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금리 장점에 시중금리 '흔들', 보안상 ICT 체계 시급

▲ K뱅크가 출범하면서 은행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인터넷전문은행과의 유일한 장점인 금리차에, 초반부터 고객들을 뺏길까 무리한 경쟁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K뱅크가 출범하면서 은행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초반 유일한 장점인 금리차에, 초반부터 고객들을 뺏길까 은행들이 무리한 경쟁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금융시장에 안착하려면 K뱅크도 기술적인 과제가 많다.   
 
◆ 높은 예금금리에 시중은행 긴장 
인터넷은행은 ICT기술을 활용하는 초기시설투자비용과 비대면 채널이라는 특징 때문에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작년 자료에 따르면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은 정기예금금리는 4~8배이상, 송금수수료는 1/2~1/4수준에 달한다.

현재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1.3%~1.6%이고 적금 금리는 연 1.0~1.6%까지다. 이에 비해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의 예금은 최대 연 2.0%, 적금은 최대 2.65%로 시중은행보다 높다. 실제로 시중은행보다 0.4~0.5%금리가 높은 K뱅크의 코드K정기예금은 3일 만에 시중자금 200억원을 거둬들였다. K뱅크의 수신계좌는 10일 기준으로 10만 계좌를 넘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부랴부랴 기존에 구축했던 모바일채널에서 수신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1.7~1.8%대에서 ‘2.1%대로 올린 ’더드림 이벤트‘를 만들었고, 정기예금 2%‧적금 2.2%인 ’위비 슈퍼 주거래 패키지‘ 온라인 상품을 만들었다. KEB하나은행도 2%대 예금상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여타 은행도 이 같은 추세를 뒤따를 예정이다.
  
시중은행들이 애써 눌러왔던 금리를 높여 반응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없을 거라는 대체적인 전망이다. 오히려 입법 취지에 따라 K뱅크가 국내 은행산업에 24년 만에 처음으로 진입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기존 은행들의 보수적인 영업환경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K뱅크는 자리를 잡기위해서 자본을 빠르게 모아야 하는 입장이다.
 
◆ 중금리대출, 은행 금리 '흔들'
▲ 중금리대출 전쟁에 대한 리스크가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빅데이터의 도입이 필요함에도 아직 K뱅크는 현재 중금리상품에 이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K뱅크를 타깃으로 은행간 중금리대출 전쟁에 대한 리스크가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환경상 인터넷전문은행을 견제하기 위해 금리를 맞춰버리면 곧 가계부채 문제를 심화시킨다는 우려가 생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빅데이터의 도입이 필요함에도 아직 K뱅크는 현재 중금리상품에 이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고, 시중은행은 고객을 뺏길까하는 걱정에만 허겁지겁 금리를 낮추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K뱅크는 중금리상품과 마이너스 대출에서 여신 건수는 지난 9일 기준 410억원 규모8000여건을 초과했다. 시중은행에서 신용기준에서 미끄러진 대출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저축은행과 시장이 겹치기때문에 K뱅크의 초반 흥행에 동일한 금리상품을 제공하고 있는 저축은행들도 금리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상품 ‘사이다’보다 최저금리 1%를 낮춰 ‘SBI중금리 바빌론’(연 5.9%)을 출시했다. OK저축은행도 온라인채널로 5~6%대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아직 K뱅크의 중금리대출의 금리는 최저 연 4.2%에 불과하다.
 
저축은행 뿐 아니라 시중은행도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고객들을 흡수할 것이라는 예상에 금리를 조정해 중금리상품을 내놓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ZERO금리 신용대출‘을 출시해 마이너스통장 대출한도의 10%까지 1%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내놨다. 현재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상품은 5.9~19.9%를 받는 저축은행과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는 신용 3~4등급 대상 금리 평균치(4.4%)보다 상품성이 높다.

K뱅크 중금리 대출을 놓고 벌어지는 금리전쟁에서 부각되는 문제는 이같은 대출구도가 국내 가계대출 환경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대출 대상자인 신용등급 3~4등급은 중신용자들로 연체율이 높아지는 한계선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성복 연구원은 “미국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2001년~2014년 14개사가 파산하거나 합병됐는데. 전산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자본금 규모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비용으로인해 영업초기 부실화가 하나의 원인”이라며 “무엇보다 기존의 퇴출된 인터넷은행들의 공통점은 기존 은행과 차별성없이 예대업무를 주된 목적으로 해 고객기반을 보유하지 못한 경우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 K뱅크는 빅데이터 기술 등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갖춰야할 기본 요건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 뉴시스

◆ K뱅크, 빅데이터 ICT 기술 시급 
금융위원회 측은 K뱅크 인가에 앞서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빅데이터 등에 기반한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이 필수적이므로 이러한 모델을 갖추어 신용평가시스템 도입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뱅크는 올 하반기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빅데이터 기술 등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갖춰야할 기본 요건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들에 비해 규모가 작고 인프라나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시중은행이 월등한 우위를 보일 것을 고려하면 시중은행들에게 큰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 목표 고객군이 같은 제2금융권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외국의 사례들을 종합해보자면, 인터넷전문은행은 국내 금융환경에서 금리 수익만 챙기고, 기존 은행과의 차별화된 시장 발굴‧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면 수년 안에 고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K뱅크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일반은행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나, 영업 대상이 동일하고 업무 범위에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전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ICT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 저축은행과 같이 고위험 투자자산운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나 동양사태 사례가 은산분리를 반대하는 주요 사례로 등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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