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박영수 특검이라면 'MB=BBK 실소유주' 밝혔을 것”

▲ 지난 28일 출소한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 대표는 MB가 BBK 실소유주라고 거듭 주장했다. 김 전 대표가 세상에 나옴에 따라 MB의 ‘BBK 실소유주 의혹’은 다시 재점화될 전망이다. ⓒ 뉴시스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지난 28일 'BBK 주가조작 사건‘ 당사자인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 대표가 만기출소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MB)가 BBK 실소유주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10년전 특검은 주가조작 사건을 김 전 대표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내며,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MB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했다. 김 전 대표가 세상에 나옴에 따라 MB의 ‘BBK 실소유주 의혹’은 다시 재점화될 전망이다.
 
과거 BBK 사건과 MB와의 관련성 의혹을 제기하다 1년간 옥살이를 했던 정봉주 전 의원은 30일 SBS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BBK 사건은) 지금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무척 흡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박 전 대통령 뒤에 최순실씨가 숨어있었던 것이고, 당시 사건에는 김경준 씨 뒤에 MB가 숨어있었던 것 아니냐. 이렇게 대비해보면 간단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BBK 사건을 수사하던) 특별수사본부는 이번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때와 마찬가지로 수사를 정확히 안했다고 저희는 파악했던 것”이라며 “MB가 당선되자마자 특별검사를 출범시켰는데, 특검이 MB를 한나절정도 면담하면서 꼬리곰탕만 먹고 왔다고 해서 ‘꼬리곰탕’ 특검이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며 당시 특검이 MB의 눈치를 봤음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지금 (박영수)특검 정도 수준이었다고 한다면, 지금 유행했던 용어들, 증거는 차고 넘쳤다 하면서 아마 MB가 BBK의 실소유주였을 것이라고 하는 것을 10년이 지난 지금쯤이었으면 밝히지 않았을까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BBK 사건에 대해 “BBK 투자회사의 대표인 김경준씨가 회사를 통해서 약 300억원의 돈을 빼돌려서, 주가조작을 해 이 돈을 빼돌려 피해자가 약 5천200명쯤 된 주가조작 사기사건”이라며 “김경준씨는 미국에서 학교를 나오고, 미국에서 활동하던 사람으로 한국에 연고가 없었다. 당시 박근혜 후보 측에선 ‘BBK 실소유주는 이명박’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씨는 당시 뭐라 얘기했냐면 BBK 사건에 연루된 것이 밝혀진다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사임하겠다는 강도 높은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경준씨는 어찌됐든  조작 사기 사건의 주범이 되었고. 이 주범의 배후에, 이 회사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이명박 씨라고 하는 것이 입증이 된다고 한다면. 김경준 씨가 8년 징역을 살았듯이 MB도 그에 버금가는 감옥생활을 해야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경준 전 대표가 ‘MB의 유죄 근거자료를 다수 갖고 있다’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밝힌 데 대해 “지금 와서 한 게 아니다. 2007년에도 똑같은 얘기를 했다”며 “당시 김경준 씨가 갖고 있다는 증거, 또 2007년 우리가 제출했던 증거도 실상 그것만 봐도 MB가 BBK 실소유자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 문제는 검찰이었다. 검찰이 이미 MB의 손을 들어주려고 마음을 먹었던 과정이라고 판단한다”며 검찰을 질타했다.
 
정 전 의원은 그러면서 “만약에 2012년도에 야당이 당선됐으면 BBK 사건은 당시 옥살이를 하고 있던 김경준씨 입을 통해, 혹은 저를 통해서 BBK 사건은 다시 재조사할 수 있었다. 다만 그게 5년 늦춰졌다고 보시면 된다”고 강조했다.
 
◆ BBK 투자된 190억원, ‘도곡동 땅’ 판 대금
 
그는 MB가 BBK 실소유주라는 증거로 "BBK에 투자된 자금 190억원이 도곡동 땅을 판 대금이다. 그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MB라는 얘기는 당시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10년전에도 나왔고, 그래서 국회의원 공천 받을 때마다 문제가 됐던 그 땅이다. 그리고 그 땅 190억이라고 하는 돈이 땅을 팔자마자 김경준 씨를 본 자리에서 30분 만에 190억이 투자되는. 일반 사람으로서는 전혀 석연치 않은 투자가 이뤄졌다. 그렇다면 땅의 실소유자가 MB고, BBK 실소유주가 MB라는 가정이 섰을 때 가능했던 투자“라고 설명했다.
▲ 출소하자마자 미국으로 돌아간 김경준 전 대표는 29일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혀, 조만간 기자회견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그는 특히 "그러니까 앞주머니였던 내 돈을 뒷주머니라고 하는 BBK에 옮겨놓은 것에 불과한 것이고, 당시에 저희가 주장을 했고 지금 김경준 씨가 입증을 하겠다고 하는 것도 바로 그런 대목"이라고 설명하며 "결국은 BBK의 실소유주, 뒤에 숨어있는 최순실 씨처럼 보이지 않는 실제 손은 MB라는 것을 그 때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경준 전 대표는 출소한 다음날인 지난 29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도착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출소 소감에 대해 “적폐청산은 이뤄져야 하고, 여기엔 MB정부도 포함된다”며 ”누구나 BBK와 관련해서는 마치 내가 잘못한 것 같이 얘기했지만, 실제로 그것은 한나라당이 잘못한 것이고, 그리고 실제 이권자는 박근혜 정부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BBK 사건에 MB가 관련된 결정적 증거가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지금 상태에서 얘기하긴 그렇지만 진실을 밝히겠다. 지금 굉장히 피곤하다”라며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자회견 가능성을 묻자 “1주일 이내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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