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들 “미수습자 서둘러 가족 품으로, 세월호 흔적 남김없이 보존돼야”

▲ 세월호가 침몰한지 거의 3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9명의 미수습자가 차가운 바닷속에 남아있는 상황이다. 사진 / 고승은 기자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23일 세월호가 침몰한지 3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9명의 미수습자가 차가운 바닷속에 남아있는 상황이다. 세월호가 올라오는 모습을 지켜본 미수습자 가족들은 오열했다.
 
미수습자 가족은 이날 맹골수도 위에서 입장을 발표했다.
 
미수습자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배가 올라오는 모습에 저희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저런 지저분한 곳에 있었구나, 불쌍해서 어떡하지, 추워서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억장이 무너졌다”고 울먹였다.
 
그는 “지금 국민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인양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배가 올라온 것은 아니다. 반잠수선에 옮기는 작업, 목포신항에 올라가는 작업, 올라온 배에서 9명을 찾는 작업, 왜 그랬는지를 밝히는 작업이 있다. 그래야만 세월호같은 참담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수습자 엄마로서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는 게 말이 되냐. 우리의 입장과 상황을 전달할 수 있도록 간절히 간절히 부탁드린다. 소수의 입장을 배려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래서 다른 희생자 295명의 가족과 마찬가지로 가족을 찾아서 (육지로) 올라가고 싶다. 이게 우리 최대의 목적이다. 세월호 속에서 가족을 찾아 돌아가는 게 미수습자의 간절한 소망“이라고 울먹였다.
 
이들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에 미수습자 가족 측 추천위원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선체조사위는 국회가 선출하는 5명, 희생자 가족대표가 선출하는 3명 등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에 미수습자 가족들을 배려해 줄 수 있는 위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사위는 선체 조사를 위한 자료 및 물건의 제출명령, 동행명령, 참고인 등 조사, 고발 및 수사요청, 감사원 감사요구 등을 할 수 있다. 또 6개월의 활동 기간 뒤엔 자체 의결을 통해 4개월 이내에서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한편, 해수부는 미수습자들이 선미 쪽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미수습자들의 위치는 그간의 목격자 증언 등으로 추적해놨다”며 "세월호가 침몰한 뒤 선미가 바닥에 부딪혔는데, 이들은 아무래도 이 선미 쪽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 선미가 찌그러져 있어 여러 고민을 해야 한다. 가장 빨리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현재 세월호 미수습자 9인은 단원고 조은화, 허다윤, 박영인, 남현철 학생과 고창석, 양승진 교사와 권재근씨와 그의 아들 권혁규군, 이영숙 씨다.
 
세월호 가족들로 구성된 4.16 가족협의회는 이날 세월호 인양에 대해 “눈물도 말라버린 미수습자 가족들의 희망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증거가 그 서러운 날개로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가족협의회는 “가장 먼저 미수습자들을 더 이상의 상처 없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미수습자 수색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또한 세월호 역시 온전히 가족과 국민들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우리 아이들의 흔적, 세월호가 바다 속에 남겨놓았던 조각들도 무엇 하나 남김없이 보존되어야한다. 해수부는 세월호 잔존물 보존작업에 대한 추진계획을 가족, 국민들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침몰한지 거의 3년만에 세월호 선체가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상하이샐비지 관계자들이 고박작업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 국민들은 해수부가 이와 같은 인양, 그 이후 전 과정을 국민, 가족과 함께 할 것을 촉구한다"며 "특히 선체조사위원회가 인양과 수습, 조사의 한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수부를 향해 “세월호 인양과 인양 이후의 작업까지 계획과 대책을 조속히 밝히라”고 촉구했고, 국회와 차기 대통령 후보에 대해선 “선체조사위원회가 세월호의 조속한 인양, 제대로 된 수습과 진상규명의 분명한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해수부는 선체 인양과정에서 가족들을 철저하게 배제시키는 등 ‘밀실’ 에서의 행보를 이어가며 비판을 받았다.
 
해수부는 23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 6m까지 상승했다고 전했다. 수면 위 13m 인양 작업은 오후 늦게 또는 저녁에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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