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란 단어는 ‘거짓이 없는 사실’ 또 ‘마음에 거짓이 없고 순수하고 바르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몇년 동안 진실을 가린 거짓이 진실이 되고 실제 진실은 거짓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현상을 목격했다.

누구는 진실을 가리기 위해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진실을 은폐하는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또 다른 한쪽은 거짓된 진실을 파헤치고 거짓 속에 가려진 진실을 드러내고자 갖은 모략과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진실을 인양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촉발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그리고 탄핵 심판 인용 17일 만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까지. 박 전 대통령은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국민이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인터넷 언론매체를 통해 잘못이 없다는 점만 강조했었다.

급기야 엮은 거다.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며 일관된 자기 입장만 주장했다. 국민들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진실을 알고 싶어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진실하지 못한 모습에 실망을 느끼며 국민의 80%가 탄핵인용을 찬성했고, 3분의2가 구속수사를 외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진실하지 못한 모습 그 안에는 세월호 사건도 포함되어 있다. 박 대통령 정권 시절 미루고 감췄던 세월호의 진실. 누구는 세월호의 진실이 알려지면 두려워 진실을 밝히는 데 꺼려해 세월호가 바다 깊은 곳에서 인양되기 까지 숨죽이고 지켜보던 이들이 있는 반면, 목숨을 잃은 학생들과 그 학생들의 유가족, 세월호 안에 갇힌 학생들을 구조하다 숨진 의사자와 잠수사들, 그리고 이들에 빚진 국민들은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길 학수고대 하고 있다.

진실이란 한 단어에 놓인 묵직한 무게감. 진실은 과연 드러날 것인가. 아님 어두운 바다 밑에 영영히 감춰질 것인가.

공교롭게도 지난 21일 박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비롯해 13가지 혐의에 대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날 세월호 본인양이 시작됐다. 그리고 3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은 세월호가 목포신항을 향해 출발한다.

박 전 대통령과 세월호의 공통점은 진실을 밝혀지길 원하는 것. 하지만 진실이란 글자엔 서로 다른 감정이 묻어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헌법위배로 탄핵됐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복 시사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나오던 날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말했다. 또 검찰 조사가 끝난 후 변호인이 기자단에 문자를 보내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참모들에게 책임을 미뤘다. 박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진실과 구속된 참모들이 말하는 진실의 실체가 다른 것.

반면 세월호는 미뤄지고 감춰진 진실을 알리기 위해 목포신항을 출발하고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수색작업과 침몰 원인규명에 돌입한다. 국민의 아픔을 달래는 세월호의 진실과 법정에서 벌어지는 청와대에 몸담았던 이들의 진실 공방. 세월호의 진실이란 글자엔 아픔과 슬픔이 있는 반면 박 전 대통령의 진실엔 씁쓸함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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