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시중은행 대출연체이자율 산정방식 적정성 검토

▲ 금융위가 대출연체이자율 조정에 나섰다. 현재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각각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연체이자율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가계대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금융당국이 각 은행의 대출 연체이자율의 산정방식의 적정성과 투명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은행에 대출 미납 30일을 경과하면 해당 금액만큼만 연체이자율을 부과하지만, 60일 이후부터는 전체 원금에 대해 15%가량의 대출연체이자율을 적용한다. 60일 동안 금액을 상환하지 못한 사람이 대출연체이자 15% 역시 상환 못하는 경우가 많아. 1억을 빌렸다면 1년 만에 1억1500만원으로 대출액이 불어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은행 금리는 지난 2015년부터 낮아져 왔음에도 , 대출연체 이자는 산정방식이 공개되지 않은 채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 각 시중은행 대출연체이자율 ⓒ 은행연합회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대출연체이자율이 16.9%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SC제일은행은 담보대출의 연체이자율이 16%로 두 번째였으나 담보가 설정되지 않은 신용대출 연체이자율은 18%에 달했다. 연체이자율은 대출금리+6~8%포인트를 더한 수치다.

중도해지수수료도 한국씨티은행이 1.5%로 가장 높았고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1.4%를 나타냈다. IBK기업은행와 KDB산업은행만 중도해지 최고 수수료가 1.2%에 그쳤다.

이에 최근 금융위원회는 전국은행연합회, 한국개발연구원(KDI) 등과 TF를 구성하고 은행들의 연체이자율 산정체계를 비교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이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융위가 직접 KDI를 통해 연체이자율 원가를 분석하고 해외 은행과 비교한 뒤 적정성을 살펴본다는 계획으로 금감원과 금융위는 KDI보고서를 기초로 각 은행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정작업을 거쳐 오는 4월 중에 새로운 기준을 공시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해 시중 은행들의 주 수익은 예대마진이었다. 작년 대출성장률은 전년대비 5.3%성장했고, 2015년에는 7.8%나 늘었다. 삼성증권에서는 올해 시중은행 예상 이자이익이 전년대비 5.5%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2015년 1월 이후 2년간 기준금리는 2.0%에서 1.25%로 떨어졌던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0.53%에서 0.28%로 떨어졌다. 여러모로 가계대출의 문제가 커진 상황에 은행 대출연체 이자율 조정이 불가피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카드사 등 대출에 관련한 대부분의 금리가 다른데 이는 몇 개되지 않는 판매자가 다수의 국민을 상대로 하는 일종의 독과점같은 구조”라며 “금융사별로 대출 금리 산정이 공개되면 은행보다 고객 선택권이 넓어지고 은행 간 적정기준이 세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은 보통 30분만에 이뤄지는데 금융소비자가 은행 고지사항을 제대로 전달받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며 “대출연체 이자에 관한 내용이 정확히 전달될 수 있어야 줄어들지 않는 금감원이나 소비자원 쪽에 민원도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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