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세 번째 행추위 무산, 3명 관료와 2명 수협중앙회 의견 불일치

▲ 왼쪽부터 강명석 수협중앙회 상임감사(후보), 이원태 현 행장(후보), 정만화 수협중앙회 상무(직무대행) ⓒ 수협은행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수협은행 행장 인선이 세 번째 무산됐다. 4차 행추위 회의는 오는 20일에 재개된다.
 
수협은행에 따르면 11일 수협은행장 행추위(행장추천위원회) 회의가 무산됐고, 오는 12일 행장 임기가 만료에 따라 업무대행으로 정만화 수협중앙회 상무가 세워졌다. 수협은행장 현 이원태 행장과 강명석 수협중앙회 상임감사 2파전의 압축구도를 유지했다.
 
첫 행추위는 지난 달 9일 시작됐다. 강명석 수협중앙회 상임감사 등 4명의 후보를 가려내지 못한 채 24일까지 재공모를 실시했고, 재공모에 이원태 현 행장이 후보 등록했다. 31일에 면접이 실시됐지만, '이 은행장이 관피아라 반대한다'는 수협내부의 여론에 무산됐다. 당시 11일 행추위도 무산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기 때문에, 4번째 수협 행추위의 향방은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수협은행 행추위가 지연되는 이유는 수협의 특이한 경영구조 때문이다. 수협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바젤Ⅲ대응을 위해 신용‧경제사업을 분리하고 2001년 1조 7000억원의 공적자금 수혈 뒤 수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로 빠져나왔다. 명목상 독립회사일뿐 예금보험공사 자금에 묶여있는 것은 수협중앙회나 마찬가지여서 2009년 이래로 자금회수를 위해 정부관료 출신들이 은행장에 들어섰다.
 
▲ 지난 2016년 12월 1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열린 'Sh수협은행 출범식'에서 김임권 수협중앙회장과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현판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수협은행의 현재 행추위 구성에서 나타나 듯, 전체 5명 중 기획재정부장관, 금융위원장, 해양수산부 장관이 추천하는 위원이 3명이다. 나머지 위원 2명만 수협중앙회에서 추천할 수 있다. 행추위 구성원 5명 중 과반수 이상인 4명의 위원이 찬성해야 행장이 결정되는 구조다. 현 이원태 행장에 앞서 이주형 전 행장 모두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예금보험공사 부사장을 지냈다.
 
반면, 강명석 후보는 수협중앙회 상임감사로 1986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해 2006년 상임이사를 지내고 금융결제원 상임이사 한국예탁결제원, 수협노량진수산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30년지기 ‘수협맨’이다.
 
수협중앙회에서는 관료인사인 현 이원태 행장 연임을 끊고, 54년만에 내부인사인 강명석 수협중앙회 상임감사가 선임되길 바라고 있다. 수협중앙회지부 측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당국을 위한 수협은행장이 아닌 법과 원칙에 따른 선임절차가 필요하다”며 “수협은행이 공적자금 상환주체일때와 지금은 다르게 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을 상환하도록 돼 수협은행에서 돈을 벌어줄 수 있는 수협사람이 은행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차 공모과정에서 강신숙 수협중앙회 후보는 강명석 후보의 힘을 싣기 위해 자진사퇴하기도 했다.
 
조성현 수협중앙회지부 위원장은 앞서 “경영공백으로 인한 수협은행의 신인도와 경쟁력 하락은 고스란히 중앙회와 회원조합 그리고 어업인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이 자명하다”며 “수협은행 경영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은행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된 정만화 비상임이사는 1956년생으로 부산수산대학교 수산경영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 부경대 대학원(경영학 박사)을 나왔고 수협중앙회에 입사해 연수원장, 감사실장, 수산경제연구원장, 수협 중국 위해법인 유한공사 사장을 거쳐 2017년 1월 수협중앙회 상무, 수협은행 비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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