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통쾌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 김재수 감독 / ⓒ영화사조은
[시사포커스 / 이선기 기자] 조선의 태평성대 시절을 이끈 군주 ‘성종’의 이제껏 알지 못했던 이면을 다룬 영화 ‘왕을 참하라’가 제작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공개했다.

오는 16일 개봉 예정인 ‘왕을 참하라’는 조선 9대 왕이자 성군으로 칭송받는 ‘성종’을 둘러싼 권력과 암투를 그린 이야기로 당시 나라를 뒤흔든 조선 최대의 정치 스캔들을 다룬 작품.

연출을 맡은 김재수 감독은 이장호 감독의 ‘어우동’이 불합리한 신분 사회에 저항한 시대의 여인 ‘어우동’이 단순히 섹슈얼한 이미지로 회자되는 것을 안타까워 ‘왕을 참하라’를 기획하게 됐다. 

영화는 6년에 걸쳐 준비됐으며 영화가 처음의 기획 의도와 달리 많이 바뀌었다는 말과 함께 김재수 감독은 “암울한 대한민국의 현실에 좌절해 제작 준비 중 피지배층의 관점에서 조선을 바라본 백지원 저 ‘왕을 참 하라’가 떠올랐다”고 했다.

이어 “이를 모티브로 ‘어우동’을 신여성으로 재해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선시대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권력을 비판하는 구체적인 영화 스토리를 준비했다”라고 연출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본격적으로 영화를 준비하던 중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을 슬픔에 몰아넣었던 세월호 참사로 무능력한 정부와 이기적인 정치·권력에 충격과 회의감을 느낀 김재수 감독은 실제 영화 속에 정인지 역모 사건에 휘말린 ‘구성군’이 유배를 가던 중 배가 뒤집어진 사건을 언급해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하는 등 영화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핍박받고 숨죽이며 사는 백성들의 아픔을 대변하고자 했다. 
 
▲ 영화의 한 장면 / ⓒ영화사조은

김재수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지난여름 촬영할 당시에는 이런 시국이 될 거라는 예상을 하지 못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스태프와 배우 모두 오히려 당황했다. 촬영이 끝난 영화를 작년 가을 후반 작업 과정에 최순실 사태가 터지면서 놀랍고, 한편으로는 씁쓸했지만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통쾌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라며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한편 영화의 모티브가 된 2009년에 출간한 ‘왕을 참 하라’는 여태까지 승자의 입장에서 쓰인 역사를 180도 뒤집어 백성들 편에 서서 이제껏 꺼내기 어려웠던 조선의 숨겨진 치부를 재미있게 풀어낸 서적으로 책 전체에 걸쳐 악랄한 조선의 신분제도와 그 주체인 양반의 실체, 그리고 백성들의 삶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다뤄 출간 당시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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