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盧 NLL 대화록 공개로 文과도 악연

▲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던 남재준 전 원장이 17일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던 남재준 전 원장이 17일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남 전 원장 측은 이날 대선 출마와 관련해 “오늘 오전 19대 대통령선거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다”며 “이 땅에서 종북좌파를 척결하고 갈등과 분단을 넘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통일대한민국을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또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 동북아 정세는 구한말 같고, 국내 상황은 월남 패망 직전”이라며 “대한민국 존립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전 원장은 이미 지난해 초부터 대선 출마를 준비해왔으며 전국단위 국민운동본부인 ‘이안포럼’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보수 성향 후보들은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몰린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세론’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보수진영의 위기로 인식하고 이날 전격 출마 선언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 출신의 강골보수인 그는 문 전 대표를 비롯한 친노 측과도 질긴 악연이 있어 이 시점에 나온 그의 대선 등판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앞서 노무현 정부 당시 남 전 원장은 육군참모총장을 지냈지만 당시 장성인사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를 위해 사상최초로 육군본부까지 압수수색을 당하게 되자 이에 강하게 항의하는 의미에서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후임으로 지난 2013년 3월 박근혜 정권 첫 국정원장을 맡으며 공직으로 돌아온 남 전 원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서해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고 본다’며 과거 남북정상회담의 NLL 대화록을 공개해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독자적으로 판단해 NLL대화록을 공개했다고 밝혔던 남 전 원장은 회의록 유출과 관련해선 2014년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며 같은 해 있었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본인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남 전 원장을 꺼려온 야권에선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에 대한 강력한 사퇴 압박을 지속해왔다.
 
그 중에서도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현 대선후보)이 같은 당 정세균 의원(현 국회의장)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남 전 원장의 해임을 촉구했는데, 결국 그 해 5월경 남 전 원장이 표면상 국정원 대선 댓글 파문과 세월호 참사 인지 시점 논란 등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퇴하는 선에서 양측의 신경전은 끝난 듯했지만 이번에 남 전 원장이 와신상담한 끝에 대선후보로 돌아오면서 그와의 악연이 있는 문 전 대표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정원장으로 재직했던 남 전 원장이 문 전 대표에 대한 정보 역시 그간 상당한 정도로 축적해왔다는 이야기도 있어 대선일을 목전에 둔 문 전 대표에게 있어선 NLL 파문의 주역인 남 전 원장의 등판이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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