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실소유주 의혹, 10년만에 다시 수면 위로?

▲ 28일 'BBK 주가조작 사건' 당사자인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대표가 거의 10년만에 만기출소했다. 그는 출소하면서 MB를 정조준한 것으로 알려져, MB의 'BBK 실소유주 의혹‘이 10년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28일 'BBK 주가조작 사건' 당사자인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대표가 만기출소했다.
 
그는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BBK 실소유주라는 주장을 폭로한 뒤 귀국해 검거됐다. 당시 특검은 BBK 주가조작 사건을 김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결론냈고, 당선인 신분이었던 MB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선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그는 거의 10년만에 출소하면서도 MB를 정조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가 세상 밖으로 나옴에 따라 MB의 'BBK 실소유주 의혹‘이 10년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천안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해 청주 외국인보호소로 이동하던 김 전 대표를 약 1시간동안 특별접견했다.
 
박 의원은 접견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김 전 대표는 정권이 교체돼 BBK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MB의 주가조작 사실을 유죄로 판단할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씨는 ‘MB가 BBK 사건과 관련해 50대 50의 지분을 가지고 여기에 관여했고, 투자금이 흘러간 내용을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자료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자료를) 아직 공개하기는 이르다고 김 전 대표가 말했다."며 "미국으로 돌아가면 진상규명을 위해 나설 것이고, 적절한 언론사와 인터뷰도 하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표는 수사를 받을 당시 검찰로부터 협박과 회유를 받아 협조했는데, 검찰이 기소 이후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억울해했다”며 김 전 대표가 배신감을 토로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전 대표의 향후 거취 문제에 대해선 “벌써 내일 자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 티켓을 구해뒀다고 한다. 외국인보호소 측에 내일 출국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29일 즉시 미국으로 출국할 것임을 알렸다.
 
그러면서도 박 의원은 “김 전 대표가 자유의 몸이 돼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어한다"며 "정권 교체 후 진상규명을 위해 한국에 올 수 있도록 법적 조치를 해달라는 요구도 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BBK 사건 관련 민·형사 소송기록을 김 전 대표와 공유하기로 했다"며 "그걸 보면 그동안의 의혹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MB 측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현행법상 해외로 강제 추방되면 향후 5년간 국내로 입국할 수가 없지만, 한국에서 출생한 사람에 한해 법무부 장관의 재량으로 입국을 허용하는 예외 규정이 있다. 김 전 대표는 서울에서 출생했다.
 
그는 지난 2009년 5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을 판결받은 바 있다. 지난 2015년 말 형을 만료했으나 벌금을 내지 못해 그동안 노역장에 유치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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