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로 ITC 위원장 ‘반덤빙 관세부과 후 삼성, LG가 베트남, 태국에 공장 이전“?

▲ 삼성전자와 LG전자와의 무역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막무가내식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삼성과 LG전자가 불공정 무역행위를 하고 있다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나바로 위원장이 주장했다. 미국 현지 공장 건립 등 무역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이다.

8일 나바로 ITC 위원장은 “LG와 삼성이 중국을 통해 반덤핑 관세 부과 판정을 받고 중국에서 베트남과 태국으로 생산지를 옮겼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과 LG가 생산 장소를 바꿔가며 생산하기 때문에 수천명의 미국인을 실업자 대열에 서게하고, 월풀과 같은 기업들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보게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업계에서는 나바로 위원장의 발언이 애초 사실관계부터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LG는 미국 반덤핑 관세를 판정 전부터 베트남과 태국 등지에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했다”며 “두 업체 모두 아직 미국 현지 공장은 없지만, LG는 곧 테네시주에 세탁기 공장을 지을 계획이고 삼성은 곧 미국 생산기지를 만들 예정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또 반덤핑 관세에 대해서 “이미 국내가전업체들은 인건비에 따른 생산성 문제로 중국에서 인력을 빼고 있고, 베트남과 태국에 생산 공장이 있기 때문에 반덤핑 관세 규제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무역위원장의 이번 발언에 특별히 대응할 바가 없다"면서 "미국 공장은 추진 검토 중인게 맞다"라고 말했다. 

지난 1월 ITC는 美 월풀을 비롯한 가전업체들의 청원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에서 제조한 세탁기에 각각 52.5%와 32.1%의 반덤핑관세 부과를 결정했고, 삼성에게 생활가전 1위 자리를 내줬던 제프 페티그 월풀 회장은 반덤핑 조치에 대해 “미국제조업체의 승리”라며 “우리 오하이오주 공장 직원 3000여명의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맞장구를 쳤다.
 
한편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ITC 무역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삼성에게 ‘막무가내’ 방식으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지난 2월 2일 도날트 트럼프는 “고마워요, 삼성! 함께하고 싶어요”라고 트윗을 날렸다. 해당 트윗에는 삼성이 미국 현지에 공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첨부됐다. 이 후 언론에는 삼성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는 보도가 연이었고 삼성 측은 “공개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검토단계 사안일 뿐”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트럼프는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SNS 등을 통해 원하는 바를 전세계 언론에 퍼트리면서 도요타, 포드, GM등의 글로벌 자동차회사의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LG전자도 지난 2월 말에 미국 테네시 주에 현지 프리미엄 세탁기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는데 이 역시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따른 멕시코 관세 인상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원래 LG전자는 세탁기 공장을 1년여전 멕시코에서 빼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태국이나 베트남 등지에 옮길 계획이었으나 몇 배에 달하는 임금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공장을 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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