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횡령·비자금조성 문제 등 첩첩산중

▲ 롯데 총수 일가의 롯데그룹 경영비리에 대한 첫 정식 재판 이후 롯데가의 민낯이 드러난 ‘막장드라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연출됐다. ⓒ뉴시스
[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 총수 일가의 롯데그룹 경영비리에 대한 첫 정식 재판 이후 롯데가의 민낯이 드러난 ‘막장드라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연출됐다.

재계에서 총수 일가가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것도 드문 일이거니와 이번 재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다툼에서 촉발돼 총수 일가가 롯데 경영비리에 연루돼 총 출동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었다.

이날 재판은 여러 악재 중 하나인 검찰의 경영비리 공소에 대한 것이었지만 법정에서 보여준 총수 일가의 행태는 롯데일가가 롯데그룹을 좌지우지한 것을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은 “여기가 어디냐. 롯데는 내가 만든 회사다. 누가 나를 기소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내가 횡령이라고?” 등의 말로 불만과 호통을 오가며 30분 만에 퇴정했다.

신 총괄회장은 손에 쥔 지팡이를 휘두르고 일본말로 역정을 내며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을 본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와 배다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눈물을 흘렸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모든 책임을 미뤘다.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 실제 법정 안에서 그것도 재계 순위 5위인 롯데 총수일가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세간의 입방에서 오를 만한 ‘막장드라마’였던 셈이다.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은 그룹에게, 형인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인 신 회장에게, 신 회장은 부친에게 잘못을 떠넘기는 모습에 씁쓸함을 넘어 현 롯데가 처한 축소판을 보여줬다.

2년전 경영권 분쟁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아직도 진행형이라 진흙땅 싸움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또한 현재 롯데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롯데마트 등이 영업정지로 문들 닫으며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중국 현지인 사이에선 ‘롯데’라는 단어가 금기시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내우외환에 직면한 상태다. 롯데그룹의 모태는 일본이어서 국민들이 보는 롯데그룹 이미지는 좋지 않다. 그나마 사드부지 제공과 그로인한 중국의 보복에 동정여론이 일고는 있지만 롯데가 형제들의 경영권 분쟁,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대가로 면세점 특혜 의혹, 배임, 횡령·비자금조성 문제 등 실타래가 꼬여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지 첩첩산중이다.

20만여명이 몸담고 있는 롯데그룹 임직원들의 마음도 롯데일가의 경영비리 재판 소식에 착찹한 심정이다. 롯데 한 관계자는 “이번 재판에 특별히 드릴 말이 없다”고 말했다. ‘막장드라마’라는 세간의 말을 뒤로 하고 정상적인 롯데일가로 거듭나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하는 롯데를 국민들은 바랄 것이다. 때문에 재판 결과가 솜방망이 처분이 아닌 엄중한 법의 심판으로 롯데일가가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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