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 남은 박근혜 탄핵 선고, 대학생들 시국선언 잇달아

▲ 동국대 재학생들이 9일 오후 1시 교내 본관 앞에서 제2차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며 박근혜 탄핵 인용을 거듭 촉구했다. 사진 / 고승은 기자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박근혜 탄핵심판’이 단 하루 앞으로 다가온 9일, 대학가에서는 시국선언이 잇달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지난해 11월 이후 두 번째 시국선언이다.
 
동국대 재학생들은 9일 오후 1시 교내 본관 앞에서 제2차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동국대 시국회의 준비위원회 대표인 박경건 씨는 “오늘 박근혜와 그 일당들에게 마지막 레드카드를 날리고자 한다.”며 “대학가에서는 개강을 맞이한 지금에도, 박근혜는 버티고 헌재의 판결을 지연시키고자 몸부림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오늘 우리의 선언은 경고이자 결의이다. 국민을 기만하다 못해 무시로 일관하는 박근혜, 탄핵의 목전에서 망설이는 헌재, 여전히 산재한 무수한 적폐와 공범들, 이 모든 게 해결될 때까지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탄핵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박근혜를 구성하는 모든 것들, 박근혜가 만들었던 체제와 적폐, 즉 정권퇴진과 청산을 의미한다.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고 목소릴 높였다.
 
동국대 문과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보민 씨도 “시민들은 4개월 동안 자신의 주말을 헌납한 채, 광화문으로 나섰다. 모두 다른 모양의 이유가 있겠지만 서로를 잇고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우린 그 순간 개개인이 아닌 하나의 커다란 거인으로 존재했다. 박근혜 탄핵이 가결 되도 시민들은 물러서거나 안주하지 않았다. 드디어 탄핵심판일이다. 이번만큼은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며 탄핵 인용을 염원했다.
▲ 동국대 재학생들은 정권퇴진은 물론, 박근혜 정권이 만든 ‘적폐’도 함께 청산할 것을 거듭 주문했다. 사진 / 고승은 기자
재학생 도승범 씨도 “박근혜 퇴진이라는 구호가 처음엔 과격하고 겁나는 구호였다. 하지만 이젠 굉장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구호가 됐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진보한 거라 생각한다. 이 경험으로 한국사회는 절대 박근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내기인 김홍균 씨도 “국정농단, 무능한 대통령 모습, 정경유착 등등, 뉴스를 볼 때마다 이런 사람이 국가원수라는 게 안타깝고 슬펐다. 너희가 정치에 대해 무얼 아냐고 ‘고3은 책상에 앉아 공부나 하라’던 그 사람들이 저희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광장에 나온 사람들이 궁금했고 무엇이 민주주의인지 생각하게 됐다. 촛불이 타오르는 것을 보았고 정치는 나쁜 것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있던 제 친구들도 모두 광장으로 모였다. 지금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박 대통령과 황교안 권한대행 총리의 구속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 동국대 재학생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박 대통령과 황교안 권한대행 총리의 구속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사진 / 고승은 기자
서울대 총학생회와 한신대 총학생회 등도 이날 교내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과 대학생당 등 대학생 단체들도 이날 오전 헌재 인근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촉구 24시간 카운트다운’을 외쳤다.
 
이들은 “국민은 지난 10월부터 150일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박근혜 즉각 퇴진을 위해 매주 촛불을 들며 싸웠다. 국민의 염원이 이뤄지는 순간이 바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며 “박근혜가 위반한 헌법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박근혜 탄핵 인용은 지극히 상식적이며 당연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을 위반한 중대 범죄자인 박근혜의 탄핵을 결코 기각해선 안 된다. 기각되면 대한민국은 항쟁이며, 파국이며 수천만의 횃불이 타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 8시부터 안국역 5번 출구 인근 인도에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철야 농성장을 꾸렸다. 이들은 헌재 인근에서 돌아가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 이화여대, 성공회대, 한국외대 등도 잇달아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탄핵 선고 이후인 오는 11일에는 광주전남 대학생 시국회의(준)가 금남로공원에서 시국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원외정당인 노동당과 투쟁사업장 공동시국농성투쟁단도 이날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속을 촉구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에 대해 “부패한 정치권력의 핵심”이라고 지적하며 “박근혜에 대해 즉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탄핵이 인용 되는대로 긴급체포 후 구속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 전 수석에 대해선 “우병우는 특검법의 수사대상인 혐의에 대해서만 11개 범죄사실이 공표됐다. 우병우의 범죄 사실은 차고 넘친다”라며 검찰에게 즉각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정몽구 회장에 대해선 “이재용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뇌물을 박근혜에게 갖다 바쳤다.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는가? 현대차는 불법파견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하는 대표적인 재벌”이라며 불법파견 및 노동자 탄압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원외정당인 노동당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박 대통령, 우병우 전 민정수석,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 노동당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 박근혜-우병우-정몽구 구속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탄핵 인용을 위한 광화문 긴급행동’ 집회를 열 예정이다. 집회를 마치면 광화문 광장을 출발해 헌재 인근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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