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악화, 신용도 하락

▲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와 신용도 하락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코건설
 [시사포커스 / 박현 기자] 포스코건설이 최근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실적 부진과 엘시티(LCT) 비리 논란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브라질 CPS 제철소 사업, 사우디 아람코 황이송설비 등 해외프로젝트에서 공사비 부담으로 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최근 서울․경기 지역의 수천억원대 재건축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마땅한 대안 부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은 올해는 수익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지만, 구조조정과 해외수주를 중심으로 한 수익 창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재건축사업 연이어 제동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최근 1,571가구를 짓는 ‘과천주공아파트 1단지’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지위를 상실했다. 이곳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이 시공사 입찰에 참여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구역이다.

포스코건설이 공사비만 4,000억원에 달하는 해당 재건축사업에서 마감재와 설계 변경을 위해 600억원의 공사비를 증액해야 한다고 조합 측에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조합원들은 지난 1월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포스코건설은 GS건설, 롯데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수주한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 재개발 시공권도 해지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방배5구역 재건축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946-8번지 일대에 아파트 3,08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시공사는 이미 2014년에 결정됐지만, 사업비 대출과 지급을 두고 최근 조합과 건설사 간에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조합은 오는 18일 열리는 총회에서 공사계약 해지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 내부 사정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 시달린 데다 재무건전성까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건설은 5조4,961억원의 매출액과 8,6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합병한 포스코엔지니어링이 1,5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까지 합하면 창사 이래 최악의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달 말 발표한 ‘2017년 주요 건설회사 신용위험 분석’에 따르면 올해 포스코건설 신용위험은 가장 위험한 수준에 해당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포스코건설은 해운대 엘시티(LCT) 복합사업을 비롯해 송고 RM 2블럭 주상복합건물, 파라다이스시티,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 주상복합 등 대규모 개발 사업에 참여했다”며 “부동산 경기 둔화 및 입주율에 따른 공사비 선투입 부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구조조정, 해외수주 등 수익 창출 고심
지난달 연임에 성공한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은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 해외수주를 중심으로 한 수익 창출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성과를 낸 해외수주에 전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찬건 사장은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핵심 발주처의 밀착 관리를 통해 연속수주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대우 등 핵심 파트너사와의 우량한 수주 정보 교환, 프로젝트팀 수행역량 업그레이드를 통한 수익력 제고 방안 등을 제시했다.

최근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포스코건설에 관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조단위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포스코건설을 직접 방문해 ‘내실 경영’을 주문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의 연이은 시공사 자격 상실은 재건축 사업의 신뢰도 문제와 직결될 수 있고, 과천주공아파트 1단지와 방배 5구역 모두 대규모 단지라는 점에서 회사 측의 손해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최근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해외수주 상황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볼 때, 실적 개선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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