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측 ‘협박’ 전략 완전 실패” “8대 0 인용 만든 주인공은 친박집회”

▲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13일 헌재의 탄핵인용 선고 직전까지 청와대 측이 기각을 확신했던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저녁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왔다. ⓒ YTN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13일 ‘박근혜 파면’과 관련, 헌재의 탄핵 인용 선고 직전까지 청와대 측에서 '기각'을 확신했던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김 총수는 이날 오전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청와대가 얼마나 기각을 확신했냐면, 제가 알기론 청와대 내에서 그 기간 동안 비밀리에 다음 내각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더 나아가 “심지어는 헌재 심판 전날 청와대 주방에서 자축하는 5단 케이크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전해들었다”라며 “(청와대가)그 정도로 (기각될 거라)믿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수는 이같은 배경과 관련, 2월 중순경에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에 승복하자”며 서약서를 쓰자고 제안했던 점을 들었다. 그는 “이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제기를 했는데 이제 말해보자면, 사실 이보다 한 달 전쯤에 시작된 물밑 흐름이 존재했다. ‘두 명의 재판관은 기각가능성 높다. 세 명의 재판관은 기각 가능성 있다’는 첩보수준을 넘은 구체적인 정보가 1월 중순쯤에 처음 등장했다”고 언급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참모진도 탄핵 인용 직전까지 5대3이나 4대4로 탄핵심판이 기각될 것이라고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총수는 이같은 정보가 “단순히 찌라시나 친박 프레임이 아니다”라며 “어떤 경로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믿을만한 대단히 구체적인 정보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후 박근혜 측이 ‘탄핵 기각’을 위해 각종 전략을 썼지만, 결국엔 만장일치 ‘탄핵 인용’을 굳히는 최악의 전략이 됐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총수는 “헌재 판결에 승복하라는 공세에 이어, 가짜뉴스 본격 생산, 친박집회 대규모 확대,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의 친박집회 참석 등이 동시다발로 진행된다. 이처럼 기각 가능성을 굳히려는 작전을 쓰려했는데 전략이 완전 실패한 것이다. 완전한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박근혜측 전략은 ‘탄핵이 인용되면 큰일난다’는 협박 전략이었다고 지적했다. 친박집회에서 이정미·강일원 재판관이나 박영수 특검을 향해 각종 신변위협 발언을 쏟아낸 거나, 김평우 변호사가 법정에서 ‘탄핵되면 아스팔트가 피로 물들 것’이라고 협박성 발언을 한 것이 대표적 예다.
 
그는 박근혜측 전략이 실패로 돌아간 데 대해 “아무리 보수 재판관이라도 자기 이름을 쓰고 영원히 남는 결정문인데, 그러면 평생을 법관으로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결정문에 어떤 논리로 기각될지 그걸 제공해줘야 하는데, 오로지 수치심만 들게 해줬던 것”이라며 “정말 이 멍청한 전략을 누가 짠 건지 박수를 보낸다”고 힐난했다.
 
김 총수는 특히 “8대 0 인용을 만든 주인공은 바로 친박집회라고 본다. 왜냐면 과격하게 협박하고 국론이 양분됐다는 프레임으로 계속 밀고 갔는데, 재판관들이 소수의견내면 이를 근거로 해서 친박집회가 더욱 가열될 거란 우려를 만들어준다”라며 “일관되게 무식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김은지 <시사인> 기자도 “(박근혜측) 대리인단 같은 경우도 굉장히 변호사로서 할 수 없는 막말을 했다. (김평우 변호사가 강일원 재판관을 향해 국회의) 수석대리인이라고 발언했던 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헌법재판관들이 모여서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날 거의 통음하듯이 서로 토로를 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 총수는 “일관되게 재판관들이 거기(판결문)에 쓸 논리하나 제공하지 않고 계속 압박했던 거다. 이 전략을 세운 브레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만장일치 탄핵 인용은)그들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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