채권이란 변수 때문이다.

동부리서치에 따르면 각 은행의 대우조선 손실처리에 따라 5개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의 실적은 -10.6%인 2.1조원으로 예상했다. 대우조선 손실처리가 없었다면 실적은 1.9%로 개선추세를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작년 은행 실적개선의 주된 이유가 낮은 대손비용률이었던 사실과 상반되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에서는 대우조선해양 관련 각 은행들의 대출채권과 RG 등의 여신을 합산하면 신한은행은 3098억원, 국민은행은 5129억원, 우리은행 2337억원, 하나은행은 7144억원이 될것으로 집계했다. 오는 17~19일 대우조선 채무조정안에서 P-Plan에 돌입하면 출자전환분 손실과 기존 적립 충당금에 RG 추가손실까지 반영되면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추가 실적에 대한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전년 부동산 호황으로 담보대출이 대폭 늘어난 반면, 올해 1분기를 비롯해 주택담보대출의 순증이 0에 가까울 예정이다. 신규 여신이 발생하지 않는 만큼 오히려 충당금 부담도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지난 2015년 이후 낮은 연체 증가 추세도 수그러들어 대손비용률은 매우 낮다고 분석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손부담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보다 추가적인 하락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반대로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집단대출 신규 승인금액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하반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작년 은행권의 호실적으로 금융권의 분위기 좋았으나 올 초 대우조선 손실이 발생하고, 금융당국의 담보대출 제한 때문에 은행을 중심으로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다”면서 “KB금융이 덩치를 키우면서 올 하반기 쯤에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간 거두는 실적이 역전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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